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AI가 인간 지배? 막연한 두려움 떨치자

2016. 2. 12. 00:0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 벤플 대표

인공지능(AI)은 우리에게 희망과 두려움을 동시에 안겨주고 있다. 한쪽에서는 AI가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인간을 각종 노동에서 해방시켜 주며, 거의 모든 산업에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로봇의 상용화로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섹스로봇·킬러로봇 같은 윤리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의 주요 화두도 이런 AI의 두 얼굴이었다.

 AI의 발전이 미래 인간을 편리하게 바꿔놓을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항상 긍정적인 방향으로만 흘러간다고 단정하기는 힘들다는 게 정보기술(IT)·과학계에서 나오고 있는 얘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AI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이며, AI 연구는 악마를 불러오는 것”이라는 극단적인 발언을 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그렇다면 AI의 기술수준이 어디까지 왔는지 냉정하게 살펴보자. 현재 자동차·IT업계는 스마트 워치로 자동차를 부르면 자동차가 알아서 운전한 뒤 주차까지 해주는 영화 속의 무인주행차를 꿈꾸며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 관련 AI기술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미국이다. 그러나 자율주행차가 막상 주행에 나서면 비닐 봉지나 종이박스를 장애물로 인식해 정지해서, 뒤차들의 분통을 터지게 하고 있다는 게 미국 현지의 소식이다.

 이는 AI가 인간처럼 ‘안전에 영향을 주지 않는 비닐봉지니 그냥 밟고 가도 된다’는 판단을 내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무인주행차의 개발이 ‘절대 불가능하다’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아직은 갈 길이 멀다’라고 인식하는 게 현실적이다. AI를 활용한 대화형 서비스도 그렇다. 짧고 간단한 대답은 가능하지만, 구체적이고 논리가 필요한 주제에서는 대화가 끊기는 게 현재의 기술 수준이다. 인간과 물흐르듯 이야기를 나누려면 상식적 지능과 윤리적 판단을 해야 하는데, 이를 알고리즘으로 짜는 것은 먼 미래의 일이다. 조만간 나온다는 AI를 이용한 ‘섹스봇’도 단순히 섹스 인형이 약간 발전한 정도일 뿐이다. 마치 로봇인 것 마냥 광고하고 팔면 소비자로부터 집단 소송을 당할 것이다.

  일각에서 말하는 것처럼 로봇이 세계를 지배한다거나, 호모 사피엔스가 멸망하고 새로운 종이 탄생할 것이라라는 전망은 2016년 현재의 기술 수준을 감안할 때 공상과학(SF)영화에서나 나오는 상상일 뿐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AI는 인터넷·사물인터넷(IoT)·O2O(기업 간 거래) 등으로 확장해 앞으로 엄청난 파급효과를 불러올 것이다. 이 변화는 서서히 물이 데워지는 것처럼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다. 그리고 이를 주도하는 AI는 일각에서 우려하는 인격화된(Human-like) 지능이 아닌, 단순히 합리적인(Rational) 지능을 갖춘 존재다. AI를 과학적·공학적·경영학적·정책학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출발은 AI에 대한 잘못된 ‘미신’을 타파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벤플 대표

개성공단 중단 손해는? 北 1억 달러, 한국은… '충격'

[POLL] '이란 모델' 참고한 박 대통령 "북한에도···"

대북 강공 때 지지율 오른 박 대통령, 4월 총선엔···

[단독] 양산 칩거 문재인 "우리 당 잘 돌아갑니까?"

[단독] "17년간 광고모델 했는데 받은 돈은 25만원"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