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막시간 이용해 '아랍 풍물' 즐기는 재미 짭짤

입력 2014. 11. 20. 10:30 수정 2014. 11. 2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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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매거진 esc] 여행

유럽행 비행기 경유지로 자주 찾는 카타르 도하…무료 시내 여행·사막 투어 등 즐길 만

해외여행길에 즐기는 짭짤한 경유지 여행. 해외여행 때 중간 기착지 공항의 환승 대기 시간이 길 경우, 잠깐 입국해 주변 볼거리를 둘러보는 여행이다. 싱가포르·방콕이나 중동의 도하·두바이 등이 대표적인 경유지로 꼽힌다. 이들 도시에선 환승객들이 짧은 시간에 가까운 명소를 둘러보고 다시 비행기를 탈 수 있는 '환승객 시티투어'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인기를 끈다.(인천공항에서도 환승투어를 운영한다.)

유럽이나 아프리카·남미 등 장거리 여행 때 경유지로 이용되는 카타르의 도하는 아예 '환승투어'를 관광정책으로 삼아 홍보하는 곳이다. "여행 목적지가 아닌, 경유지로서의 허브"를 지향하는 게 이 나라의 관광정책이다. 국토의 98%가 사막인데다, 가을까지 섭씨 40도를 웃도는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는 곳이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직접 경유하며 둘러본 카타르는 여행 목적지가 되기에 충분한 볼거리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진주조개잡이 나라가 자원 부국으로

먼저, 카타르가 어떤 나라인지 들여다보자. 가이드와 관광청 직원 말을 종합하면 이렇다. "인구 200만에 순수 카타르인은 40만명, 나머지는 외국인 출신입니다. 고위직 빼곤 외국인을 고용해 쓰죠." "카타르인, 아무 일 안 해도 나라에서 다달이 용돈을 줍니다." "2년에 한번씩은 차도 바꿔 주지요." "세금 없고, 병원도 대학도 무료입니다." "돈이 더 필요하면 무이자로 빌려주고, 땅이 필요하면 땅도 그냥 빌려주고요."

석유와 천연가스의 자원 부국 카타르는 1인당 국내총생산 세계 1, 2위(2013년 기준 약 10만4000미국달러)를 다투는 부자 나라다. 진주조개잡이를 업으로 삼고, 낙타를 타고 이동하던 주민들은 이제 포르셰·페라리를 몰고 거리를 누빈다. 입을 쩍 벌리고 듣고 있던 일행 중 하나가 말했다. "그래도 그렇지, 이 더위에 난 여기서 못 살아!" 그러자 가이드가 되물었다. "해외여행과 쇼핑과 투자하는 재미가 있지 않겠어요?" 일행 중 또 한 사람이, 희망이 바로 여기 있다는 표정으로 외쳤다. "카타르인과 결혼하면 대박 나겠네!" 하지만 가이드는 "외국인과 결혼하면 모든 혜택이 사라지므로 국제결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전통시장 안 매 시장 골목귀한 매는 3억~4억원까지부유층 대표적 호사취미걸프지역 유일한 풍물시장사막 텐트 숙박체험도 해볼만

부자 나라 부호들의 호사취미 매사냥

하루가 다르게 들어선다는 고층빌딩 건설 현장에서도, 상가 밀집한 거리에서도 정작 만나기 어렵다는 카타르인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도하 시내의 전통시장인 '수끄 와끼프'(수크 와키프)의 '매 시장 골목'이다. 시장 건물 한쪽에, 온갖 잡새들을 사고파는 '새 시장'과는 별도로, 새들의 제왕인 매만을 취급하는 '매 시장'이 따로 형성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매사냥(무형문화재)이 전승돼 오고 있지만, 카타르에선 부유층들의 호사취미로 일반화돼 있었다.

가이드가 안내한 건물로 들어서니, 모래를 깐 바닥에 설치된 긴 횃대들에 수십마리의 매들이 떼지어 앉아 있다. 흰 전통의상 디슈다샤를 입은 카타리(카타르인)들이 매들을 살펴보며 흥정을 하고 있다. 매들이 얌전히 앉아 있는 게 신기해, 살펴보니 대부분 눈가리개를 썼다. "길들여지지 않은 매들이 흥분하는 걸 막기 위해" 눈을 가린다고 한다. 매를 다룰 때 쓰는 장갑·팔토시·눈가리개·장신구 등 매 용품이 즐비한 매장 한쪽엔, 가죽 눈가리개와 가죽끈을 전문으로 만들어내는 장인도 앉아 있다.

잘 훈련된 최상급 매 가격 상상 초월

흥정하던 사람들이 빠져나간 뒤 가게 주인은 "야생 매 암컷 한마리를 흥정했는데 가격이 안 맞아 안 팔았다"고 귀띔했다. 그가 부른 암컷 매 가격은 무려 4만달러가 넘었다. 하지만 놀라기엔 일렀다. 사냥용 매는 북유럽이나 러시아 등에서 엄선해 들여오는데, 야생 매는 1만달러에서부터 가격이 매겨지지만, 잘 조련된 매들은 한국돈으로 1억~2억원을 넘어선다. 최상급 매, 특히 온몸이 흰색인 매는 3억~4억원을 웃돈다는 게 가이드의 설명이다. "최상급 매는 부와 권위 그 자체지요."

시장 옆엔 대형 매 전문 병원도 있다. 수십가지 진료 과목 이름과 각종 엑스선 사진들이 빼곡히 나붙은 벽, 약을 받는 창구, 바삐 오가는 의사들…. 일반 병원 모습과 똑같다. 흰옷에 터번을 쓴 카타리들이, 눈가리개를 한 매 한마리씩을 팔에 얹어놓고 줄지어 앉아 진료를 기다리는 대기실 모습이 다르다. 가장 흔한 질병이 깃털이 빠지는 병이어서, 깃털 심기 전문 병실도 마련돼 있다.

추운 지역에서 들여온 매이므로, 훈련 때도 러시아 등 추운 나라로 데려간다고 한다. 이때 매는 주인과 함께 퍼스트 클래스 좌석을 배정받는다. 가이드는 "훈련이나 사냥 때 매 주인은 2개의 좌석을 예약한다"며 "승무원들은 매를 위해 별도 기내식(먹이)을 갖다주는 등 정성껏 서비스한다"고 말했다.

카타르인들이 매사냥을 즐기러 자주 찾는 곳은 파키스탄이다. '후바라'(방울깃작은느시: 두루미목 느시과의 조류로 멸종위기종 중 하나)를 매로 잡는데, 잘 훈련된 매는 목표물을 향해 시속 400㎞로 내리꽂힌다고 한다.(파키스탄은 자국민에겐 후바라 사냥을 금지하고 있지만 외국인들에겐 사냥을 허용해 환경단체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고 한다.)

중동 지역에서의 매사냥은 유래가 깊다. 기원전 2000년께의 서사시 <길가메시>(수메르와 바빌로니아 신화의 반신반인 영웅)에 매사냥이 등장한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왕들은 팔에 매를 올려놓아 권위를 드러냈고, 여기에서 매가 왕족·귀족·부유층 등을 상징하게 됐다고 알려진다. 하지만 매사냥은 과거 아라비아 유목민들이 사막에서 육류 확보를 위해 매를 이용한 데서 비롯했다고 전해온다.

'수끄 와끼프'에서 카타르 풍물에 흠뻑

전통시장 '수끄 와끼프'에선 매 시장 외에도, 다양한 아랍지역의 풍물들을 살펴볼 수 있다. 이 시장은 수백년 전 도하에 들어선 작은 마을에서 비롯했다. 아랍 전통 건축양식의 건물로 이뤄진 걸프 지역의 유일한 전통시장이라고 한다. 건물과 골목들 사이에 향신료·수공예품·장신구·골동품 등을 파는 가게들이 즐비하다. '수끄'는 시장, '와끼프'는 '서 있는 것'을 뜻하는데, 1940년대 교통경찰이 중심거리에 하루 종일 서 있었던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 시장은 2004년 재정비돼 현재 모습을 갖췄다. 하마드공항에서 시장까지 차로 30분 거리.

이슬람박물관 관람, 사막 투어도 인기

도하 볼거리 중 빼놓을 수 없는 게 이슬람미술박물관이다. 7세기부터 19세기에 이르는 시리아·이라크·아라비아·이집트 등 이슬람 문화권의 미술 작품과 공예품, 생활용품 들의 진수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전시품의 85%가 카타르 왕족들이 대대로 소유해온 것들이고 나머지는 해외에서 구입한 것들이다. 도하 신도심에 빼곡히 솟아오른 고층빌딩 무리들이 바라다보이는 바닷가에 자리잡은, 히잡을 쓴 여성 얼굴 모습을 한 박물관의 기하학적 건축물 자체가 볼거리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앞 피라미드 구조물을 설계한 중국계 미국인 건축가 이오 밍 페이가 설계했다. 5층까지 트인 공간으로 이뤄진 로비 카페에서 유리창을 통해 바라보는 도하 신도심 풍경이 그림 같다. 무료. 화요일은 휴무. 요일마다 문 여는 시간이 다르다. 공항에서 차로 15분 거리.

카타르의 인기 체험 프로그램 중 하나가 사막 투어다. 해발 높이 60m 안팎의 모래언덕들을 4륜구동 차량을 타고 질주하며 사막과 바다 풍경을 즐기는 투어다. 2시간짜리부터 사막에서의 텐트 숙박 체험을 곁들인 투어까지 다양하게 운영된다.

도하(카타르)/글·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leebh99@hani.co.kr

● 인천~도하(카타르) 구간을 카타르항공이 주 7회 매일 운항한다. 약 10시간 소요. 아시아나항공은 카타르항공과 코드셰어(항공편 공유)로 도하 경유편을 운항한다. 카타르항공은 한국인 승무원 수가 800여명에 이르러, 거의 전 노선에서 한국인 승무원을 만날 수 있다.

● 시차는 한국보다 6시간 늦다. 통화는 카타르리얄. 1리얄은 약 300원. 미국달러도 사용할 수 있다. 날씨는 여름엔 섭씨 40도를 웃도는 더위가 이어지지만, 겨울은 우리나라 봄가을과 비슷하고 일교차가 심하다.

● 카타르항공은 도하를 경유해 유럽 등지를 여행할 때, 연결편 대기시간이 5시간 이상일 경우 도하 무료 시티투어버스를 제공한다. 사막 투어 등은 추가요금을 내야 한다. 4륜구동 자동차 사막 투어와 바다 수영, 베두인 캠프 저녁식사가 포함된 '인 랜드 시 사파리투어'가 110달러. 베두인 텐트 숙박 1박2일 일정의 '아라비안나이트 사파리'는 150달러.

● 도하의 하마드 국제공항(도하 신공항)은 155억달러를 들여 지난 5월 새로 문 연, 최신 시설의 공항이다. 경유 승객들이 이용하는 공항답게 편의성과 휴식을 강조한 시설들이 다양하게 마련돼 있어 눈길을 끈다. 널찍한 공항 시설의 벽면이나 여유공간 등을 대형 그림, 조각품 등 예술작품으로 장식했고, 피시 이용 시설, 유아·어린이 놀이 시설 등도 곳곳에 설치했다. 휴식을 위한 라운지 시설도 편의성을 대폭 확대했다. 특히 비즈니스석 승객을 위한 알무르잔 라운지는 특급 호텔 수준의 대형 뷔페식당, 주류 전문 바, 맞춤형 샌드위치 전문점 등에서 전문 요리사와 소믈리에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의자에 터치 패드를 설치해 인터넷 검색, 전자기기 충전 등이 가능한 휴식 공간들도 곳곳에 설치했다. 카타르항공 (02)3772-9040.

에버랜드가 12월14일까지 올 수능 수험생(동반가족 3인까지) 입장료 할인행사를 펼친다. 정상가 대비 57% 할인된 2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 야외 유수풀 전 구간을 운영중인 캐리비안베이는 71% 할인된 1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 에버랜드 에스엔에스(SNS)나 누리집에서 쿠폰을 내려받아 수험표와 함께 매표소에 내면 된다. (031)320-5000.

경남 김해 롯데워터파크는 12월14일까지 수능 수험생을 1만원(정상가 3만5000원)에 입장시키는 '수험생 힐링 이벤트'를 진행한다. 찜질방 이용을 위한 찜질복도 무료 제공한다. 수험표 제시 본인 한정. 1661-2000.

호텔 예약 누리집 호텔스닷컴(www.hotels.com)은 11월21일까지 '겨울 특가 세일' 행사를 한다. 서울·도쿄·파리·뉴욕·하와이 등 세계 도시의 일부 주요 호텔을 21일까지 예약하면 최대 40%까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예약 호텔 이용 기간은 1월15일까지. 080-596-0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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