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기자가 그런걸 물어보면 안돼"..'돈'으로 산 국제대회

유호윤 2014. 11. 2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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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2015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유치위원회가 국제대학스포츠연맹 관계자들에게 건낸 '홍보기념품' 중 일부입니다.

KBS 취재진이 정보공개를 통해 확보한 '2015 U대회 유치활동비' 내역은 충격적이었습니다. 광주시가 유치지 투표권을 가진 국제대학스포츠 연맹 관계자들에게 뿌린 물품은 3억 6천만 원에 달했습니다.

심지어 돈도 건네졌습니다. 브라질 체육계 인사에게 광주 유치 지지 활동비 명목으로 미화 2만 달러, 2천 5백여 만 원을 송금했고, 우루과이 선수단에도 광주 지지를 부탁하며 미화 5천 달러, 7백만 원 정도가 전달됐습니다.

◆ 행방도 모르는 19억 원…취재 기피로 일관

더 큰 문제는 확인된 금품 로비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점입니다. 무려 19억 원이 넘는 금액은 단지 '유치홍보활동 업무추진비'로 분류만 돼있고 정확한 사용처는 기록조차 남아있지 않습니다.

돈과 물품을 뿌린 당사자들은 정작 입을 닫고 있습니다. 당시 유치위 사무총장을 지낸 김윤석 씨는 지금은 2015 광주U대회를 진두지휘 하는 조직위 사무총장으로 있지만 할 말이 없다며 취재진과의 전화 통화조차 피하고 있습니다. 또 당시 광주광역시장을 지냈던 박광태 씨는 유치활동비 사용 내역을 묻는 기자에게 표를 얻기 위해 사용했다며 "기자가 그런 것을 물어보면 안 된다"고 말합니다.

◆ 금품로비는 상식? 누구를 위한 대회 유치인가?

"국제대회 유치를 위한 금품로비는 상식이다" 취재 도중 광주시와 U대회 관계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말입니다. 스포츠 대회는 공정한 경쟁이 상식입니다. 스포츠 대회 유치 경쟁도 공정한 평가에 기반 해야 한다는 게 상식이어야 합니다. 금품을 건넨 광주시와 금품을 받은 국제대학스포츠 연맹 관계자들의 '뒤틀린 상식'을 반드시 바로 잡아야합니다.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를 돈으로 더럽힌 이들이 행태는 반복되서는 안됩니다.

한발 더 나아가 이번 사안을 통해 다른 지역의 국제대회 유치과정에서도 '검은돈'이 발생하지 않았는지. 또 국제스포츠 대회 유치가 정말 시민을 위한 것인지, 단지 자치단체장들의 하나의 전시성 성과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 점검해보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우선 밝혀지지 않은 광주U대회의 검은돈 19억원의 사용처를 밝히는 일이 시급합니다. 예산 집행이 불투명한 만큼 당초 목적과 다른 용도로 사용했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불법행위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19억원의 행방은 반드시 밝혀야 합니다.

아직 취재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검은 돈 19억원의 행방과 광주시가 도전했던 국제스포츠 대회 유치에 또 다른 '검은돈'이 없었는지 확인하고자 합니다. 곧 후속보도로 관련 내용 전해드리겠습니다.

☞바로가기 [뉴스9] 광주, 하계U대회 유치하려 3억 대 금품 로비

유호윤기자 (liv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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