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자가 AS망 개발하자는데.."소비자 신뢰 위해 필요"

입력 2014. 8. 1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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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스마트 상담실

Q. 동업자와 함께 앱 개발 회사를 운영중입니다. 동업자는 사후서비스(AS)망 개발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자 하는데 저와 의견이 달라 갈등중입니다. 동업자의 뜻을 따라야 할까요?

A. 오사카에는 한때 ‘노렌백년회’라는 모임이 있었습니다. 노렌이란 점포나 회사의 문양이 들어 있는 무명천입니다. 일본에서는 백화점, 회사, 가게, 식당 등의 입구마다 걸려 있는 노렌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노렌백년회에서 오사카에서 100년 넘게 영업을 해온 기업 155개를 소개했습니다. 100년 이상 건재한 155개사의 공통점은 바로 신용이라고 합니다. 신용을 목숨처럼 지킨 기업만이 오래 살아남습니다. 달리 생각하면 신용이라는 것이 그만큼 지키기 어렵다는 말이겠지요.

영국 세인트앤드루스대학의 리처드 번 교수에 의하면 영장류에서 대뇌 신피질의 크기가 클수록 속임수를 잘 쓴다고 합니다. 신피질 크기가 가장 큰 동물은 인간이니, 사람은 서로를 가장 잘 속이는 동물입니다. 때로는 경쟁하고 때로는 협동하면서 인간의 뇌는 수많은 경우의 수를 다루어야 합니다. 인간의 신피질은 인간끼리의 상호작용, 그 가운데 특히 속임수를 쓰는 데 탁월하도록 진화된 기관입니다.

인간 뇌에는 속이는 능력과 오늘의 손해를 감수하고 신용을 지키는 능력이 동시에 존재합니다. 어느 능력을 사용할지는 각자의 선택이지요. 선택에 미치는 변수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미래 예측 능력입니다. 앞날을 생각하는 사람은 오늘의 손해를 감수하고 신용을 지킵니다.

다른 사람이 내 마음을 아프게 하면 뇌의 섬피질이라는 곳이 활성화됩니다. 이곳은 고통의 뇌입니다. 고통을 수반한 기억은 오래 남습니다. 나는 누군가에게 배신감을 안겨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지만 상대방은 오래도록 그 사실을 아프게 기억합니다. 그래서 한번 잃은 신용은 다시 찾기가 어렵습니다. 앱을 쓰며 기분이 상한 사람이라면 다음에 개발한 귀 회사의 제품이 아무리 좋은 앱이라 해도 사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휴대폰, 신용카드, 계좌이체 등 디지털 구매 방식이 나날이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파밍, 스미싱 등 디지털 사기도 더불어 진화하고 있습니다. 고통의 뇌를 노엽게 하지 않아야 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신뢰를 얻는 것은 언제나 좋은 일입니다. ‘의문이 생겼을 때는 항상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라’는 카네기의 말은 늘 가슴에 새겨둘 만합니다. 사후서비스망을 확충해서 소비자의 신뢰를 얻자는 동업자의 뜻을 따르는 것이 미래를 위한 투자가 될 것입니다.

신동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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