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여사의 여행칼럼] 인레호수의 진실과 허상

2015. 2. 2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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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인 호수여행을 꿈꾸고 찾은 인레는 도착부터 실망의 연속이다. 인레호수의 관문인 뉘앙쉐(Nyaungshaw)에 들어가면서 내야하는 입장료 10불은 그래도 이해할만 하다. 공항에서 타고온 택시는 호텔까지 육로로 갈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페리선착장에 내려준다. 호숫가 리조트는 페리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니 순진한 여행자는 그말을 믿을수 밖에 없다. 페리주인은 페리에 타기도 전에 다음날 관광견적부터 계산서를 작성해 준다. 알아보고 결정하겠다고 하니 견적을 그자리에서 바로 고친다.

호수에 접한 리조트에서 몸과 마음을 쉬어보려는 여행자의 꿈은 사람들에게 지쳐간다. 미얀마 관광지중에서 인레호수지역은 상업적으로 가장 많이 노출된 지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조트는 호숫가에 그림처럼 자리잡았는데 관광객을 돈으로 보는 사람들로 인해 휴식은 점점 피곤한 일상이 되고 만다. 리조트에서 사소한 서비스를 하는 아이들조차 팁을 바라면서 관광객을 피곤하게 만든다. 서비스나 관광인프라는 완전히 갖추지않고 돈만 벌겠다는 사람들에게서 짜증이 난다. 인레호수를 여행하려면 충분한 사전지식을 가지고 가야 상인들에게 상처받지 않을 수 있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인레호수를 제대로 보려면 보트투어를 예약해야 한다. 보트투어는 몇가지의 옵션이 있지만 대부분은 내용이 비슷하다. 호수주변을 따라 수상가옥들을 구경하거나 수로사이를 다니며 수경농사를 짓는 것도 구경하고 사원도 들러본다. 가장 흥미로운것은 날마다 서는 장을 돌아보는 것인데 장은 5일장이라 항상 같은 장소에서 하는 것이 아니다. 장을 구경하는 것은 관광지가 아니라 소수민족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시장구경을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인레호수에서 가장 상업적이지 않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시장에서 만나는 소수민족여인들은 장작을 사서 짊어지고 가기도 하고 반찬거리나 과일등등을 사기도 한다. 장신구를 사서 한껏 멋을 내보기도 하고 식당에 앉아서 국수를 사먹으면서 여인들끼리 진탕 웃으며 수다떨기도 한다. 사람들 살아가는 모습은 어디나 비슷한데도 전통복장을 입고 얼굴에 다나카를 바른 세속에 찌들지 않은 미소는 보는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준다. 전통복장을 차려입고 장날에 나온 여인들은 다들 잔뜩 장을 보고는 바구니에 짊어지고는 집으로 돌아간다. 인레호수의 5일장에서 만난 모습에서 우리 시골의 정을 느낀다.

운이 좋으면 수상가옥중 주인의 허락을 받고 들어가볼수도 있다. 수상가옥내부는 튼튼한 목재로 잘 짜여져 있어서 생각보다 탄탄하다. 집마다 보트에서 내려서는 선착대가 있어 여인들이 물일을 하는 공간이자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된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다보면아래층은 가축을 기르기도 하고 창고의 용도로 쓰인다. 2층 넓은 거실의 중앙에는 불상이 놓여져 있고 거실에서는 가족이 모여서 식사를 하는 공간이 되기도 하고 밤에는 침실로도 쓰인다. 좁은 집이지만 3대가 사는 경우도 있고 처가식구와 시집이 같이 어울려 사는 경우도 있다. 굳이 장남이라고 같이 사는 것은 아니고 사정에 따라 차남이 부모와 함께 살기도 하고 처가식구들하고 살기도 한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인레호수에 가장 큰 매력을 느끼는 것은 독특한 모습의 어부들때문이다. 인레호수의 어부들은 발로 노를 젓고 특이하게 생긴 망으로 고기를 잡는다. 긴 막대를 가지고 물을 내려쳐서 고기를 잡기도 한다. 발로 노를 젓는 모습을 보면서 배를 타고 있노라면 인레호수의 수로사이를 다니는 것이 낭만적인 여정이 된다. 페리보트를 타는것 외에 돛단배를 타는 옵션도 있는데 돛단배를 타면 더 가까이서 어부들을 관찰할 수 있다.

인레호수 보트투어에서 쇼핑센터방문은 필수적이다. 보트기사들은 관광지보다 쇼핑센터방문에 더 주안적을 둔다. 직물을 짜는 가게, 은가공가게, 우산만드는 공장등이 마치 관광지방문일정처럼 일정에 들어있다. 보트투어일정에 카렌족여인을 만난다는 홍보는 결국 손님을 끌기위한 유혹이다. 카렌족마을은 태국과 미얀마 국경지역과 샨의 고산에 있어서 인레호수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곳이다. 인레호수 보트투어 호객에 카렌족여인들을 이용하느라 멀리서 데려왔다한다. 고향을 떠나 사는 카렌족은 태국북부에서도 안쓰러웠는데 인레호수에서도 마음이 짠해졌다.

인레호수를 찾는 관광객들은 헤호로 비행기를 타고 오거나 버스로 타웅지를 거쳐 오는 방법이외에 껄로에서 트래킹으로 걸어오는 방법이 있다. 트래킹코스는 몇가지의 선택이 있는데 코스선택을 잘해야 한다. 가이드를 잘못 만나거나 길을 잘못 선택하면 그늘없는 찻길에서 1박2일을 고생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반드시 코스를 잘 선택하고 가이드에게 다짐을 하고 출발하는 것이 좋다. 껄로에서 인레호수까지 오는 트래킹길에서는 소수민족 마을도 지나고 다양한 색깔의 길을 구경하는 체험이 된다.

인레호수에서근처 볼만한 곳을 소개하라면 핀다야의 동굴사원을 추천한다. 뉘앙쉐와 핀다야사이에는 버스가 정기적으로 다니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택시를 타고 가도 되지만 개인적으로 차를 섭외하기 어려운 경우 투어�에서 알아보면 차량을 연결해 준다. 핀다야의 쉐우민동굴사원은 천연동굴에 8천여개의 불상을 모신 사원으로 종교적으로 성지이면서 천연 화강암동굴을 돌아보는 체험이 된다. 산아래에서 걸어올라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입구가 나온다. 자가용이나 택시는 엘리베이터타는 곳까지 올라갈수도 있다. 동굴사원도 미얀마의 다른 관광지처럼 외국인은 별도의 요금을 지불한다.

인레호수를 여행하는 일은 호객행위와 상업화된 미얀마를 보는것때문에 자칫 기분이 상할수 있다. 하지만 오랜 세월 전통을 이어 살아온 사람들의 모습과 자연이 어우러진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광경을 연출한다. 수로사이를 다니며 수상가옥을 보고 소수민족의 삶을 가까이서 느끼는 일은 다른 곳에서 체험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런 체험들은 상한 기분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된다.

여행자를 위한 한가지 중요한 팁을 드리자면 굳이 인레호수에서 낭만적인 휴식을 꿈꿀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호숫가의 아름다운 리조트들은 체크인하는 순간 감옥이 된다. 보트는 날이 저물면 이동수단이 되지 못한다. 호숫가 리조트는 보트가 아니면 리조트를 떠날수도 없고 리조트로 돌아오기도 어렵다. 택시를 불러서 리조트 뒤쪽길로 다니는 방법도 있지만 시내에서 리조트로 돌아오는 편은 부당한 요금을 요구하기 일쑤이다. 인레호수는 2박3일 머물면 충분한 여행지이다. 장기간 머물면서 구석구석 다니기에는 상업적으로 지나치게 물든 여행지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레호수의 사진들은 여행자들에게 진한 유혹이 된다.

허여사의 여행상담실 http://cafe.daum.net/drivingt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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