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출발새아침] 보이스피싱 전화받은 경찰 "너무 반가워 떨렸다"

2015. 7. 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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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5년 7월 9일(목요일)□ 출연자 : 이승환 가평경찰서 사이버수사팀 수사관

- 모집책, 인출책까지 쫓아가서 검거- 보이스피싱 피하는 법? 그냥 끊으세요!- 보이스피싱 응대하다 누나-동생하는 분도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요즘 보이스피싱 전화 많이들 받으시죠? 어제 알려진바로는 최룡해의 5촌 조카로 추정되는 인물이 보이스피싱 때문에 부산 구치소에 갇혀 있다는 보도도 있었는데요. 그만큼 기가 막힌 일이 많은데요. 그런데 이번에 보이스피싱 조직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들이 검거된 사연이 기가 막힙니다. 경찰 수사관에게 보이스피싱 전화를 걸었다가 꼬리를 잡혔다고 하는데요. 직접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은 수사관이죠. 가평경찰서 사이버수사팀의 이승환 수사관 연결해서 수사 과정과 전화금융사기 예방책에 대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승환 가평경찰서 사이버수사팀 수사관(이하 이승환): 네, 안녕하세요.

◇ 신율: 그 보이스피싱 조직은 아주 재수가 없었네요. 어떻게 하필이면 사이버수사팀의 수사관에게 전화를 해서 보이스피싱을 했을까요. 전화 언제 받으셨어요?

◆ 이승환: 지난 6월 중순 경에 전화를 받았는데요. 저도 평소에 이런 전화를 많이 받고 있었습니다.

◇ 신율: 저도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전화를 받고 어떻게 잡으셨어요?

◆ 이승환: 처음에 말투나 이런 것으로 의심을 한 것은 아니고요. 저도 보통을 무관심하게 전화를 끊어버리는데요. 대출사기 사건 조사를 하다보니까 어떤 수법인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피해당하신 이야기를 들어보더라도, 제가 좀 알고 있어야 도와드릴 수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이야기를 좀 들어봤습니다.

◇ 신율: 어떤 내용의 이야기를 하던가요?

◆ 이승환: 일단 제 정보를 다 알고 있는 것은 아니었어요. 그냥 저한테 전화를 걸어서 모두 다 알고 있는 것처럼 도와주겠다는 식으로 접근을 했고요. 그래서 저도 응대를 하면서 이야기를 하다보니까, 저의 모든 정보를 알고 있는 것은 아니었고, 무작위로 그냥 전화를 한 것이더라고요. 그래서 이름이나 생년월일 같은 것은 간단하게 알려주잖아요. 그러면서 응대를 했더니 '자기들이 급한 일이 있다. 다시 전화하겠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리고 다시 전화와서, '알아보니까 B등급이다. 우리가 도와줄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모두 알고 있는 것처럼 접근을 했습니다.

◇ 신율: 그래서 어떻게 잡으신 거예요?

◆ 이승환: 언론 보도를 보니까 제가 일부러 어눌한 말투로 응대를 했다고 하던데요. 사실은 사건을 조사하다보니까 앞에 국번 같은 게 유사한 번호인 사건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관련된 사건인 줄 알고 접근을 했어요. 너무 반가워서 저도 모르게 떨기도 하고 했는데요. 그쪽도 준비를 많이 했더라고요.

◇ 신율: 네, 그래서 예를 들면 이 전화를 받고 내가 어떻게 하겠다고 응대 한 다음에, 돈을 찾는 걸 덥친 거예요?

◆ 이승환: 일단 그 사람들이 현금카드를 가지고 돈을 찾으려고, 저한테 카드를 보내달라고 하더라고요. 비밀번호 같은 것도 따로 보내달라고 하고, 팩스로 주민번호도 찍어서 보내달라, 등본도 보내달라, 이런 식으로 요구하더라고요. 그래서 은행에서 제가 카드를 하나 만들었어요. 그러면서 범행에 쓰일지 모르니까 지급정지를 먼저 했죠. 그리고 그걸 그 사람들이 시키는대로 버스기사를 통해서 보내고, 보내면서 버스에는 저희 수사관들이 타고 있었고요. 저희는 버스가 도착하기 전에 미리 터미널에 가 있었던 것이죠. 그래서 모집책을 먼저 검거하고요. 모집책이 인출책에게 전달하는 과정까지 검거를 하려고, 아가서 검거를 했습니다.

◇ 신율: 범인들이 나름대로 머리를 썼지만, 그게 수사관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는 못했군요.

◆ 이승환: 네, 그렇죠.

◇ 신율: 그런데 보이스피싱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간단하게 말씀 해주시죠.

◆ 이승환: 내용은 정말 간단한데요. 일단은 그냥 끊어버리시면 됩니다. 그 사람들이 뭘 알고 있거나, 도와주거나, 그런 게 아니예요. 그냥 전화 끊고 무시하시는 것이 제일 좋을 것 같습니다. 응대해주시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이 사람들이 전화를 계속하면서 친근감도 느끼게 하고요. 어떤 피해자는 문자로 누나-동생까지 했더라고요.

◇ 신율: 아, 친해져서요?

◆ 이승환: 네, 그리고 주변에서 들리는 이야기를 듣고, '무슨 일 있으신가봐요' 이런 것도 물어보고요. 이 사람들이 보통 보름 넘게 통화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형-동생으로 지내다시피 하니까요. 애초에 응대를 안 하시는 게 제일 좋습니다.

◇ 신율: 그렇군요.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승환: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이승환 가평경찰서 사이버수사팀 수사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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