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충암고 비리 급식, 이렇게 해도 되나

2015. 10. 5.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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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서울 충암고의 학교장과 행정실장 등이 거액의 급식비를 횡령한 사실이 적발됐다. 서울교육청은 충암고 전 교장과 행정실장, 충암학원 전 이사장 등 18명을 횡령혐의로 4일 경찰에 고발했다. 지난 5월부터 이어진 급식운영 전반에 관한 교육청 감사에서 이 같은 횡령 혐의가 드러났다고 한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학교 측은 용업업체와 계약한 것처럼 꾸며 최소 2억5천여만원을, 식재료를 빼돌리는 방식으로 최소 1억5천여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돼있다. 횡령 추정 액수만 4억원을 넘는다. 충암고에서는 지난 4월 점심급식을 기다리는 학생들에게 교직원이 "급식비를 내지 않았으면 먹지마라"는 비교육적 발언을 한 일이 있었다. 설마 횡령 사건이 어떤 관련이 있지는 않겠지만 비교육적 막말이 우연히 나온 것 같지 않아 매우 씁쓸하다.

시교육청의 감사 내용을 보면 과연 어린 학생을 지도하는 교육자들이 이런 일을 했을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충암고는 시설이 낙후돼 별도의 급식실이 없기 때문에 급식을 교실로 전달해야 하는데, 학교 측은 용역업체에 위탁해 급식 배송을 맡긴 것으로 꾸몄다. 당연히 배송 용역비는 허위 청구됐고, 실제 급식 배송은 조리원들이 했다. 조리원들은 울며겨자먹기로 조리에다 급식 배송까지 맡아 해야 했다. 이런 일을 모두 하다 보니 정작 요리 시간이 부족해 조리가 간편하고 시간이 덜 걸리는 튀김요리를 많이 만들어 왔다. 그런데 이렇게 선택한 튀김 요리는 더 문제였다. 튀김에 쓰이는 기름 중 일부가 미리 빼돌려지고 남은 식용유로 반복해서 재료를 튀기다 보니 새까만 기름으로 반찬이 만들어졌다는 게 조리원들의 진술이다. 학교 측은 이런 사실을 교육청에 제보한 내부고발자 교사를 중징계하려고 했다고도 한다. 이런 회계부정은 전 교장과 충암학원 전 이사장의 아들로 중·고교 공동 행정실장을 맡은 인물이 주도한 것으로 조사돼 있다. 충암학원의 전 이사장은 지난 2011년 학교시설 관련 회계부정으로 이사장직을 딸에게 넘기고 퇴임한 인물이다. 어떻게 해서 같은 학교에서 이렇게 부정이 반복되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지난 4월 급식비 막말 사건이 알려졌을 당시 학교 측은 급식비 미납액이 많아 교장, 교감, 행정실장이 몇백만원씩 사비로 이를 충당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횡령이 사실이라면 이런 해명은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번에도 학교 측은 "사학 때리기"라며 감사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교육청은 비리가 끊이지 않는 충암학원의 학교운영 전반을 들여다보기 위해 특별감사를 벌일 방침이다. 이번 기회에 철저하게 들여다보고 구조적인 문제가 드러나면 뿌리를 뽑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덧붙여 이런 급식 비리가 충암학원에 국한된 문제인지 차제에 전반적으로 점검해 보길 바란다. 어린 학생들의 급식을 갖고 농간을 부리는 행태가 있다면, 이를 묵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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