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리포트] '중년의 마라톤' 오히려 심장에 독..왜?

박광식 입력 2016. 5. 26. 22:00 수정 2016. 5. 26.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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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중년의 나이에도 마라톤을 완주하는 건 건강에 대한 자부심이자 주변의 부러움까지 한 몸에 받는 상징으로 여겨져 왔죠?

그런데, 중년의 마라톤은 오히려 심장에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박광식 의학전문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10년간 마라톤 동호회 활동을 해 온 40대 남성입니다.

취미로 시작한 달리기가 마라톤으로 발전해 지금까지 21㎞, 하프코스만 서른 차례나 완주했습니다.

<인터뷰> 조승배(42살/마라톤 동호인) : "운동이라는 게 중독되는 현상들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안 하면 못 배기는 5km 뛰면 6km 뛰고 싶고 6km 뛰면 7km를 좀 뛰고 싶고 하는"

국내 2개 병원 연구팀이 4, 50대 남성 마라톤 동호인 550명을 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입니다.

대상자의 97%가 심혈관과 뇌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운동성 고혈압 등의 증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이가운데 14명에게서는 심장 박동이 불규칙하게 뛰는, 심각한 수준의 부정맥이 발견됐습니다.

일반 중년층의 유병률보다 3배나 높은 수치입니다.

오랜 시간 꾸준히 달리기 위해 우리 인체는 더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하고, 그만큼 더 많은 혈액이 온몸을 돌아야 합니다.

많은 양의 혈액이 심장으로 몰려오면 심장은 이처럼 커지게 되는데요, 2~3분 정도의 짧은 거리라면 금세 원래 상태로 돌아오지만, 마라톤처럼 뛰는 거리가 길어지면 커진 심장이 수축하지 않은 채 그대로 딱딱하게 굳을 수도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부정맥 유병률이 높게 나타난 이유입니다.

마라톤을 하다 가끔 돌연사를 하는 경우도 바로 이 때문에 발생합니다.

특히 중년의 마라톤이 더 위험한 이유는 나이가 들수록 심장 근육의 탄력이 떨어져 회복이 더 더디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중년에 섣불리 마라톤에 뛰어들기보다는 자신의 심장 능력을 먼저 파악해 적절한 운동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합니다.

<인터뷰> 박경민(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 "운동 부하 검사를 통해서 자기의 최대 산소 섭취량이 어느 정도인지를 평가해서, 나의 혈관 상태라든지 심장 상태가 어떤지 그거를 확인해보고 운동을 하신다면은 좀 더 건강하고 안전한..."

마라톤을 하더라도 기록 단축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숨이 차지 않을 정도로, 구체적으로는 1㎞를 7분 정도에 주파하는 속도로 천천히 달리는 게 좋습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

박광식기자 (docto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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