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유럽..선진국펀드의 배신

안상미 2016. 2. 12. 18:3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우등생이 꼴찌펀드로 올해 수익률 마이너스 10~20%..유망하다는 전망 빗나가 신흥아시아펀드 -0.66% 로 선방 "덜 올라서 덜 떨어진 것 뿐..신흥국 전염은 시간문제" 예측도 비과세 해외펀드 출시 앞두고 운용사들 발만 동동

[ 안상미 기자 ] 연초부터 국제 유가 급락과 미국·중국의 경기 둔화, 유럽 은행들의 부실 가능성 등 각종 대외 악재로 글로벌 증시가 주저앉으면서 해외 주식펀드 투자자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미국 금리 인상을 계기로 선진국 주식시장이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에 유럽 일본 등의 해외펀드를 새로 사들인 투자자들은 10~20%가량의 원금 손실을 보고 있다. 반면 신흥국 펀드는 예상 밖으로 선방하고 있다.


◆불과 한 달여 만에 빗나간 예측

올 들어 글로벌 주식시장은 당초 시장 예상과는 정반대로 움직였다. 지난해에 이어 양호한 성과를 낼 것으로 여겨졌던 유럽, 일본 등 선진국 펀드의 수익률이 신흥국 펀드보다 더욱 가파르게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12일 기준)에 따르면 일본펀드는 연초 이후 -17.90%의 평균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유럽펀드(-12.99%)와 북미펀드(-14.20%) 등도 큰 폭의 손실을 냈다. 지난해 일본펀드(11.78%)와 유럽펀드(10.48%)는 두 자릿수 수익률을 내면서 투자자의 주목을 받았지만 불과 한 달 반 새 수익률을 모두 반납하고 최하위권 성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12일에도 4.84% 급락하면서 일본펀드의 손실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일본 시장은 그동안 기업들의 펀더멘털(내재가치) 개선보다는 ‘아베노믹스’의 엔저(低) 드라이브를 통해 호조를 보여왔지만 올 들어 엔화 강세와 함께 정부 정책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면서 거품이 꺼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증시 역시 중앙은행의 양적 완화 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을 기대했지만 국제 유가 급락, 중국 경기 둔화 등이 불거지고 경기부양을 위한 확장적 통화정책의 한계가 부각되면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신흥국 펀드도 안심 못해

반면 중국펀드(중국본토 -21.38%, 홍콩H -18.75%)를 제외하고 동남아시아, 러시아 등 신흥국 펀드들은 상대적으로 손실폭이 작다.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등의 주식을 담고 있는 신흥아시아 펀드는 연초 이후 -0.66%의 수익률(12일 기준)로 올 들어 해외 주식형펀드 중 성과가 가장 양호하다. 한국 펀드도 -5.45%로 아직까지는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주식시장은 지난해부터 선제적으로 가격 조정이 이뤄졌기 때문에 차익실현에 나선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이 선진국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흥국 증시도 언제든 급락세로 돌변할 수 있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의 진단이다. 국제 유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향후 중국 신용 리스크 등이 부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증시가 선진국보다 낙폭이 작을 뿐 결코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지금처럼 미국 중국 일본 유럽 시장이 돌아가면서 떨어지면 신흥국도 버틸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증시가 휘청거리면서 오는 29일 비과세하는 해외주식투자 전용펀드 출시를 앞두고 있는 금융투자업계도 애를 태우고 있다. 올해 강력한 수익원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초기 흥행이 실패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팽배한 상태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