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미 기자의 컬처 톡>예술감독 3인 공석.. 무용한류 말하기 부끄럽다

박동미 기자 입력 2016. 9. 7.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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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엔 총 4개의 국립 무용 단체가 있습니다. 국립발레단, 국립무용단, 국립현대무용단, 국립국악원 무용단. 이 중 마지막 3개 단체의 예술감독이 현재 공석입니다.

예술감독은 공연의 예술적 완성도를 책임지는 중요한 직책입니다. 단체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레퍼토리 개발에서부터 단원들의 기량 향상, 작품 선정과 제작진 구성, 무용수 캐스팅 등 무용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선두에서 지휘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존재입니다. 따라서 외국의 유명 무용단들은 예술감독의 자리를 비워두는 법이 없습니다. 계약만료 최소 1년 전에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거나, 후임감독을 선임해 다음 시즌을 미리 준비합니다. 예를 들자면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이 몸담았던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은 2018년 임기가 만료되는 현 예술감독의 후임을 3년 전인 지난해 이미 내정했습니다.

창단 7년째로 아직 조직의 기반을 더욱 다져야 할 국립현대무용단은 안애순 예술감독의 임기가 지난 6월 30일로 끝났으나 아직 후임을 선임하지 못해 안 전 감독이 대행 중입니다. 국립국악원 무용단은 지난 4월 한명옥 예술감독이 퇴임한 후 공모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7월로 예정된 발표 시기가 한참 지났지만 아직 감감무소식. 국립무용단의 경우는 더욱 심각합니다. 작년 6월 윤성주 전 예술감독이 3년 임기를 마쳤으나, 1년 3개월이 되도록 공석이지요. 참고로, 강수진 단장의 임기도 이제 5개월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무용계 내부의 알력을 탓하는 목소리도 높지만 3개 단체를 관리·감독해야 하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적합한 후보를 추천해야 하는 국립극장, 국립국악원 등의 수장들에게 우선적인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단체의 성격에 맞는 지도급 무용가를 오랫동안 선별하지 못했다는 건 그 안목과 결단력, 그리고 추진력에 의문을 제기할 만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국립’이라는 수식어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권위와 함께 공정성, 무거운 책임감 등을 동시에 부여하는 이름이니까요.

올해는 국립무용단과 국립현대무용단이 세계 최고 권위의 파리 사이요 극장 대극장에 동시에 오른 기념비적인 해입니다.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한 ‘빅 이벤트’는 각 무용단이 유럽 등 무용 선진국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물꼬를 텄습니다. 안은미댄스컴퍼니의 ‘막춤’ 등 국내 안무가들이 유럽 곳곳에서 돌풍을 일으켰고요. 발레 무용수들은 해외 유명 콩쿠르를 석권하고 있습니다. 많은 전문가가 조심스럽게 ‘무용 한류’를 점쳤지요. 그런데 국내 무용단의 민낯을 들여다보니, 한류는커녕 그동안의 성과와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p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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