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식의 요람에서 무덤까지] '메이웨더 대 파퀴아오' 싱거운 공무원연금 개혁

신성식 2015. 5. 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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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식</br>논설위원 겸</br>복지전문기자

미국의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와 필리핀 국민 영웅 매니 파퀴아오의 ‘세기의 대결’의 승자는? 탤런트 김수미. 인터넷에 돌고 있는 우스갯소리다. 시청자들이 시종일관 싱거운 경기에 지루함을 느끼다 김수미의 한 음료 광고에 더 강한 인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나이에 걸맞지 않게 양 갈래머리를 하고서 코믹하게 춤을 추는 모습에서 복싱보다 더한 재미를 느낀 것이다. ‘소문난 잔치가 볼 게 없다’는 속설이 딱 들어맞았다고나 할까.

 소문난 잔치로 끝난 것은 공무원연금 개혁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9월부터 나라를 떠들썩하게 흥행몰이를 했지만 지난 2일에 벌어진 실제 경기는 싱겁기 짝이 없었다. 7개월의 싸움 내내 그랬다. 새누리당은 파퀴아오, 새정치민주연합은 메이웨더 같았다. 여당은 인파이터가 돼 쉴 새 없이 야당을 밀어붙였고, 야당은 메이웨더처럼 가벼운 몸놀림으로 빠져나갔다. 새누리당은 파퀴아오처럼 결정적인 주먹을 날리지 못했다. 한 방은커녕 유효타도 눈에 띄지 않았다. 야당의 아웃복싱 앞에서 번번이 헛손질을 했다. 경기 후 여야가 자신의 승리인 양 공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치적 셈법일 뿐이다.

정치판의 힘겨루기가 복싱처럼 KO(Knockout)로 승패가 날 수는 없을 것이다. 판정으로 가서 무승부로 끝나는 게 나라를 위해 바람직하다. 그럴지라도 과정은 화끈해야 한다. 화끈한 무승부가 돼야 해피엔딩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관중들의 기대는 무너졌다. 제대로 된 개혁을 기대했던 국민들을 허탈하게 했다. 복싱 경기가 끝난 뒤 왕년의 ‘핵 주먹’ 마이크 타이슨은 “5년이나 기다렸는데…”라며 허탈감을 표했다. 공무원연금 개혁도 2009년 ‘엉터리 개혁’을 한 뒤 5년을 기다렸다. 하루에 80억원의 세금이 적자보전에 들어가는 상황을 용인할 수 없어서다. 그러나 경기 후 국민들도 타이슨과 같은 넋두리를 하고 있다.

 벌써 일각에서는 메이웨더와 파키아노의 재대결 얘기가 나온다. 공무원연금도 이번 반쪽 개혁 때문에 재대결이 불가피하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상당수 전문가들이 이런 여론을 주도한다. 합의안 잉크가 마르지도 않았는데도 그렇다. 그러면 진정한 승자는? 50세 전후의 현직 공무원이다. 향후 정년 퇴직까지 10년 동안 보험료를 2%포인트 올려야 하지만 노후연금 지급률은 그 기간만 1.9%에서 1.74%로 단계적으로 깎인다. 2036년에 임용되는 공무원은 1.7%로 깎인 상태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다. 미래의 젊은 공무원은 이 사실을 알기나 할까.

신성식 논설위원 겸 복지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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