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愛냐 동물愛냐..실험용 원숭이 잔혹사

류준영 기자 2014. 7. 12.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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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 사이언스-52]SF영화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실험동물 매년 2000마리 이상 희생

[머니투데이 류준영기자][편집자주] 영화나 TV 속에는 숨겨진 과학원리가 많다. 제작 자체에 디지털 기술이 활용되는 것은 물론 스토리 전개에도 과학이 뒷받침돼야한다. 한번쯤은 '저 기술이 진짜 가능해'라는 질문을 해본 경험이 있을터. 영화·TV속 과학기술은 현실에서 실제 적용될 수 있는 것일까. 상용화는 돼있나. 영화·TV에 숨어있는 과학이야기. 국내외 과학기술 관련 연구동향과 시사점을 함께 확인해보자.

[[팝콘 사이언스-52]SF영화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실험동물 매년 2000마리 이상 희생]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의 한장면/사진=이십세기폭스사

변칙 개봉(16일→6일) 논란에 꿈쩍 않고 반칙 마케팅을 강행한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이 개봉 당일(10일)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예매율 38.0%, 영화진흥위원회 기준)을 기록,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본격적인 올 하반기 첫 테이프를 끊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기대주란 점을 감안할 때 저조한 성적이다. 지난달 25일 개봉한 '트랜스포머'는 개봉 당일 88.3% 예매율을 나타냈다.

모션 그래픽을 통한 정교한 영상미는 단연 일품이나, 관객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스토리가 빈약해 '혹성탈출'보다 '혹평'탈출이 먼저라는 얘기도 나온다.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의 한 장면/사진=이십세기폭스사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전작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에서 유인원들은 자신들을 가두고 학대한 인간들로부터 탈출해 자유를 쟁취했다. 이후 치명적인 바이러스 '시미안플루'가 출몰, 10억 명 이상의 사람이 숨지고 일부만 생존한다.

유인원들은 인간들이 수행한 뇌 진화 실험으로 인해 인간의 언어와 수화를 할 정도로 진보한 생명체가 되었다. 그렇게 진화한 유인원들은 그들만의 사회를 만들고 번영을 이룬다. 극의 주인공이자 유인원의 리더인 시저(앤디 서키스)는 2000여 유인원을 통솔한다.

생존한 극소수 인간들은 모여 집단을 이루고 살아간다. 생존자 공동체 리더 드레이퍼스(게리 올드만)와 조력자 말콤(제이슨 클락)은 인간사회 재건을 위한 계획을 추진한다. 10년간 서로의 존재를 잊은 듯 살아온 두 종족은 연료가 바닥난 인간이 발전기를 찾아 숲에 들어오면서 극심한 갈등을 일으키고 결국 생존을 건 사투를 벌인다.

◇실험용 동물, 다양한 육종 시급

'유인원과 사람의 공존은 가능할까'는 이 시리즈 맥을 잇는 질문이다. 여기엔 이런 전제가 붙는다. '유인원이 인간과 같은 능력을 얻게 된다'면.

스크린에서 시저 집단은 '유인원은 유인원을 죽이지 않는다'는 일종의 규칙에 따라 살아간다.

인간 때문에 많은 유인원들이 고통을 받았지만, 과거 인간들과 가족처럼 지냈던 시저는 인간을 무조건 배타적으로 대하진 않는다. 하지만 친구 코바는 인간들의 실험에 이용됐던 참혹한 과거를 떠올리며 시저와 대립각을 이룬다.

원숭이는 사람과 같은 영장류로 유전자 98%가 똑같다. 이 정도로 종간 차이가 적은 탓에 신약·신물질 개발 과정 중 임상시험에서 가장 신뢰성 있고 인기 있는 동물실험 대상이다. 최근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등 뇌 질환 치료 신약개발에 특히 많이 동원된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2012년 기준 동물 183만4285마리가 실험실에서 사라졌다. 하루에 5025마리, 1분당 3.5마리가 실험실에서 생명을 잃은 셈이다.

공공기관·출연연구소·병원 등의 실험실에서 사용되는 동물은 증가 추세다. 2008년 76만296마리에서 2009년 처음으로 100만마리를 돌파한 이후 매년 10~20% 가량 늘고 있다.

지난해 실험동물 종별 통계에선 실험쥐 등 수명주기가 짧고 번식능력이 우수한 설치류가 158만6387마리로 86.5%를 차지했고, 닭·칠면조 등 조류가 11만7126마리(6.4%), 어류 5만4696마리(3.0%), 토끼 3만7016마리(2.0%)로 뒤를 이었다.

원숭이는 2350마리(0.13%)가 실험에 사용됐다. 이처럼 다양한 동물이 실험에 쓰이는 이유는 종별 특징에 따라 주요 연구 분야가 달라서다.

예컨대 고양이는 일정한 모양의 두골을 갖고 있어 외과수술이 용이하고, 인간과 반사반응이 유사해 신경생리와 약리학, 순환기, 행동, 내분비 연구 등에 사용된다.

원숭이는 인간처럼 홍역과 소아마비에도 걸린다. 인간과 형태·생리·심리적 특성이 가장 가깝다. 때문에 뇌신경과 혈액형 연구, 소아마비, 백신 검정, 약물 안전성 연구 등에 주로 활용된다.

동물실험은 비용이 많이 든다. 지난해부터 실험용 동물 가격 급등세가 이어져 연구현장에 적잖은 어려움을 안겨주고 있다. 특히 실험용 돼지·원숭이는 가격이 너무 올라 엄두도 못낼 정도이다. 이렇다 보니 값싼 물고기를 이용해 실험하는 연구소도 생겼다.

한의학연구원은 줄무뉘가 있는 관상용 물고기 '제브라피쉬'를 쓴다. 관계자는 "제브라피쉬가 유전질환을 알아보는데 유용하다"며 "당뇨병으로 인해 발생하는 망막내 혈관 손상을 예방·치료할 신약 후보물질 약효 검증에 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실험동물 확보가 갈수록 여의치 않은 상황인 데다 중장기 연구 프로젝트 비중이 훨씬 더 높아지는 분위기란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 다양한 종에 걸친 실험용 동물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동물실험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4월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이 아시아 최대 규모(7800마리 수용)의 동물실험 전용 연구센터인 '에비슨의생명연구센터'(ABMRC)를 개관할 당시 한국동물보호연합 등의 동물보호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국내 의료계 동물실험 지상주의를 비판한다"며 "실험을 당장 중단하지는 못하더라도 세계적 흐름에 맞춘 대체 실험법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원복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는 "파킨슨병이나 당뇨병 실험을 위해 멀쩡한 원숭이를 치매로 만들거나 당뇨병에 걸리게 하는 건 너무 잔인한 일"이라며 "3만여 가지의 인간 질병 가운데 동물과 공유하는 질병은 1.16%에 불과해 동물실험 결과를 맹신하면 부작용이 뒤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창길 성공회대 경영학과 교수는 "미국 등에 비해 우리나라는 동물실험 윤리에 대한 가이드라인조차 없다"며 "인간과 비슷한 영장류 실험에 관한 규정을 따로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반대여론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공통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월 유나이티드에어라인(UA)은 화물정책을 수정해 실험용 원숭이의 운송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결정엔 PETA(동물보호단체)의 입김이 컸다. PETA를 통해 실험용 원숭이 운송을 거부한 해외 항공사는 4곳(에어프랑스, 동방항공, 필리핀항공, 베트남항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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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류준영기자 j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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