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한기흥]이스라엘이 포기 않는 스파이
▷조너선 폴러드는 미국 역사상 가장 유명하고, 가장 논쟁적인 스파이다. 유대계 미국인인 그는 해군 정보국 분석가로 일하면서 미국의 글로벌 감시 네트워크 등 수많은 기밀을 이스라엘에 돈을 받고 넘긴 혐의로 1985년 체포돼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그가 복역 30년 만인 11월 21일 가석방된다. 법적인 요건을 채웠기 때문이라지만 이스라엘과 미국의 유대계들이 끈질기게 석방 로비를 벌인 결과로 보인다. 미국에선 감형과 석방에 반대하는 여론도 높았다.
▷이스라엘은 당초 폴러드가 체포를 피해 망명을 요청했을 때 거부했다. 외교 문제를 우려했을 것이다. 하지만 1995년 그에게 이스라엘 시민권을 줬고, 1998년 자국 스파이임을 공식 인정했다. 이츠하크 라빈부터 베냐민 네타냐후에 이르는 역대 이스라엘 총리들은 미국 대통령을 만날 때마다 폴러드의 석방을 요구했다. 중동 협상의 조건으로 내건 적도 있다. 네타냐후는 2002년 옥중의 폴러드를 면회했다. 미국엔 이런 배신자도 없지만, 이스라엘엔 국가가 나서 보호해야 할 애국자였다.
▷국가정보원의 해킹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야당은 국정원에 로그파일 원본을 제출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국정원은 정보활동이 노출되면 생명이 위태로워지는 사람이 생길 수도 있다며 국익에 호소한다. 이번에 국정원은 다른 나라 정보기관 보기가 민망할 만큼 만신창이가 됐다. 국정원이 해킹 장비를 이용해 불법이나 월권을 저지르지 않았는지 따지더라도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거는 스파이들을 위험에 빠뜨려서는 안 된다.
한기흥 논설위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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