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열며-이광형] 조윤선 내정자 할 일 많다

2016. 8. 17.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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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월만의 화려한 컴백, 소통으로 시작 청문회 통과 후 현안 푸는 능력 발휘하길

16일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 별관 2층 브리핑실.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가 들어섰다. 그는 “안녕하십니까, 조윤선입니다”라고 인사한 뒤 메모지를 꺼냈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 장관 내정자로 공식 발표가 난 후 11시30분쯤 문체부 대변인실을 통해 오후 2시 조 내정자가 기자 브리핑을 한다는 내용이 알려졌다. 장관 내정자가 청문회와 국회 인준 전에 부처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브리핑을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어서 배경은 무엇이고, 어떤 내용인지 초미의 관심을 모았다. 박근혜정부의 초대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내고 청와대 정무수석까지 거쳤으니 청문회 통과는 자신 있기 때문에 내정자 신분으로 브리핑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조 내정자는 다소 엄숙하고 긴장한 표정으로 준비해온 글을 읽어나갔다. “문화융성과 창조경제의 국정기조 하에 우리나라가 문화강국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하는 시기에 주무부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어 무한한, 또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낍니다.” 이어 “앞으로 문화융성으로 우리 국민이 행복하고 윤택하게 그리고 우리나라를 강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길에 성심을 다하겠습니다. 국회 청문회 준비를 충실하게 하고 의원님들의 질문에 성실히 임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밝힌 뒤 자리를 떴다. 현장에 참석한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은 일절 하지 않았다. 여기까지 걸린 시간은 1분 정도였다.

조금 늦게 브리핑실에 도착한 일부 기자들은 브리핑이 이미 끝났다는 사실을 알고 허탈해하기도 했다. 곧 이어 ‘1분 브리핑’이라는 말이 인터넷에서 떠돌았다. 문체부 측은 “오늘 브리핑은 장관 내정자가 간단한 인사 정도 하는 자리여서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그림자’ ‘박근혜정부 최대의 스타 장관’으로 불리는 그는 지난해 5월 공무원연금 개혁안 국회 처리 지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일선에서 물러난 지 15개월 만에 화려하게 복귀한 셈이다. 최근 국가 브랜드 표절 논란에 휩싸인 김종덕 장관을 경질하고 문화융성을 더욱 활성화시킬 적임자로 발탁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정치 이력을 대변하는 키워드는 ‘대변인’이다. 2002년 16대 대선 때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공동대변인으로 ‘정당 사상 최초의 여성 대변인’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해 ‘한나라당 최장수 대변인(665일)’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문체부 업무 가운데 정부 대변인 역할도 있는 만큼 그가 실력을 발휘할지 두고 볼 일이다.

변호사 출신인 조 내정자는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 ‘문화가 답이다’ 등의 저서를 낼 만큼 문화예술 분야에도 식견을 인정받았다. 피아노 실력도 수준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적인 소양을 갖춘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크지만 예술, 체육, 종교, 관광, 게임 등 복잡하게 얽혀 있는 문체부의 현안을 어떻게 풀어낼지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 한류의 지속적인 확산과 관광산업 육성 등 현안들도 산적해 있다.

하지만 청문회 통과가 우선이다. 장관을 한 번 지냈으니 별 문제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자신과 주변을 재점검해봐야 하지 않을까. 장관으로 임명된 후에도 각계 현장의 목소리를 허심탄회하게 듣기를 권한다. 장관 내정자로서 선제적으로 각오를 밝힌 ‘1분 브리핑’이 현장과 적극적인 소통을 꾀하려는 첫 걸음으로 기억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g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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