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별' 지구를 살리자] 가뭄에 한파..케냐 인구 4분의 1이 기근·영양실조

입력 2014. 9. 17. 21:11 수정 2014. 9. 17.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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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작물 못자라 식량난 극심
비닐하우스 농법 도입 대응 나서

"서리가 자주 내려 작물에 피해를 끼치더니 어제는 느닷없이 우박이 쏟아졌습니다."

지난 8월26일 케냐 나쿠루 카운티에 위치한 배기마을의 실험농장을 찾았을 때 관리인 페트릭은 한파에 얼어 죽은 양배추를 가리키며 한숨을 내쉬었다.

춥지 않을 것만 같은 아프리카에서 한파가 점점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예측 불가능한 날씨는 식량난으로 이어져 아프리카의 빈곤을 심화시키고 있다.

케냐는 3∼6월이 우기이다. 농민들은 이 기간에 작물을 심는다. 하지만 올해는 우기에 비가 오지 않아 작물이 모두 말라죽었다. 케냐는 8월에 비가 거의 오지 않지만 지난주에는 엉뚱하게 이틀간 폭우가 내렸다.

배기마을 촌장은 "1년 내내 한파가 오고 매일 아침에는 너무 춥다"면서 "이상기온으로 농작물 피해가 크다"고 말했다.

기후 변화를 심각하게 겪고 있는 케냐의 날씨는 예측이 불가능하다. 어떤 지역은 짧은 우기 동안 내린 폭우로 심각한 홍수를 경험하는 반면 다른 지역은 긴 우기 동안 오히려 비가 오지 않아 가뭄을 겪는다. 홍수와 가뭄이 단짝처럼 붙어다닌다. 케냐의 최저기온은 1960년대에 비해 50여년 만에 전국적으로 0.7∼2도 상승했지만 한파와 서리도 극성을 부리고 있다. 이러한 극한의 날씨는 어느덧 케냐에서는 일상이 돼 버렸다.

케냐 나쿠루 카운티에 위치한 배기마을의 실험농장 관리인 페트릭이 한파에 얼어 죽은 양배추를 보여주고 있다. 춥지 않을 것만 같은 아프리카에서 기후 변화로 한파가 점점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배기마을 촌장은 "2년 전만 해도 계절이 뚜렷하게 있어 그때에 맞춰 작물을 심었다"면서 "지금은 비가 언제 올지 몰라 그저 운에 맡길 뿐"이라고 말했다.

최근 4년 연속 발생한 심각한 가뭄으로 인한 흉작으로 케냐 전체 인구 4분의 1이 기근과 영양실조에 시달렸다. 케냐 국토의 85%를 차지하고 있는 건조와 반건조 지역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배기마을은 빈곤 퇴치 목적으로 농장을 건설하고 비닐하우스를 지어 작물을 재배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나이바샤 지역을 살리기 위해 공공과 민간이 힘을 합친 '이마리샤(일어나라) 나이바샤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나이바샤(케냐)=글·사진 윤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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