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변주하는 기막힌 상상력, 프로젝트SH

강희경 2014. 8. 2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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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동영상]

일상을 변주하는 유쾌한 상상력을 보여주는 작품 '캐릭터 캠퍼스'의 한 장면. 유튜브 캡쳐

지하철을 타면 흔히 들을 수 있는 소리가 누군가가 휴대폰으로 통화하는 소리다. 때론 고요함을 방해하는 소음으로 들리지만 누군가에게는 근사한 합창곡으로 들리는 모양이다. 일상을 변주하는 기발한 재주를 보여주는 영상을 소개한다.

통화중 (On The Phone)

프로젝트SH의 '통화중'의 한장면. 유튜브 캡쳐

영상은 짧고 간결하다. 지하철이 한 역에서 출발해 다음 역에 도착할 때까지를 비추고 있다. 일단 영상이 시작되면 카메라는 지하철에 앉아 있는 다섯명의 사람을 보여준다. 그들은 다양한 포즈로 휴대폰을 손에 쥐고 있다. 그러다가 한명씩 차례대로 전화를 받는다. 통화 잡음이 만들어지는 순간이다. 하지만 곧 이들의 통화 목소리는 묘한 화음을 만들어낸다. 소음이 음악으로 변하는 순간이다. 중간에 앉은 승객의 코고는 소리마저도 재치있는 코러스를 완성한다. 열차가 다음역에 도착하면 화음을 맞추던 이들은 각자의 갈 길로 흩어진다. 놀라운 것은 이 영상의 기획, 촬영, 편집, 게다가 음악까지 이신혁이라는 대학생이 혼자 다 해냈다는 것이다. 이씨와 그의 출연진들은 '프로젝트SH'라는 창작 집단을 만들어 활동하며 이런 UCC영상을 만들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들은 블로그에 "분량은 짧지만 생각보다 이것저것 신경쓸 게 많았다"며 "열차가 출발하고 도착하는 타이밍까지 맞춰야 했기 때문에 촬영하는 내내 긴장을 늦출 수 없었던 데다 모든 출연진이 리허설로 전날 밤을 꼬박 샜으니 피곤한 연기가 괜히 자연스러운 게 아니다"라고 적었다.

최근에는 이런 상상력으로 장난스럽지만 퀄러티 높은 영상을 업로드 해서 또 다시 관심을 모았다.

캐릭터 캠퍼스 (Character Campus)

프로젝트SH의 '캐릭터 캠퍼스'의 한 장면. 유튜브 캡쳐

'만화속 캐릭터들이 대학교에 다닌다면?'이런 상상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이 영상은 실제 캐릭터의 분장을 한 출연자가 등장해 자신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이 캐릭터들이 학교에 다닌다면 선택했을 법한 학과도 재치있게 표기하고 있다. 예를 들면, 세일러문은 의류학과, 짱구는 유아교육과, 방귀대장 뿡뿡이는 생화학과에 다닌다고 설정하는 식이다. 다소 장난스러운 설정과 과장된 분장이지만 매끈하게 이어지는 편집과 전문가가 만든 것 같은 음악이 TV광고의 한장면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한 퀄러티를 보여준다. 프로젝트SH는 "통키의 불꽃슛은 CG 없는 정직한 휘발유+라이터 조합. 코난의 나비넥타이는 머리끈에서 리본을 떼어 사용했다"고 밝혔다.

High School Jam 2

그러나 사실 프로젝트SH가 유명해진 것은 2011년 부터였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이신혁 감독은 '하이 스쿨 잼'이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을 공개해 온라인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당시에도 특별할 것 없는 교실의 소음. 이를테면 볼펜 누르는 소리, 책장 넘기는 소리 등을 모아 신나는 음악과 영상을 만들어 냈다. 그의 영상은 서울국제초단편영상제에 초청돼 상영되기도 했고, 그가 대학에 입학 하는데에도 도움이 됐다. 지난해에는 그 재능을 인정받아 MBC '무한도전'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들은 "패스트푸드점에 모여 함께 몇 날 밤을 꼬박 새면서 커다란 놀이를 준비했고, 몇 달간의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2월 9일, 'High School Jam 2'는 Project SH 첫 시즌의 마지막을 고하는 졸업작품이 되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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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경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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