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경의 맘다방] 세월호, 엄마의 마음

2015. 4. 7.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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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OC=김현경 기자] 2014년 4월 16일 오전. 평소와 다름없이 저는 이제 갓 백일이 된 아기와 씨름 중이었습니다. 젖을 먹이고, 기저귀 갈고, 안아주고, 놀아주고… 그러다 문득 적막해서 잘 보지 않던 TV를 켰습니다.

드라마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이상한 자막이 떴습니다. 세월호라는 배가 침몰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화면이 뉴스속보로 바뀌었습니다.

뉴스속보가 뜰 정도면 큰 사건인데… 걱정스런 마음으로 속보를 지켜봤습니다. 처음에는 '전원 구조'라고 나와서 그래도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거짓'이었습니다. 300명이 넘는 사람이 실종됐다고 금세 내용이 바뀌었습니다. 특히 수학여행을 가던 단원고 학생들이 대부분이라고 하자 더 겁이 났습니다.

그렇게 하루 이틀 매일 뉴스를 뚫어지게 봤지만 구조의 낭보는 없었습니다. 246명의 아이들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고 아직도 4명의 학생이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반인 희생자들도 안타까웠지만 피어보지도 못한 어린 학생들의 죽음은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마 저도 엄마가 돼서 그렇겠지요. '100일을 키운 자식도 행여나 잘못될까 노심초사인데 17년을 키운 자식을 떠나보낸 부모의 마음은 어떨까' 생각하니 마음이 무너졌습니다.

저도 가족을 잃은 아픔이 있지만 윗사람과 아랫사람의 죽음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윗사람이 떠나는 것은 언젠가 겪어야 할 자연의 순리지만 아랫사람이 떠나는 것은 순리에 어긋나는 재앙이기 때문입니다. 부모님께는 죄송한 말이지만 부모를 보내는 것보다 자식을 보내는 것이 더 견딜 수 없는 일일 것 같습니다.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은 제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겠지만 같은 '엄마'의 입장에서 조금이나마 같은 슬픔을 느끼고 있습니다.

슬픔과 함께 분노와 우울도 가슴 한 편을 채우고 있습니다. 조금만 일찍 대응했더라도 희생을 막을 수 있었을텐데 너무 쉽게 무고한 목숨들을 잃었다는 것과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수습조차 다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화가 납니다. '대통령이 배 안에 있었어도 그렇게 대응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책임을 피하기 급급하고 달라진 것이 없는 정부가 실망스럽고 나라가 우울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미안함과 자책감이 더 큽니다. 어른의 한 사람으로서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고, 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희생자 부모들께 위로의 말조차 건네기 어렵습니다. 그저 아무 것도 해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다만 어리고 착한 아이들이 그곳에서는 편히 잠들기를, 아직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은 하루 속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꽃다웠던 그들의 모습과 지금의 이 마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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