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86>경기 침체 때 기업 전략,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2016. 9. 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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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고민

화장품 업체를 운영하는 나 사장. 경쟁이 치열한 화장품 시장에 후발 주자로 뛰어들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경기까지 나빠져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이곳저곳 조언을 구했더니 답변도 제각각이다. 이 시기가 지나가길 웅크리고 기다리라는 사람도 있고, 이런 때야 말로 바로 도약할 기회라는 사람도 있다. 다 일리가 있는 말 같은데 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오늘의 성공스토리

불황에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모범 답안은 없다. 하지만 1990년대 일본의 최대 불황기에서 극복에 성공한 기업을 보면 각 기업이 처한 상황별로 전략이 달랐음을 알 수 있다. 기업 상황은 두 가지 기준으로 나눌 수 있다. 선두 기업인지 후발 기업인지, 시장이 성숙기에 있는지 성장기에 있는지다. 이 기준을 적용해 보면 각각 네 가지 상황이 나온다. 하나씩 살펴보자.

선두 기업은 경기가 악화될수록 유리하다. 경기 침체기에는 소비자가 신뢰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잘 알려진 회사 제품을 구입하려는 성향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선두 기업은 불황을 잘만 활용하면 후발 기업의 추격으로부터 멀리 도망갈 기회를 얻게 된다. 성숙한 시장에서의 선두 기업이라면 불황기의 소비 심리를 잘 이용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실제로 일본 생활용품 시장의 강자 가오(花王)는 1990년대 말 불황기에 엄청난 성장세를 이뤘다. 불황기엔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니 청소를 더 많이 할 것이란 점을 포착, 청소법이 자세히 소개된 청소도구 세트를 개발했다. 비싼 미용실보다는 집에서 하는 사람이 늘 거라고 생각, 샴푸처럼 감기만 하면 되는 셀프 염색 제품도 출시했다. 이처럼 불황기 소비 심리를 잘 이용한 가오는 엄청난 매출 신장세를 보였고, 최고 영업이익을 경신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성장하는 시장에서의 선두 기업이라면 적극 투자하는 것이 좋다. 불황 이후에 경쟁자가 몰려들지 못하도록 아예 진입 장벽을 치는 것이다.

보안업체 세콤은본에서 처음으로 무인 보안시스템 시장을 개척했다. 이들이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려고 할 즈음에 불황이 찾아왔다. 이것은 오히려 세콤엔 호재로 작용했다. 세콤은 이 시기에 신제품 개발에 적극 투자하는 한편 TV 및 매체 등 광고 전략으로 적극 알렸다. 그 결과 세콤은 2007년에 연매출 6800억엔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럼 후발 기업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마찬가지로 시장 상황에 맞춰 대응할 수 있다.

성숙 시장 내 후발 기업이라면 어떻게든 새로운 방식을 찾아 승부수를 띄우는 게 좋다. 이미 커진 시장에서 기존 경쟁자와 정면 대결해 봐야 승산이 없기 때문이다.


일본 중고책 서점 북오프도 서점 시장의 후발 주자로서 불황을 이겨 낼 새로운 묘수가 필요했다. 이들은 불황기에는 소비자들이 책 한 권 사기에도 부담을 느낀다는 것을 파악하고 기존 헌책방의 단점을 하나씩 없애 나갔다. 책 손질기를 개발, 낡은 책을 새 책처럼 변모시켰다. 헌책방 이미지를 벗어 내기 위해 밝은 조명 아래에 분야별로 책을 잘 분류해 정돈했다. 판매자가 책을 가지고 오기를 앉아서 기다리지 않고 판매자 집으로 직접 찾아갔다. 비록 헌책이지만 상태가 괜찮고 새 책보다 저렴해 소비자 반응이 뜨거웠다. 그 덕분에 북오프는 2007년 기준 업계 전체에서 60%를 차지하는 선두 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었다.

성장 시장에 있는 후발 기업이라면 한두 가지 역량에만 집중하는 게 좋다. 힘들어도 성장 가능성이 있는 시장에서 어떻게든 버티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몸집을 줄이고, 한 가지에서라도 강점을 만들어야 한다.

1990년대 말 일본 인력파견 시장 후발 주자로 등장한 니혼에임은 인지도도 높지 않았고 특별한 차별점도 없었다. 불황으로 상황이 어려워지자 `하나만이라도 정말 잘하는` 회사가 되자는 생존 전략을 세웠다. 성장 가능성이 있는 반도체 시장 한 곳만 집중하기로 결심했다. 시장에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파견 인력에게 교육과 실습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니혼에임이 파견하는 반도체 인력은 고객사의 생산성 제고에 큰 역할을 했다. 그 결과 일본 반도체회사 110여곳에 6000명이 넘는 인력을 파견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오늘의 아이디어

여러분도 불황의 먹구름이 밀려와 밤잠을 설치고 있는가. 그렇다면 우리 기업이 선두 기업인지 후발 기업인지, 성숙 시장인지 성장 시장인지로 나누어 네 가지 유형에 따라 대응해 보자. 불황 위기가 기회의 발판이 돼 더 큰 성장을 이뤄 낼 수 있을 것이다.

정리=윤희정 IGM 글로벌 비즈킷 컨텐츠제작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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