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토크] 폭발의 양면성

입력 2015. 9. 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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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초 휴전선 지뢰폭발로 야기된 남북 긴장상태는 무더운 여름을 더욱 힘들게 했고, 곧이어 중국 톈진항에서는 사상 최악의 물류창고 폭발사고가 있었다. 또한 광복 70주년을 맞아 곳곳에서는 폭죽을 이용한 불꽃축제가 열리기도 했다. 종이, 인쇄술, 나침반과 함께 고대 중국 4대 발명품이라 평가되는 화약은 이렇듯 인류에 있어 상처와 기쁨을 주는 사회적 양면성을 지닌다.

폭발은 대부분 산소가 관여하여 급속히 이루어지는 화학적 반응을 말한다. 이 반응에 관여하는 물체의 용적이 급증하면서 빛, 충격파, 연기 등을 발생시킨다. 불로장생의 단약을 만드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명됐다는 화약은 고체 또는 액체상의 폭발성 물질이다. 이러한 물질이 담긴 물체에 충격이나 열을 가하면 순간적으로 기체화되면서 많은 양의 열과 함께 에너지가 방출된다. 화약이 만드는 에너지는 폭발성 물질이 기체화되면서 나타나는 팽창력이다. 이 물리적 힘이 로켓을 추진하거나 물질을 감싼 외형물을 파편화시킨다.

목함지뢰는 구소련 시절 개발된 대인지뢰의 일종으로 나무상자에 TNT를 넣어 만든 폭발성 무기다. 1863년 독일인 빌브란트가 톨루엔을 변형하여 만든 TNT에 폭약을 점화시키는 장치, 즉 신관을 넣어 압력이나 끈 등으로 격발장치를 작동시킴으로써 폭발하고 반경 약 2m에 피해를 입힌다. 이와는 달리 폭죽이나 불꽃놀이에 사용되는 화약은 화약류 중 가장 오랜 명성을 지닌 흑색화약이다. 이 화약은 목탄이 주류를 이뤄 검은색을 띠며 불이 잘 붙고 불꽃이 길다. 여기에 연소 시 다양한 색깔을 내는 물질을 첨가하여 밤하늘을 아름답게 물들이는 오락성을 띠게 한다. 노란색은 나트륨이나 바륨, 빨간색은 리튬, 보라색은 칼륨이 연소 시 내는 불꽃반응을 이용한 것이다.

폭발하는 것이 어찌 살상용 무기와 폭죽뿐이겠나. 감정도 폭발하고 분노도 터지는 것이 우리 삶이다. 고매할 것만 같은 시인도 운전대를 잡으면 야수로 돌변한다는 우스갯소리가 회자되는 세상. 폭발에는 연소 시 필요한 산소와 충격을 전달하는 장치가 있어야 하듯, 울화라는 마음속 화약을 제어하려면 연소에 필요한 감정을 조절하는 긴 호흡과 충격을 제어하는 안전핀, 즉 여유를 챙겨야 한다.

노태호(KEI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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