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뷰-김정효] 정말 한국 교회학교만 위기인가

2015. 4. 25.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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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안팎을 구분하는 이원론적 사고가 문제.. 영혼·내세 위한 개인구원에만 매달려선 안돼

교회학교가 위기라고 한다. 최근 몇 년째 교회학교 아동 수가 줄고 있다. 한 통계를 보면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주일학교 소년부 학생 수는 2003년 10만5372명이었으나 2012년에는 27.8% 감소한 7만6090명에 불과하다. 이러한 현상은 극단적으로는 한국교회가 유럽의 교회들처럼 인구 고령화로 갈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게 한다.

최근 또 다른 통계에 의하면 미국에서도 지난 25년간 주일학교 학생 수가 25% 감소했고 천주교의 주일학교 학생 수 역시 2005년 대비 32% 감소했다고 한다. 교회학교 학생 감소 현상은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따라서 너무 성급하게 교회학교 수를 회복하기 위해 교육목회 철학의 부재나 연령별 분리 교육 구조만을 문제시해선 안 된다.

기독교 혹은 종교의 위축 현상은 모더니즘·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으로 빚어진 근본적인 문제일 수 있다. 모더니즘에서는 종교가 과학적이지 않다며 모든 공적 영역에서 종교에 기반을 둔 유신론적 진리관을 논의하는 일 자체를 부적절한 것으로 간주하며, 포스트모더니즘에서는 보편적 진리관은 개인의 자유와 소수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본다.

기독교인들은 교회에서는 하나님을 보편적 진리의 근원이며 역사의 주관자로 고백하지만 여타 일상생활과 공적인 삶에서는 모더니스트와 포스트모더니스트처럼 사는 데 아무런 문제의식을 가지지 않는 이원론에 빠져 있다. 우리는 이들이 교회에 부과해준 '종교라는 사적인 영역' 안에 우리의 믿음을 스스로 가두고 있는 것이다. 과학과 학문의 대상이 되는 창조세계와 사회 문제의 회복에 대해서는 침묵하며 다만 '사적인' 종교로 영혼과 내세를 위한 개인 구원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데 우리의 문제가 있는 것이다.

현대 기독교인들에게 자리 잡은 이러한 이원론적 사고는 무비판적으로 세상의 교육출세론을 받아들여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이 아니라 교육을 통해 쾌락과 소유와 능력을 채우도록 하는 우상숭배에 이르도록 했고, 교회의 본질을 흔들고 우리 사회 교육에 대해 신음하도록 했다. 그러나 교회는 교육을 더 많은 것을 누리게 하는 수단으로 보기보다 함께 나누고 함께 아파함으로써 거룩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하나님을 향한 봉헌으로 알아야 한다.

우리가 자녀 교육 문제에서 이원론적인 가치관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우리의 자녀들은 하나님이 살아계신다는 것을 믿지 못할 것이며 결국 교회를 떠나게 될 것이다. 우리 자녀의 교육 문제에서 우리는 하나님을 의지하여 어떻게 순종하는지 보여줌으로써 자녀에게 하나님이 살아계신 것을 증거해야 한다. 주일학교가 아닌 매일의 일상에서 만나는 부모의 신앙교육은 삶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이원론은 교회교육의 내용을 개인 구원 문제에만 국한시키는 오류를 범하도록 했다. 교회교육은 학교교육과 달리 특별계시가 강조돼야 한다. 교회 구원의 교리들은 하나님의 창조와 연결되어야 한다. 학교교육에서 배우는 창조세계의 지식과 연계되어 하나님께서 어떻게 인류에게 과학을 허락하셔서 창조세계를 다스리게 하고 사람들을 섬길 수 있도록 허락했는지, 그리고 세계사 속에 하나님이 어떻게 예술과 문화를 통해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셨는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인간의 반역으로 왜곡된 학문세계와 우리 사회의 회복에 참여할 수 있는지가 가르쳐져야 한다.

그래서 성경 공부는 우리 삶의 구체적인 사실들과 연결되어 역사성과 현실성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 우리 역사 가운데 선교사들과 기독인들과 교회가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지금도 세계 가운데 한국교회가 나그네와 과부와 고아와 가난한 자를 돕는 일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 알려주어야 한다.

교회학교 학생 수 감소 현상은 우리 자녀들이 더욱 악해져가는 세상의 공격에 노출되고 있다는 점을 말해준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더욱 강력한 교회교육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초월적인 경험과 창조세계의 원리를 조화롭고 일관성 있게 설명할 수 있는 교육 내용과 역사적 문화적 배경지식을 가지고 성경과 현실적인 삶을 연결할 수 있는 기독지성을 갖춘 교사와, 그리고 기독교 세계관을 삶으로 살아내는 본을 보이는 학부모의 협력이 필요하다. 아마도 여호수아와 갈렙이었다면 하나님을 의지함으로 우리는 능히 다음세대를 하나님께로 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을 것 같다.

□ 이 칼럼은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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