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외전] 유쾌한, 그러나 아쉬운 버디 플레이

임종빈 2016. 2. 9.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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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그러나 아쉬운 버디 플레이...'검사 외전'

강승화 아나운서 : 지금 제 연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 되었습니다. 여보세요? 네. 네!! 제 영화에, 강동원, 황정민이 캐스팅 됐다고요?! 하아아아 감사합니다! 만세! 네. 실제로 이 영화의 감독이 강동원 황정민이 캐스팅 됐다는 소식을 듣고 펑펑 울었다고 합니다. 오늘은 이일형 감독 강동원 황정민 주연의 영화 검사외전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최광희 평론가 : 반갑습니다.

강: 발연기 보느라 힘드셨죠.

최: 아니예요 잘 하셨어요.

강: 이 영화 줄거리 소개해주시죠.

최: 네. 주인공은 황정민씨가 연기한 변재욱 검사인데 굉장히 다혈질이예요. 피의자들을 굉장히 거칠게 다루기로 유명한데 어느 날 한 사건을 수사하다가 피의자를 취조하는 와중에 그 피의자가 목숨을 잃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살인 누명을 쓰게 되요. 15년 형을 언도받고 감옥에 갇히게 되죠. 근데 이게 자기가 한 짓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너무나 억울한 변재욱 검사. 언제 자신의 누명을 벗길까 전전긍긍하는 와중에 이 감옥에 허세 작렬 꽃미남 사기꾼이 들어옵니다. 강동원씨죠. 그래서 이 사람을 이용해서 자신의 누명을 벗기려고 하는 모종의 음모를 둘이 꾸며 나가는 두 남자의 유쾌한 버디 플레이가 본격화됩니다.

강: 검사와 사기꾼이 한 팀이 되어서 뭔가 새로운 작전을 꾸민다. 이거 소재 자체는 굉장히 새롭지 않습니까?

최: 사실 이 영화는 컨셉 영화죠. 기획 영화는 일종의 흥행이 될 만한 요소들을 하나의 컨셉으로 만들어놓고 그거를 근간으로 해서 이야기를 쭉 진행시키는 게 기획 영화의 기본 진행 상황이라고 볼 수가 있겠는데요. 그만큼 이 영화는 이 두 배우에게 의존하는 바가 굉장히 큽니다. 근데 그것은 약이자 독이죠. 왜냐면 두 배우를 돋보이게 만들게 하기 위해서 거기다가 모든 걸 꿰어 맞춰야 하는 함정이 영화 속에 있는 거예요. 그러다보니까 전체적으로 영화의 스토리 전개의 밀도가 다소 떨어지게 되는

강: 배우들이 이야기에 들어간 게 아니라 오히려 이야기가 배우들에게 묻히는 그런 경향이 있다는 말씀이신 거 같은데 그럼 이 두 배우들의 연기가 정말 중요하다는 말씀이잖아요.

최: 그렇습니다. 이들이 앞서서 말씀드렸다시피 이야기 안에서 자연스럽게 관객들을 설득시켜나가는 흥미로운 매력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거죠. 딱 보면은 황정민씨가 감옥에 갇힌 검사로 나오는데 글쎄요 황정민씨가 검사로 보입니까? 저는 이상하게 황정민씨가

강: 형사는 익숙해요

최: 형사까진 좋아요 베테랑에 형사까지는 황정민씨한테 잘 어울리는 배역이었고 히말라야의 엄홍길 대장 역할도 잘 어울리는 배역이었다고 생각하는데 검사라 글쎄 약간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그런 부분이 있고요. 그 다음에 강동원씨도 마찬가지예요 강동원씨는 물론 부산사투리 경상도 사투리를 쓸 때 본인이 고향이 거기니까 이 영화 속에서도 사투리를 쓰는데 사투리를 쓰면 연기가 비교적 잘 되는 그런 배우 가운데 한 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속에서 사기꾼으로 안 보여요.

강: 왜죠 너무 잘생겨서 그런가요

최: 뭔가 사기꾼인 척 하는 거 같은 느낌 그러니까 두 사람들이 연기를 하고 있구나. 캐릭터가 보이는 것이 아니라 강동원만 보이는 거죠. 그러다보니까 이 영화는 황정민 강동원을 위해 모든 게 다 짜여진 영화지 영화 그 자체의 강점과 매력을 가지고 관객들에게 접근해 들어가는 그런 영화는 아니다

강; 워낙 핫한 영화다보니까 평론가들의 평을 좀 봤어요. 근데 생각보다 이 환상적인 조합으로 만든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호평이 많진 않았거든요.

최: 일단은 이 영화 속에서 황정민씨가 맡은 변재욱 검사가 감옥에 가게 되는 살인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가게 되는 과정 자체가 약간 허술합니다. 감옥에 가서 법 전문가잖아요. 그러니까 다른 동료 감옥에 있는 동료 죄수들의 형량을 줄여주는 역할도 사실 쇼생크 탈출에서 약간 나오는 연상되는 상당부분 쇼생크 탈출을 참조한 흔적이 있는데요. 중요한 건 뭐냐면 치원이 감옥 밖으로 나간 순간부터 황정민씨가 사라져요. 한 제가 보기엔 30분 이상 황정민씨가 안 나와요.

강: 안나와요? 두 시간 짜리 영화인데

최: 중간에 한참 안나와요. 이게 그래서 언발란스 하다는 거예요. 그 부분에서의 언발란스 때문에 영화가 좀 보는 내내 이상하다 라고 하는 그런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강: 요약해 보면 두 사람의 호흡이 잘 좀 보이는 장면들도 부족했다 그런 말씀이신 거죠

최: 네. 황정민 강동원씨의 연기 케미도 기대 이하라고 말씀 드릴 수밖에 없을 거 같고요.

강: 자 그러면 검사외전의 한줄평과 엄지평점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엄지평점 주시죠. 하나 둘 셋. 와.

최: 영화를 보는데 여러 다른 영화들이 연상이 됐습니다. 전반적인 영화의 윤곽 자체가 내부자들하고 많이 닮았더라고요.

강: 약간 트렌드예요

최: 네네

강: 기득권의 비리를 폭로하고 복수하는

최: 전체적으로 내부자들의 기본 윤곽하고 많이 닮아있다 라고 하는 차원에서 한줄평을 말씀드려봅니다. 싱거운 내부자들 외전.

강: 알겠습니다. 과연 이 검사외전이 얼마만큼의 흥행을 할지 지켜보시는 것도 큰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검사외전이었습니다.

'죽어야 사는' 한국 영화

최광희 평론가 : 설연휴 잘 보내고 계신가요? 명절이면 으레 가족영화들이 관심을 받기 마련이죠. 가족 영화라고 한다면 이를테면 가족끼리 보기 좋은 영화일수도 있고요. 아니면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가족이 나오는 영화일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가족 휴면 영화에도 일종의 흥행 공식이 있다 라는 거 혹시 아십니까? 한국 가족 드라마의 유난히 도드라진 흥행 공식 지금부터 분석해보겠습니다.

우리나라 갖고 영화 가족 영화의 대명사라고 한다면 이 영화 빼놓을 수 없겠죠. 7번방의 선물입니다. 홀로 어린 딸을 키우는 아버지, 그것도 지적 장애를 가진 아버지가 하필 경찰 고위 간부의 딸을 숨지게 한 혐의로 교도소에 갇힌다는 설정이죠. 감방 동료들의 도움에 힘입어 딸을 교도소 안으로 몰래 들어오게 만든다는 얘기를 통해 훈훈한 웃음을 안겨주는 한 편 결국 그의 억울한 죽음을 통해서 관객들의 눈물샘을 세게 자극했던 작품이었습니다. 어쨌든 이 영화 보면서 많은 분들이 울었습니다. 안 울면 이상하죠. 주인공이 죽고 주인공의 가족이 서럽게 울면 대게 따라 울게 되어있습니다. 그렇게 관객들은 눈물 한 바가지를 쏟으면서 아 감동적이다. 이렇게 착각하기 십상입니다.

그런데 따져보죠. 그건 과연 감동일까요. 아니면 그저 눈물을 서비스 한 것일까요. 어쨌든 7번방의 선물은 한국 가족 영화가 흔히 구사하는 흥행 공식을 아주 충실하게 따른 작품입니다. 그 흥행 공식이라는 건 앞서 말씀드린대로 소중한 가족 중에 누군가 죽고 주인공이나 그의 가족이 서럽게 우는 것입니다. 지난 2014년에 개봉했던 우아한 거짓말은 어떻습니까. 영화는 김희애의 막내딸 천지의 죽음을 둘러싸고 고아성이 연기한 맏딸이 동생의 죽음 이면에 왕따라는 게 있었음을 파헤쳐 들어가는 형식을 띠고 있었습니다. 어쨌든 이 영화도 한국 가족 영화의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습니다. 가족 구성원 가운데 한 명이 죽고 남아있는 이들이 서럽게 웁니다.

강동원과 송혜교가 부부로 등장했던 두근두근 내인생이라는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영화는 선천성 조로증에 걸려서 엄마 아빠보다 더 빨리 세상을 떠날 운명인 열 여섯 살 아름이 가족의 사연을 펼쳐보입니다. 딱 이 설정 한 마디로 통해서 우리는 이 영화가 관객들을 어떻게 울리게 될 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왜 한국 가족 영화는 늘 누군가 죽어야 하는 걸까요. 다른 나라 영화도 그럴까요? 물론 없진 않습니다만 한국 영화만큼 흔하진 않습니다. 이를테면 얼마 전에 개봉한 고레헤다 히로카츠의 일본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네 자매의 소소한 일상을 담백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역시 일본 영화 이별까지 7일이라는 작품에서는 곧 돌아가시게 된다는 진단을 받은 어머니를 살릴 길을 백방으로 수소문하는 두 아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들은 결국 어머니를 살릴 방법을 찾아낸 뒤에 안도의 울음을 토합니다. 하지만 카메라는 우는 장면을 아주 멀찌감찌에서 바라보죠.

지난해 개봉했던 장 르노 주연의 프랑스 가족영화 러브 인 프로방스에서 가족 구성원 어느 누구도 죽지 않으며 어느 누구도 슬프게 울지 않습니다. 하지만 감동적입니다.

관객들의 눈물샘을 세게 자극하지 않아도 꽤나 감동적인 가족 영화들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누군가가 죽고 또 주인공이 서럽에 우는 장면을 통해서 관객들에게 억지 감동을 안겨주려는 한국 영화의 반성 지금까지 변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거 같습니다. 그 공식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한 마디로 죽어야 산다입니다. 이건 좀 잔인하지 않은가요. 우리는 왜 누군가 죽어야 울 수밖에 없게 된 걸까요. 지금까지 까칠한 시선이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강승화 아나운서 : 다락 영화방 강승화입니다. 설 연휴인데요. 가족과 행복한 명절 보내고 계신가요. 뉴스를 보면 꼭 즐거운 소식만 들려오진 않습니다. 명절 스트레스가 부부 싸움을 낳는다든지 가족간의 불화가 큰 사건으로 번졌다는 소식 매년 듣는 거 같습니다. 가족이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이는 좋은 날에 서로 조금만 배려한다면 그런 안타까운 일들이 일어나지 않을 거 같은데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 가족의 소중함에 대한 영화 소개할까합니다. 다락 영화방 다섯 번째 상영 영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입니다.

인희는 헌신적인 전업주부입니다.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극진히 모시는 인희. 집안일에 치매노인까지 돌보랴 매일 전쟁을 치르지만 가족들은 그 일이 남일인양 무심합니다. 댓가없는 인희의 희생을 가족들은 당연히 여기는 거 같은데요. 그러던 어느날 인희의 몸에 이상이 찾아옵니다. 인희의 병명은 자궁암. 의사인 남편은 그 청천벽력같은 소식에 죄책감과 자괴감에 빠집니다. 병을 알고서야 그동안 아내의 삶에 무심했던 자신을 깨닫게 되는데요.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직접 수술실에 들어선 남편. 돌이키기엔 너무 늦어버린 뒤였습니다.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았지만 이미 늦어버린 때. 이것은 비단 영화 속 인물들의 일만은 아닙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별에 가까워진다는 말,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혹시 가족이 곁에 있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가족들은 인희가 암 말기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됩니다. 아내 어머니 며느리 누나로서 인희가 묵묵히 펼친 희생을 그제야 알고 후회하는데요. 도박에 빠져 살던 철없는 동생 애인밖에 모르던 삼수생 아들, 바쁘단 핑계로 집안일에 무심했던 딸, 평생 아내에게 무뚝뚝했던 남편, 가족들에게도 변화가 찾아옵니다. 인희와의 이별을 준비하면서 진짜 서로를 위하는 가족이 되는데요. 네 이 영화 뻔한 신파지만 주변을 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그리고 부모로서 배우자로서 자식으로서 나는 과연 좋은 가족인가 하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게 하기도 합니다.

매일 오늘이 마지막인것처럼 가족을 사랑하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보며 떠오른 생각입니다. 연휴동안 부엌에서 고생한 엄마 아내, 그리고 운전하느라 피곤하신 아버지의 어깨 주물러드리는 건 어떨까요. 우리 모두 있을 때 잘 합시다. 남은 연휴 가족과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바라면서 다락 영화방 마칩니다.

임종빈기자 (huima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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