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일의 어린이 책] 행복했던 추억 간직한다면 죽음도 끝이 아니야

2015. 5. 30.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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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이제 집으로 가자/강진주 글·그림/노란상상/48쪽/1만 2000원

마법사 로코와 강아지 보보는 오래전 사람들에게 잊혀진 깊고 깊은 마법의 숲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로코와 보보는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이자 가족이었다. 세상사가 그렇듯 둘 다 나이가 들었고 보보가 먼저 세상을 떠났다. 홀로 남은 로코는 너무나도 슬펐다. 슬픔이 너무 커 마법의 힘마저 잃고 말았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로코는 잃어버린 마법의 힘을 되찾기 위해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남쪽의 '요정의 숲'에 닿았다. 가장 상냥한 꽃의 요정을 찾아가 물었다. "나는 왜 마법을 쓸 수 없게 된 걸까?" 요정은 답했다. "깊은 슬픔에 갇혀 있기 때문이야. 스스로 그 슬픔에서 깨어나야 해. 그러면 마법의 힘도 돌아올 거야." 로코는 여전히 슬플 뿐 답을 찾지 못했다. 서쪽의 '장난감 마을'을 찾아가 지혜로운 곰 인형에게 물었다. "어떻게 하면 슬픔에서 깨어날 수 있을까?" 곰 인형은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려 보라고 했다. 로코는 아무리 애써 봐도 행복했던 순간이 떠오르지 않았다. 보보한테 잘못한 일만 자꾸 떠올랐다. 북쪽의 '눈의 숲'에 사는 나이 많은 용을 찾아가 물었다. "어떻게 하면 행복한 순간을 떠올릴 수 있나요?" 용은 동쪽에 있는 '빛의 숲'으로 가면 원하는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알려줬다. 로코는 빛의 숲으로 향했다. 과연 상실의 아픔을 딛고 마법의 힘을 되찾을 수 있을까.

죽음으로 인한 이별을 다룬 그림책이다. 죽음은 슬프지만 그 슬픔의 과정을 통과하면서 마음의 성장을 얻게 되기에 아이들에게 이별의 슬픔을 잘 마주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누군가와의 행복했던 순간을 기억한다면 죽음은 끝이 아니라 삶과 하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작가는 "사랑하는 사람이나 동물과의 이별 때문에 찾아오는 슬픔을 아이들의 눈으로 풀어보고자 했다"며 "죽음이라는 엄청난 슬픔에 잠겨 있는 이들에게 잘 사랑하고 제대로 슬퍼하면 영원히 기억하는 법도 가능하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4~7세.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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