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풍향계-박병광] 북한정권 변화 위한 촉매제 개발해야

2016. 8. 24.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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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엘리트 계층에 대해서 보다 적극적인 접근과 유인책을 고민해야 할 때"

최근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와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북한이 심각한 균열 조짐을 보이면서 체제 동요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대통령이 북한체제의 붕괴 가능성을 직접 거론했다는 점에서 김정은 정권의 미래에 대해 다시금 관심을 모은다. 과거에도 종종 북한 정권의 안정성에 대한 회의적 시각들이 등장했지만 대통령이 직접 북한의 붕괴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정은 정권의 붕괴 가능성에 대한 주장이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북한체제를 지탱해주는 요인과 이를 위협하는 요인을 면밀히 검토하는 게 필요하다.

먼저 김정은 정권의 안정성을 받쳐주는 주요 요인으로는 첫째 반세기 동안 유지돼온 강력한 김씨 왕조 중심의 유일지배체제와 기득권 세력의 존재, 둘째 당의 지배를 통한 사회 전반에 대한 물리적 통제기구의 작동, 셋째 북한의 변화를 추동할 수 있는 시민사회의 미성숙, 넷째 사회적 변화양상에 대응하면서 체제 유지를 추구하는 북한 당국의 정책변화 능력 등을 들 수 있다.

반면 김정은 정권의 불안정성을 추동하는 요인으로는 첫째 시장화의 진전과 배급체제의 붕괴로 사회적 통제능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점, 둘째 외부 문화와 사조의 유입으로 이념과 사상적 통일성에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 셋째 국가능력의 전반적 하락으로 물리적 통제기구의 능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점, 넷째 탈이념적인 새로운 세대가 성장하고 있다는 점, 다섯째 대북제재에 따른 국제적 고립과 압박이 심화돼가고 있다는 점 등을 지적할 수 있겠다.

어쩌면 현재 북한사회는 정권의 안정을 지탱해주는 요인과 불안정을 추동하는 요인이 극도의 폐쇄성을 특징으로 하는 북한이라는 ‘암상자(black box)’ 속에서 치열한 ‘밀당’을 벌이고 있는지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발생한 태영호 주영국 북한 공사의 탈북은 김정은 체제를 떠받치던 중견 간부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김정은에 대한 충성도와 정권의 내구성에 보이지 않는 균열이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바탕으로 행해지고 있는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대북제재 국면 역시 북한의 정권 안보에 대한 대내외적인 스트레스를 높이는 요인이라 하겠다.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통해서 한국과 미국을 위협하고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면서 국제사회의 제재에서 벗어나고자 하지만 그러한 전략은 성공하기 어렵다. 오히려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단행하고 대규모 도발을 시도할 때마다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은 더욱 강화됨으로써 김정은 정권의 안정성을 흔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정은 정권의 붕괴는 우리 정부와 국민에게 커다란 도전과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그것은 당면한 한반도의 핵 위기를 풀어가고 통일을 이루는 ‘새로운 전기(轉機)’가 될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가만히 두 손 놓고 기다린다고 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할 리도 만무하고 정권 붕괴가 도래하지도 않을 것이란 점이다.

결국 현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북한의 변화를 창출해 낼 수 있는 효과적인 ‘촉매제’를 개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북한 사회의 잠재적 불안정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촉발되려면 북한의 엘리트층에 대해서 보다 적극적인 접근과 유인책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북한 정권의 불안정성이 현실화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북한 내 엘리트 계층의 역할과 움직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硏 동북아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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