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 美 공동체 축제 '버닝 맨', 巨富들의 돈자랑으로 퇴색

2014. 8. 28.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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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미국 실리콘 밸리 거부 기업가들의 '돈자랑질성(性)' 초호화캠핑이 기업과 자본, 구속으로부터 일탈을 추구하는 대규모 축제를 망가뜨리고 있다.

사막에 모여 일주일간 거대한 공동체를 이루며 자유와 창작, 연대의 축제를 벌이는 '버닝 맨'이 실리콘 밸리의 거부 기업가들의 초호화캠핑장으로 변질되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최근 '사막 위에 그어진 선: 버닝 맨에서 첨단기술산업 엘리트들의 무한경쟁 돈자랑'(A Line Is Drawn in the Desert:At Burning Man, the Tech Elite One-Up One Another)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사막의 캠핑장에서 이루어지는 실리콘 밸리의 기업가들의 은밀한 돈자랑( I-can-spend-more-money-than-you-can) 게임이 축제의 본질을 변질시키고 결국은 모든 참가자들을 망치게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버닝 맨 페스티벌은 매년 8월 월요일에서 9월 첫 월요일까지 일주일간 미국 네바다주 북부 블랙록 사막에서 열리는 행사다. 올해행사는 지난 25일 시작돼 오는 9월 1일까지 계속된다. 축제 기간 중 토요일 밤 나무 인형 불태우는 의식으로부터 명칭이 유래됐다. 지난 1986년부터 시작돼 지금은 5만명이 넘게 모이는 대규모 행사로 발전했다. 일주일간 자발적이고 자생적이며 자급적인 거대 공동체를 이뤄 마음껏 스스로를 표현하고 즐기는 것이 규칙 아닌 규칙이다. 각 참가자는 플라야(Playa)라 불리는 염전에서 공동 생활을 하여 그곳에서 자신을 표현하면서 생존한다. 이 실험적인 지역 사회는 스스로를 가상의 도시 블랙록시티(Black Rock City, BRC)라고 부른다. 뉴욕타임스는 '버닝 맨'이 열리는 블랙록시티의 모습을 "옷을 벗어 제끼고 (약에 취한 채) 테크노 음악에 몸을 맡긴 히피들로 가득한 사막"이라고 묘사했다.

도시와 경쟁의 삶, 기업과 자본이 지배하는 일상으로부터 일탈하는 것이 축제의 의미이기 때문에 참가자들은 숙식을 포함한 모든 활동에 구매나 상업적 거래를 거의 하지 않는다. 가지고 온 텐트에서 야영하며, 싸 오거나 컵라면같이 간단하게 조리한 음식을 먹는다. 인터넷, 스마트폰, SNS도 사절이다. 약물과 마약물은 물론 불법이지만, "할로윈 때 사탕만큼이나 구하기 쉽다"는 게 뉴욕타임스의 얘기다. 또 자칭 '버너'(Burner)인 참가자들은 눈이 맞고 취향이 비슷하면 함께 캠핑을 하며 일주일간의 거대한 공동체를 형성한다. 남으면 나누고, 모자라면 얻고, 서로 물건을 바꾸며 자급하고 연대하는 것이 이곳의 특징이다. 뉴욕타임스는 그것을 "식사에서 때때로 타액(키스)에 이르기까지의 '공유정신'"이라고 했다.

이러한 버닝 맨을 망쳐놓는 문제아들은 바로 참가자들이 그토록 피하고자 했던 21세기 자본주의 상징이자 최첨단 기술 및 미디어의 기린아들이다. 구글의 창립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을 비롯해 세계 최고 부자 중 한명인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 아마존닷컴의 제프 베조스 회장, 전기자동차 테슬라모터스의 엘론 머스크 등 젊고 창의적인 기업가이자 슈퍼리치들에게도 버닝 맨 참가가 최근 몇 년간 큰 유행이 되면서 축제의 풍경과 의미가 급속히 바뀌고 있다. 이들과 함께 IT나 모바일, 소프트웨어, 컴퓨터, 엔터테인먼트업계의 거물과 벶처 투자자, 젊은 부자 기업가들이 몰려들자, 버닝 맨의 한 편은 때아닌 '초호화캠핑촌'이 된 것이다.

이들은 텐트 대신에 아예 침대와 에어컨이 갖춰진 호텔 스위트룸 수준의 캠핑 트레일러를 옮겨오거나 임시 숙박시설을 지어버린다. "맙소사, 사막 한가운데 캠핑에서 에어컨이라니!"라는 것이 일반 참여자들의 반응이다. 일반참여자들의 텐트숙박비용은 비싸야 1인당 300달러이지만, 고급 트레일러 캠핑은 보통 2만5000달러다. 실리콘 밸리와 할리우드의 기업가와 젊은 창업자, 벤처 투자자 등 100명과 함께 이곳에서 하나의 캠핑촌을 형성한 익명 요구의 한 참여자는 럭셔리 파티가 포함된 자신들의 주말 숙박 총 비용을 200만달러(20억여원)이라고 했다.

▶지난 2012년 열린 버닝 맨 페스티벌. 기업과 자본으로부터의 지배와 구속에서 벗어나 자유와 열정, 창조를 추구하는 버닝맨 페스티벌이 슈퍼 리치들의 초호화캠핑장으로 변질되고 있다.

최근엔 도를 더해 '셰르파'(짐꾼 및 안내원)와 별 다섯개 이상 최고 수준의 '셰프'(요리사)까지 동원되는 일이 드물지 않게 됐다. 실리콘 밸리의 거물들은 전용기로 비행장에 내려서는 곧바로 '셰르파'의 대형 차량으로 블랙록시티로 이동을 하게 되고, 침대와 에어컨이 갖춰진 숙소에서 개인 요리사가 제공하는 스시와 랍스타, 스테이크가 포함된 뷔페식으로 식사를 하며 '왕과 왕비'같은 며칠간의 사막 캠핑을 즐기는 것이다. 최근엔 아예 전기와 와이파이, 뷔페식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가의 서비스상품까지 스위스의 고급 컨시어지 업체 키(Key)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들에 의해 축제가 변해가는 꼴을 바라보는 '버너'들의 심정은 착잡하다. 지난 1995년부터 버닝 맨에 참여해왔다가 2년전엔 '셰르파'로도 거부들의 시중을 들었다는 타일러 핸슨은 당분간은 축제로 돌아갈 계획이 없다. 그에겐 셰르파를 동원하고 돈을 펑펑 써대며,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거물급 인사들이 불편하기만 하다. 그는 "첨단기술의 기업가들은 이제 버닝 맨에 가서 또다른 대박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내기 위해 약에 취한다"며 "이제 저항문화, 반문화 혁명으로서의 버닝맨은 없다, 그저 기성사회의 또 다른 거울이 돼 버렸다"고 꼬집었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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