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난과학] 나는 왜 오른손잡이일까요?

2016. 4. 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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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OC=이정아 기자ㆍ유현숙 인턴 디자이너] 전 세계 인구의 단 10%, 왼손잡이.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이 수치가 20세기 서구 사람들의 기록이라는 점입니다. 때로는 주어진 데이터가 그것뿐이라 어쩔 수 없을 때도 있는데요. 분명한 건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압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오른손잡이라는 겁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지옥에 가서라도 왼손잡이 강속구 투수를 데려오라고 할 정도로 왼손잡이를 귀하게 여기고 있기도 하고요. 자, 그럼 이런 질문이 생깁니다. 저는 왜 오른손(왼손)잡이인가요?

과거 과학자들은 오른손잡이가 되는 기질이 유전자에 달렸다고 추정했었습니다. 1985년 심리학자 크리스 맥마너스는 오른손잡이 확률 이론을 발표하는데요. 오른손잡이 성향의 D(dextral)인자와 왼손잡이 성향의 C(chance)인자의 조합에 따라 결과가 정해진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부모에게 C인자만 받으면 오른손잡이와 왼손잡이가 될 확률은 각각 50%. 하지만 한쪽에서는 D인자를 다른 한쪽에서는 C인자를 받았을 때는 오른손잡이가 될 확률이 75%로 높아지고 부모로부터 모두 D인자를 받으면 자식은 100% 오른손잡이가 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이처럼 오른손잡이가 되는 기질이 부모의 유전자에 절대적으로 달렸다면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왼손잡이가 특이하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오른손잡이 확률 이론이 맞지 않다는 주장이 점점 힘을 얻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 발표된 논문 한 편 때문이죠.

이 논문에는 수많은 요인이 오른손잡이와 왼손잡이를 결정한다는 주장이 담겨있습니다. 그 근거로 쌍둥이 3940쌍의 유전자 지도를 분석한 데이터를 제시했는데요. 논문에 따르면 유전자가 같은 일란성 쌍둥이가 주로 쓰는 손이 같을 확률이 유전자가 같지 않은 이란성 쌍둥이보다 특별히 높지 않았습니다.

또 연구진은 같은 손을 쓰는 사람들 사이에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유전자를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만약 주로 쓰는 손을 결정하거나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가 있다면 이 유전자를 어렵지 않게 특정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던 겁니다. 오른손(왼손)잡이가 결정되는 이유를 단순한 확률 모델로 설명할 수 없는 문제가 생긴 것이죠.

쌍둥이에 관한 다른 연구들을 종합해 보면 주로 쓰는 손을 결정하는 데 유전자가 미치는 영향은 25% 정도에 국한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와 상반되는 의견도 있습니다. 영국 노팅엄대학의 유전학자인 존 아머 교수는 자녀의 키나 피부색 머리카락 색이 부모의 유전자에 따라 결정될 확률이 60~80% 정도지만, 주로 쓰는 손은 여전히 100% 유전자에 따라 결정된다고 주장합니다. 

만약 유전자의 영향이 절대적인 요인이 아니라면 사회적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는 추론이 가능합니다. 20세기 초반 서구 사회에서는 왼손잡이를 기피했습니다. 1981년 발표된 한 연구를 보면 호주에서 1880년에 태어난 사람 가운데 왼손잡이는 2%에 불과했지만 1969년에 태어난 사람들 가운데는 13.2%가 왼손잡이였죠. 왼손잡이를 금기시하는 문화가 사라질수록 왼손잡이가 늘어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그런데 문화적인 요인이 전부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태아가 자궁 속에서 엄지손가락을 빨 때, 거의 예외 없이 오른쪽 손가락을 빨기 때문인데요. 반면 인간과 가까운 영장류인 침팬치가 주로 쓰는 손은 오른손과 왼손이 균등하게 나뉩니다.

결국 주로 쓰는 손을 결정하는 건 유전이냐, 환경에 따른 학습이냐의 문제로 돌아오는데요. 각각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결정적인 근거는 양쪽 모두 부족합니다. 다만 학자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점은 유전자가 모든 것을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진실은 생각보다 훨씬 더 복잡한 법인 것 같습니다.

▶취재 뒷이야기, 더 많은 현장 영상을 보고 싶으면 이정아 기자의 인스타그램(클릭)으로 접속하세요.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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