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토 몬디의 비정상의 눈] 아빠가 되고 나서 생긴 희망과 바람

입력 2016. 9. 29. 00:46 수정 2016. 9. 29.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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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1일 사랑스러운 남자아이의 아빠가 됐다. 아이가 태어나자 “국적이 어떻게 되느냐” “앞으로 어느 나라에서 살게 할 거냐” “애 키우기는 한국보다 유럽이 낫지 않으냐” 등 많은 질문을 받았다. 솔직히 말해 아직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와 비슷한 연배의 사람에겐 국적이 중요했다. 하지만 이번에 아이를 낳아 보니 국적이란 서류·법률상 권리와 의무를 정해 주는 기준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어디든 쉽게 갈 수 있고, 국경을 넘어 일하고 사귀며 결혼까지 하는 경우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법적으로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는 18세까지 이중국적을 가질 수 있다. 18세 때 한국 국적을 택하면 군대에 가고, 이탈리아 국적을 고르면 한국 국적을 포기해야 한다. 우리 아이는 어느 국적으로 살든 자신의 뿌리인 부모 모두의 나라에 대해 잘 배우고 사랑했으면 좋겠다. 그보다 세계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에게 선입견을 갖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세계시민이 되기를 바란다.

아이가 어디에서 교육을 받으면 좋을지에 대한 질문도 많이 받는다. 많은 한국 친구가 “교육이 좀 더 발달되고 경쟁이 덜한 유럽으로 보내야지” “한국에서 아기를 키우기 힘들다”고 말하는 걸 듣고 솔직히 놀랐다. 치안이 좋고 기본 인프라와 시설이 잘 갖춰져 있으며 교육과 문화 수준이 높은 한국은 외국인인 내가 보기에 꽤 살기 좋은 나라다. 한국에서의 생활은 이탈리아와 비교해도 우열을 가릴 수 없다.

다만 한국에 아쉬운 게 있다면 축구장 같은 스포츠시설이나 공원 등 도심의 녹색공간과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부모 입장에서 자녀가 방과후 자연친화적인 환경에서 뛰어놀 수 있기를 바란다. 어린 시절 나는 학교를 일찍 마치고 집에서 밥을 먹자마자 뛰쳐나가 축구장에서 살았다. 그처럼 한국 학생들도 매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충분한 공간과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아이들이 하루 종일 학교나 학원에서 지내는 일부터 사라져야 한다. 아이들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와 자기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얻어야 한다.

부모도 일찍 일에서 벗어나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게 중요하다. 우선 나부터 회사 일이나 외식·약속을 포기하고 가족과 지내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글로벌시대에 ‘우리 집’이란 태어나거나 사는 나라나 장소가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그들과 함께한 추억이 가득한 곳이다.

[JTBC ‘비정상회담’ 출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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