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토크] 먹거리와 소비

2016. 7. 29.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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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맥. 위키피디아

한류 바람을 타고 인기 먹거리로 등장한 ‘치맥’(치킨+맥주). 지난봄 중국기업 직원 5000여명이 인천 월미도에서 치맥 파티를 하면서 명성을 한껏 날리더니 가장 무더운 곳 중 하나인 대구에서 페스티벌까지 열리는 모양이다. 개(犬)들은 복날에만 숨을 죽이나 계(鷄)들은 연중 생사의 기로에 놓이는 모양새이다.

지난해 도축된 닭의 수는 무려 9억6000마리나 된다. 2014년 국민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이 15.4㎏이니 한 사람이 대략 20마리 정도를 소비한 셈이다. 그러나 소비에는 낭비가 따르는 법, 먹다 남겨져 공원에 버려진 치맥 잔해를 보면 불편해진다. 전 지구적으로 버려지는 음식물 또한 소비량 못지않게 그 양이 많음을 추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의하면 인류 소비를 목적으로 생산된 음식물의 약 3분의 1이 버려지거나 쓰레기로 낭비되는데 그 양이 연간 13억t에 이른다고 한다. 이 중 절반이 일부 선진국에서 만들어지고 나머지 국가에서 절반이 발생된다. 낭비되는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에 있어 선진국과 그 외 국가가 비슷하지만 음식물의 종류가 달라 환산된 화폐 가치는 차이가 확연하다. 선진국에서 낭비되는 음식물의 가치는 약 765조원으로 개발도상국의 349조의 2배가 넘는다. 우리나라 1년 예산이 387조 정도이니 그 규모가 얼마나 크고 피해가 막심한지 짐작이 가능하다.

앞으로 30년 뒤, 2045년 세계 인구는 90억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수치상으로 단순히 20억명의 인구가 느는 것이지만 먹고사는 문제에 있어서는 그 셈법이 간단치 않다. 전문가들은 식습관의 서구화에 따른 소비패턴 변화, 한정된 경작지와 용수의 고갈 그리고 기후변화 현상 등을 고려할 때 식량 생산량을 2배 이상 증가시켜야 기근을 피할 수 있고, 이는 작물 개량과 고효율적인 농축산 기술의 개발 그리고 낭비되는 음식물 양의 감소를 통하여 이루어질 수 있음을 지적한다.

FAO는 현재 낭비되는 음식물 양의 4분의 1만 줄여도 8억7000만명을 기아로부터 구제할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음식물 낭비를 줄이는 것이 환경문제 예방 차원을 넘어 전 지구적인 기아문제를 해결하고 미래에 대비하는 첫걸음인 셈이다.

노태호(KEI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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