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이진]박태환과 이중 처벌
▷‘마린보이’ 박태환의 국가대표 선발을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2014년 금지 약물 양성반응으로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8개월 자격정지를 당했던 그가 향후 3년간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 규정이 논란의 핵심이다. 박태환의 국가대표 복귀를 바라는 쪽에서는 체육회 규정이 이중 처벌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약물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라는 반대편은 국가대표 탈락을 징계에 덧붙인 행정처분 정도로 보는 듯하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어제 “박태환 선수가 꼭 리우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 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도 “언제부터 국제 기준보다 더 엄격한 규범을 우리가 적용해 왔느냐”며 박태환을 도와 달라고 3일 페이스북에 썼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2일 기자회견을 열어 ‘박태환 살리기’ 포문을 열었다. 이들 정·재계 인사의 성원 배경에는 박태환이 약물복용 죗값을 모두 치렀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박태환은 4월 동아수영대회에서 남자 선수로는 유일하게 4개 종목 모두 올림픽 출전 기록을 통과했고 자유형 400m에서는 올 시즌 세계 4위 기록을 냈다. 27세로 어느덧 노장(老將)이 된 박태환의 기량이 징계에도 불구하고 녹슬지 않은 것이다. 2011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약물 징계가 끝난 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금지하는 이중 처벌 규정을 없앴고 각국도 이를 따르도록 권고했다. 박태환을 구제하지 않더라도 체육회 규정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는 것은 필요하다.
이진 논설위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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