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기자의 호시탐탐] '허니버터칩' 음모론 국산감자는 알고있다

조규봉 기자 2015. 2. 23. 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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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에도 단연 뜨거운 인기를 누리는 과자가 있습니다. 바로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입니다. 명절이면 으레 과일이나 햄 등으로 선물을 대신했던 일부 소비자들이 우여곡절 끝에 득템한 허니버터칩을 명절 선물로 대신했다고 합니다. 품귀현상까지 빚고 있어 선물로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지요. 한낱 과자부스러기에 불과하더라도, '희소성'이 있다면 선물로서 가치가 있는 셈인데요, 품귀현상에 각종 음모론까지 등장하기도 했지요.

또 언론사 페이지뷰에도 상당히 도움이 돼서 허니버터칩에 대한 확인 안 된 내용의 기사도 마구잡이식으로 쏟아져 나오기도 했지요. 그 와중에 해태제과는 굳이 끼워 팔지 않아도 됐음에도 허니버터칩을 다른 과자와 끼워 팔았다가 뭇매를 맞기도 했었지요.

제과업계는 그간 유난히도 감자칩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감자 재배 농가의 감자를 일일이 수매한 후 말리고, 수작업은 물론 재가공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손이 너무 많이 가기 때문이지요. 또 수매를 많이 한다고 해서 많은 양이 나오지도 않습니다. 말리는 과정에서 상당부분 무게가 줄어들지요. 이래서 감자칩 시장을 두고 기존 제조업체들 간 원가율과 노동력이 많이 들어 실상은 수익률이 많지 않다는 위로의 얘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감자는 보관을 잘못할 경우 속이 썩기 일쑤입니다. 집안에 씨감자를 보관하는 것도 잘 썩기 때문인데, 국산감자 물량이 달리면 풍미 좋은 감자를 수입해서 쓰기도 합니다. 팔리지 않을 경우 자칫 물류비에 원가낭비가 상당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과자보다 감자칩이 내용물도 적고 값도 더 비싼 겁니다.

소비자들 입장에서 이런 구체적인 제조공정까지 알리 만무하지요. 값만 비싸고 더군다나 툭하면 품귀현상을 빚으니 짜증이 날만도 하겠습니다. 그래서 음모론까지 나오며 왜 품귀일까라고 의문스러워 할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질소과자로 비난받아 침체됐던 제과업계에 가뭄의 단비처럼 등장한 허니버터칩이 그야말로 시장자체를 부활시켰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동종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감자칩 시장이 어려운 것을 알기 때문에 경쟁을 떠나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니버터칩 음모론은 여전할 겁니다. 아무리 공정을 알려주고 생산을 많이 할 수 없다고 설명해도 지금 당장 허니버터칩을 맛보고 싶은 욕망까지 어떻게 막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조규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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