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의 일상 톡톡] 바닷가재·망고..수입산 추석선물의 명과 암

김현주 입력 2014. 8. 31. 13:47 수정 2014. 9. 24.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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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추석에 선물하는 신선식품은 사과나 배·한우·굴비 같은 국내산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수입식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에 열대과일은 물론, 바닷가재 선물세트까지 등장했다.

실제 한 대형마트에는 예년 같으면 사과와 배 같은 국산 과일이 대부분이었지만, 올해는 자몽과 망고 등 수입 과일이 다양하게 진열돼 있다.

해외여행이 늘면서 소비자들이 외국 과일에 익숙해진 데다, 이른 추석으로 국내산 제철 과일의 수급이 불확실해지면서 유통업계가 물량을 늘린 것이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아 비용 부담도 적은 편이다.

마트에 추석선물을 사러 온 주부 A씨는 "주변 지인들에게 선물하려고 왔는데 수입 과일이 생각보다 가격도 저렴하고 국산 과일에 비해서 특이한 면이 있어 선물용으로 괜찮을 것 같아서 고르게 됐다"고 전했다.

굴비가 대부분이었던 수산물에도 수입산 바람이 불고 있다. 고급 갑각류로 인기가 많은 바닷가재까지 선물세트로 등장했다. 이밖에도 호주산 와규 세트와 LA 갈비 세트, 러시아산 차가버섯도 선을 보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수입 쇠고기와 바닷가재, 대게 등이 상당히 많이 팔렸다"며 "수입산에 대한 고객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판단돼 좀 더 다양한 수입산 선물 세트를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추석 한가위가 돌아왔지만 수입산 농식품을 판매하고 있는 대형마트들을 바라보는 농어민들의 마음은 편치가 않다.

38년만에 일찍 찾아온 명절과 잦은 비로 인한 과일 등 농작물의 생육 저하로 인해 발생되는 상품 출하 시기의 지연, 여기에 아무리 홍보해도 늘지 않는 한우와 국산 돼지고기의 소비량 등으로 고통 받고 있는 농어민들의 입장이 외면 받고 있기 때문이다.

수십년째 농사를 짓고 있다는 농민 B씨는 "대형마트들이 여러 가지 문제로 시름에 젖어 있는 농어민을 조금이라도 생각했으면 좋겠다"며 "소비자 패턴 변화는 이해하지만 우리 농어민들을 조금만 배려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형마트들은 값싸고 질 좋은 수입산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맞춰야 하고, 오래 전부터 추석 선물세트와 관련된 마케팅 전략을 세워 시행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변해 수입산 구입을 원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어 어쩔 수 없는 흐름"이라며 "저렴한 가격에 좋은 제품을 구입하려는 소비자와 좋은 물건을 많이 공급하려는 판매자의 일치된 의견에 따라 수입산 선물세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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