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의 일상 톡톡] 전세 난민들의 '탈서울' 어쩌나

김현주 2016. 2. 10.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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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문제로 인해 서울을 떠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관련 통계가 최초 작성된 1990년 이후 서울은 줄곧 전입인구보다 전출인구가 더 많았는데요. 지난해 순유출 인구가 급증한 것은 전·월세난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올해도 전셋집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라 주거난에 서울을 떠날 수 밖에 없는 서민들이 더욱 늘 것으로 보이는데요. 집 없고 돈 없는 이들의 서울 정착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전세 난민들의 '탈(脫)서울 행렬'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 서울에서 거주를 하다 지난해 8월 가족들과 함께 제주로 내려간 김모(51)씨는 반년동안 제주에 살다보니 이곳이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제주 원주민들의 '텃새'를 걱정했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김씨는 "토착민들과 함께 어울리기 위해 밭도 일구고 어민들의 고충을 헤아리기 위해 물고기 잡이 체험도 했다"며 "올해는 작은 농지를 빌려 직접 경작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주택 문제로 인해 서울을 떠나는 서민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탈서울 인구는 18년만에 최고치였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서울 인구는 1000만명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주택 문제로 서울 떠나는 서민 ↑

통계청은 최근 발표한 '2015년 국내인구이동통계'에서 지난해 서울에서 13만7000명이 순유출됐다고 밝혔다.

서울로 들어온 인구(전입)는 158만9000명이었는데, 떠난 인구(전출)가 172만7000명으로 더 많았다. 이 같은 순유출 규모는 1997년(17만8000명) 이후 18년 만에 가장 많은 것이다.

이는 전국 17개 특별·광역시·도 가운데서도 단연 압도적인 순유출 1위다. △대전(-2만2000명) △부산(-1만4000명) △대구(-1만4000명) △광주(-9000명)가 뒤를 이었다.

서울의 인구 순유출은 1990년부터 26년간 단 한해도 빠지지 않고 이어진 일이다. 지난해 순유출 규모가 유독 컸던 것은 △주택시장 활기 △전세난 △정부부처·공공기관의 지방이전 등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경기·세종·제주 인구는 늘어

우선 지난해 주택 매매거래량이 119만3000건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세를 구하던 이들이 주택 매매로 눈을 돌리면서 거래량이 급증했다.

이는 서울보다 집값이 저렴한 경기·인천 등의 지역에 집을 사 서울을 떠나는 인구가 그만큼 많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순유출 인구 가운데 주택 때문에 서울을 뜬다는 사람은 61.8%(8만5000명)이었다. 인구 유출이 지속되면서 서울 인구는 올해 1000만명 이하로 떨어질 공산이 크다.

지난해 말 기준 서울의 전체 주민등록인구(거주불분명자·재외국민 포함)은 1002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8만1000명 감소했다.

◆신규 주택 공급…주택수요, 주변 인구유입 늘린다

지난해 인구 순유입이 가장 많은 곳은 경기도(9만5000명)였으며 세종(5만3000명), 제주(1만4000명)가 2∼3위였다.

2012년 정부 청사 이전이 시작된 이후 세종시 순유입 인구는 2013년 9000명, 2014년 3만3000명 등 갈수록 늘고 있다.

인구 수 고려 시 순유입이 많은 곳은 △세종(29.0%·순유입률) △제주(2.3%) △경기(0.9%)였다. 시·군·구 별로는 부산 강서구(16.3%)와 경기 하남시(11.0%), 경기 화성시(8.9%)의 인구 순유입률이 높았다. △서울 강동구(-4.4%) △대전 동구(-2.8%) △대전 대덕구(-2.7%)는 순유출률이 높았다.

통계청은 "서울을 빠져나간 인구의 이동 원인을 살펴보면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크다"면서도 "세종시는 중앙행정기관 이전이 중요한 부분이고, 2011년에서 2015년까지 4만3000호의 아파트 입주가 이뤄졌다. 신규 주택 공급으로 인한 주택수요가 주변 인구를 유입하는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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