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톡톡] "예멘 공습 조종사들에 벤틀리 100대 선물".. 사우디 王子 발언 논란

김민정 기자 2015. 4. 25.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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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등 900여명 사상.. 예멘 국민 등 비난 쏟아져

중동의 최고 부호로 꼽히는 사우디아라비아 왕자가 예멘 공습에 참여한 공군 조종사들의 노고를 치하해 '벤틀리' 승용차 100대를 선물하겠다고 밝혀 인근 지역 국민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사우디 공군을 필두로 아랍권의 수니파 9개국은 지난달 26일부터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를 격퇴하기 위해 예멘을 공습하고 있다. 예멘은 시가지가 파괴되고 민간인을 포함해 9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알 왈리드 빈 탈랄(60·사진) 왕자는 지난 21일 트위터에 "이번 공습에 참여한 사우디 공군 조종사들 100명에게 감사의 의미로 벤틀리 100대를 선사하게 돼 영광"이라고 글을 올렸다. 벤틀리는 세계 3대 명차로 불리는 영국의 최고급 자동차로 한 대당 2억~3억원을 호가한다. 300만여명의 팔로어를 가진 그의 트윗은 순식간에 수천 회 리트윗되며 확산됐다.

일부 사우디 국민은 그가 "관대하게 베풀었다"고 옹호했지만, 곧 예멘을 비롯한 인근 지역 국민의 비난이 쇄도했다. "무슬림 아이들이 사우디 공군 손에 죽었는데 그들에게 벤틀리로 보상한다니" "음식도, 물도, 약도 없는 예멘에는 벤틀리는커녕 구급차 한 대도 주지 않는다" 등의 글이 쏟아졌다. 한 예멘 국민은 부서진 자신의 집 사진과 함께 "다행히 나는 살아남았다. 그런데 조종사들은 벤틀리를 받다니 불공평한 세계"라고도 했다. 곧 탈랄 왕자의 트윗은 삭제됐고, 사우디 언론은 그의 트위터 계정이 해킹됐을 수 있다고 보도했지만 그는 함구하고 있다.

탈랄 왕자의 고급 승용차 선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그가 작년에도 사우디 축구 리그에서 우승한 '나스르' 구단 선수들에게 25대의 벤틀리를 사줬다고 전했다. 탈랄 왕자 본인도 '람보르기니'와 '페라리' 등 고가의 차 200여대를 소유하고 있다.

그는 후계 순위에서는 밀리지만 226억달러(약24조원)의 재산을 가진 왕실 최고의 부호다. 투자 회사 '킹덤 홀딩스'를 운영하며 미국 유수 기업에 투자하는 그를 두고 미 타임지는 '중동의 워런 버핏'이라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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