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로봇기업④] 퓨처로봇, '소울 웨어' 갖춘 서비스로봇 만든다

테크앤비욘드 편집부 2014. 8. 31.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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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테크앤비욘드 편집부]

아카데미 시상식 갈라쇼에 선보인 퓨로와 송세경 퓨처로봇 대표(오른쪽)

로봇산업의 중심이 제조용 로봇에서 서비스로봇으로 옮겨지고 있다는 분석이 대세다. 그러나 서비스로봇이 무엇이며, 어떤 시장이냐에 대해 명쾌한 답을 내놓는 사람은 드물다.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산업이기 때문에 수익과 시장의 불확실성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퓨처로봇 송세경 대표의 행보는 단연 돋보인다.

미래 예측이 분명하고 지금 해야만 할 일을 실행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아침에 나온 발상이 아니다. 삼성전자에서 로봇을 개발하던 시절, 그러니까 15년 전부터 지독하게 공부하고 연구하며 현장에서 죽도록 고생한 끝에 얻은 경험의 산물이다.

오스카 갈라쇼 누빈 스마트로봇 '퓨로'

올 3월 초, 퓨처로봇은 많은 로봇기업의 부러움을 샀다. 자체 개발한 서비스로봇 '퓨로(FURO)'가 미국 아카데미상 시상식 식전 행사에서 얼굴마담 역할을 톡톡히 했기 때문이다. 퓨로는 할리우드 스타들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를 건넸고, 몸통에 장착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오스카상 안내 영상을 보여 줬다. 배우들은 퓨로와 기꺼이 사진을 찍으며 행사를 즐겼고, 이 모습은 국내외의 전파를 탔다. 절로 이뤄진 행운이 아니다. 송 대표가 2009년 창업과 동시에 부지런히 해외 시장을 드나들며 사람을 사귀고 기회를 엿본 결과다.

송 대표는 "인간 로봇 상호작용(HRI; Human-Robot Interaction) 엔진이 퓨처로봇 기술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HRI는 시각·음성인식·감정표현·학습 등 인간의 다양한 감각 기관과 관련이 깊은 기술로, 서비스로봇 상용화에 반드시 필요하다. 송 대표는 카이스트 HRI연구센터와 협력해 감정 표현 기술을 개발했고, 창업 2년만인 2011년 퓨로를 상용화했다.

현재 퓨처로봇은 스마트로봇 '퓨로-S'를 비롯해 무인서비스기기(키오스크) 로봇 '퓨로-K', 실버·교육용 로봇 '퓨로-i', 광고·홍보용 로봇 '퓨로-D' 등을 보유하고 있다. 퓨로 시리즈는 미국, 러시아, 브라질 등 전 세계 50여 곳에 공급되고 있다. 창업 5년차. 퓨처로봇이 그동안 쌓은 내공은 상당하다. 퓨처로봇의 HRI 기술은 윈도7과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를 지원한다. PC와 스마트폰 생태계를 오가는 연결성과 확장성은 다양한 융합을 가능케 한다. 퓨처로봇은 이 과정에 필요한 핵심 특허를 갖췄다.

퓨로의 외형은 머리와 몸통에 각각 디스플레이를 지닌 형태로 다소 단순하다. 머리 부분의 디스플레이는 사람의 얼굴 이미지를 담는 동시에 사용자를 인식한다. 몸통 부분에는 사용자가 정보를 확인하고 필요한 사항을 입력할 수 있는 터치패드가 있다. 내부 부품도 복잡하지 않다. 로봇의 구성 요소가 간단하게 이뤄져 있다는 것은 단가에 영향을 미친다. 유지 보수가 쉽다는 장점도 있다. 로봇을 사는 입장에서 보면 중요한 요소다. 비즈니스에 꼭 필요한 세 가지인 핵심기술, 이 기술의 특허, 상품(퓨로 시리즈) 등 삼박자를 갖춘 송 대표는 서비스로봇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퓨처로봇은 'cs2014'에서 자체 부스를 마련하고 홈로봇을 선보였다.

서비스로봇의 핵심은 '교감'송 대표는 서비스로봇 시장에 나서려면 산업용 로봇에 대한 이해와 기준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제조용 로봇이 단가와 생산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공장장을 만족시키는 수준이었다면 서비스로봇은 사용자와 함께 있을 때의 느낌, 즉 '교감'이 중요하다. 송 대표는 이를 '소울(Soul) 웨어'라 표현한다.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이제 소울웨어 시대가 열렸다고 강조한다.

서비스로봇의 또 다른 특징은 사용되는 장소에 따라 발전 모습이 다르다는 것이다. 의료비가 비싼 미국은 메디컬 로봇에 집중하고, 고령화 시대로 접어든 일본은 실버 케어 로봇을 파고드는 것이 그 예다. 사회와 문화가 다르면 서비스도 달라져야 하는 것, 그래서 서비스로봇이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퓨처로봇은 이 문제를 어떻게 풀까. 송 대표는 로봇을 연결고리로 삼으면 된다고 말한다. 퓨로를 보면 사람의 터치로 로봇과 소통하고, 스크린을 통해 로봇의 감정을 알 수 있다. 송 대표는 한국이 강한 정보통신기술(ICT)과 이런 서비스로봇 기술의 접목에서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퓨처로봇의 현재 매출은 스타트업 수준이다. 그러나 광고서비스로봇 '퓨로-D'가 지난해 8월 메가박스와 계약해 상영관에 배치된 이후 광고 매체로 주목받고 있고, 퓨로-i는 내년에 1만 대 양산될 계획이다. 주문자의 요구에 따라 제조업자 주도로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자설계생산(ODM; Original Design Manufacturing) 방식도 시도할 생각이다.

가능성은 홈로봇에 두고 있다. 최근 기술 개발을 완료한 홈로봇은 태블릿PC를 활용해 가정마다 서비스로봇을 둘 수 있도록 제공하는 플랫폼 성격의 기기다. 태블릿PC를 로봇에 탑재하면 두뇌 역할을 하면서 교육용, 보안용, 반려견 관리 등 다용도로 변신할 수 있다. 예상 가격은 태블릿PC를 포함해 50만원대다. 교육용 로봇의 대중화가 느리게 진행되고 아직까지 로봇 청소기 외에 이렇다 할 홈서비스용 로봇이 없다는 점이 전망을 밝게 한다.

중국서 도약 기회 찾아중국의 도전은 로봇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송 대표는 오히려 중국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중국의 저가 경쟁력을 견뎌낼 자신이 없다면 차라리 손잡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생각이다. 핵심 기술은 한국이 보유하고 중국의 공장을 활용하는 식이다. 13억 인구 시장도 무시할 수 없다. 송 대표가 최근 중국을 공부하고 중국 출장이 잦은 이유다.

송 대표는 카이스트에서 로봇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삼성전자에서 로봇을 연구했다. 필립스 경력은 글로벌 영업을 배우려는 전략 차원의 선택이었다. 창업을 앞두고 탐독한 책도 1000권이 넘는다. 송 대표는 엔지니어 출신이지만 틈만 나면 기술 개발보다 시장을 강조한다. 상상 속의 로봇을 연구하는 것보다 이의 제품화와 시장 개척이 더 어렵고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송 대표의 명함에서 '창업자'라는 단어가 눈길을 끈다. 미국은 전문경영인보다 창업자를 더 인정해 준다. 성공 여부를 떠나 실패의 두려움을 무릅쓰고 도전하는 사람을 존경하는 것이다. 송 대표의 '창업자' 정신이 빛을 발하는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글=최현숙 기자

▶국내로봇기업 목차

[국내로봇기업①] 고영테크놀로지, 세계 최초 3D 검사로봇 개발

[국내로봇기업②] 로보테크, 제조로봇 기술력으로 서비스로봇에 도전

[국내로봇기업③] 로보티즈, 로봇 액추에이터 기술 '최고'

[국내로봇기업④] 퓨처로봇, '소울 웨어' 갖춘 서비스로봇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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