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웅의 오 마이 미디어] '디지털 우선' 넘어 '모바일 우선'으로 가는 세계 언론, 한국은 ..

입력 2015. 9. 1. 01:28 수정 2015. 9. 1.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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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디지털 우선’ 관행도 확립하지 못한 우리 언론사에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세계 언론은 ‘디지털 우선’을 넘어 ‘모바일 우선’으로 달리고 있다. 이번에도 언론사가 먼저 방향을 잡은 게 아니다. 항상 바쁘며 정보에 목마른 이용자들이 그쪽에 쏠리니(이런 이들은 쓸 돈도 많은 법이다), 민첩한 언론사부터 그들과 함께 같은 방향으로 뛰는 것이다.

 경쟁이 치열한 영국 언론 환경을 보면 정황이 분명하다. 강력한 디지털 지불 장벽을 설치한 머독 계열의 타임스와 선을 제외한 대부분의 일간지에서 디지털 이용 중에 절반 이상이 ‘모바일 단독(mobile only)’으로 발생하고 있다. 종이신문에 비해 디지털이 강한 가디언, 인디펜던트, 데일리미러가 그렇고 최고의 디지털 실적을 보이는 데일리메일도 인터넷에서 모바일 단독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다. 바다 건너 뉴욕타임스도 마찬가지다. 디지털 이용 중 절반 이상이 모바일에서 발생한다.

 그러나 모바일 쪽이 성장한다고 해서 수익도 비례해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모바일에서 이용자가 증가하는 것에 비해 광고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불평했다. 뉴욕타임스를 보더라도 다음 세 가지가 명백하다. 첫째, 광고보다 구독료 수입이 더 많다. 둘째, 광고건 구독이건 디지털 수익이 증가세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래도 종이 쪽이 디지털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수익을 낸다. 셋째, 디지털 수익 중에서 모바일은 아직 미미하다. 약 15%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를 어찌해야 하는가? 수익으로 전환하기 어려운 모바일 이용에 매달리기보다 역시 전통적인 종이 매체에 집중해 사업을 해야 할까? 세계 일류 언론사가 택한 길은 명백하다. 이용자가 몰리는 디지털, 그중에서도 모바일에서 이용자를 확보해 광고주를 연결하는 해법을 찾는 길이다.

 예컨대 뉴욕타임스는 이번 9월부터 ‘모바일 순간들(Mobile Moments)’이라 부르는 모바일 독자와 광고를 연결하는 광고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티 브랜드 스튜디오’라는 뉴욕타임스 네이티브 광고팀이 제작한다. 이용자의 모바일 기기 이용 시간과 습관에 맞추어 ‘기사에 따른 광고’를 제공하는 데 그래픽, 비디오, 양방향, 이야기 등 방법을 활용하겠다고 한다.

 모바일 광고에 ‘파괴적 혁신’이 꿈틀대고 있다. 사실 아무도 모바일 화면에서 광고 보기를 즐기지 않으며, 누구나 전통적인 배너나 팝업 광고가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따라서 혁신이 불가피하다. 미래의 모바일 광고는 이용자에게 광고인 듯 아닌 듯한 명품 그래픽이나 동영상이 될 것이다. 광고인 줄 알고 봐도 짜증 나지 않는 고품질 정보형 광고가 등장할 것이다. 또한 이런 창의적 내용과 형식의 광고를 구매력 있는 이용자와 연결하는 분석 방법도 정교하게 발전할 것이다. 모바일에 미래가 있다.

 그런데 우리 현실은 혁신은커녕 반동에 가까워 안타깝다. 일단 디지털 및 모바일 이용과 종이신문 열독을 결합한 이용지표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우리 언론사는 모바일로 구매력 있는 뉴스 이용자를 붙잡아도 소용없다. 이용 규모와 질을 측정하고, 이용자의 구매력을 추정하고, 이를 다중매체 광고 전략으로 전환해, 광고주에게 특판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가. ‘디지털 우선’을 지나 ‘모바일 우선’으로 가는 시대에 아직도 오늘의 특종을 내일 아침 신문 지면으로 전달하려 제작에 매달리는 현실이 처연하다.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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