장애 뛰어넘은 이들의 '아름다운 도전'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0일 신체장애를 딛고 '고득점'에 도전한 수험생들의 당찬 모습이 주변 사람들을 훈훈하게 했다.
이날 오전 광주 남구 주월동 광주 선명학교(제36시험장)에는 이동 불편 등을 고려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이른 시간부터 하나둘씩 시험장에 들어섰다.
목발을 짚고 힘겹게 시험장으로 한 발 한 발 내딛는 중년 남성, 휠체어를 탄 채 차량에서 내리는 여성, 흰 지팡이를 짚고 걸어오는 시각장애 남학생 등 장애를 딛고 수능에 응시한 수험생들이 상기된 표정으로 교실을 향했다.
약대를 졸업하고 한의사가 되기 위해 다시 수능에 도전하는 박양수(46)씨는 1등급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박씨는 "다리는 불편하지만 꿈을 향해 누구보다 열심히 달리고 있다"며 "최선을 다해 꼭 좋은 성과를 거둬 나와 같은 지체 장애 환자를 치료하는 한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저시력 장애와 지체장애를 앓고 있는 한 여학생은 앉아서 시험 보는 자체가 힘든 상태였으나 링거를 꽂고 보건실에서 시험을 치르는 등 투혼을 발휘했다.
광주시교육청과 학교 측은 이 여학생을 돕기 위해 보건실에 예비감독관 2명을 파견, 배치했다.
청각장애를 가진 전모(18)군은 "보청기를 사용하긴 하지만 듣기평가가 걱정된다"면서도 "긴장되지만 평소대로 차분하게 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교육당국은 수화전문가 1명, 점자전문가 2명, 답안지 표기가 어려운 일부 지체 장애 학생을 위한 이기(移記)요원 5명 등을 두고 장애학생들의 시험 응시를 도왔다.
또, 광주시 곰두리봉사회 회원들이 이날 박씨를 비롯한 장애학생 15명의 시험장 이동과 교내 안내를 도왔다.
지난 1978년부터 20년 넘게 장애학생의 대학입학 시험응시를 도와 온 박용구 회장은 "어릴 적 하반신마비를 앓았지만 남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학생들이 수능시험을 잘 치러서 남에게 꼭 필요한 사람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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