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플러스] 대박 아니면 쪽박, 1천만 영화의 명과 암

신지영 전종환 2015. 8. 28.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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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올여름 영화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하죠.

영화 암살에 이어 베테랑이 10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누적 관객이 어제까지 암살은 1184만 명, 베테랑은 973만 명입니다.

외형적으로 우리 영화시장도 이제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도 나오는데.

하지만 극복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습니다.

오늘 뉴스플러스에서는 동시 1000만 영화 탄생의 의미와 과제를 짚어봅니다.

먼저 신지영 기자가 시작합니다.

◀ 리포트 ▶

2010년 맷값폭행 사건과 지난해 땅콩회항 사건.

잊을만하면 터지는 재벌가 스캔들을 볼 때마다 국민들은 갑의 횡포에 분노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영화 '베테랑' 속 망나니 재벌 3세의 만행은 현실감 있게 다가왔고,

[유아인]
"원래 문제를 삼지 않으면 문제가 안 되는데, 문제를 삼으면 문제가 된다고 그랬어요."

정의감 넘치는 형사 서도철이 돈의 권력에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싸울 때 관객들은 통쾌함을 느꼈습니다.

[황정민]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어? 어?!"

[류승완 감독]
"우리 영화 속 주인공은 자기 일을 다 해낸 것 같아요. 수갑채워야 되는 놈한테 수갑 채우고, 할 걸 다 했는데. 자, 그다음은 우리 몫인 거죠."

이같은 관객의 호응 속에 개봉 이후 줄곧 박스 오피스 1위를 고수했고, 내일 오전 천만 관객을 돌파할 전망입니다.

영화 '암살'이 앞서 천만 고지를 넘은 지 2주 만으로, 같은 시기에 천만 영화 두 편이 동시에 탄생한 건 한국 영화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강유정/영화평론가]
"'베테랑'과 '암살'의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현실에서 좀 하기 어려운 정의로운 일들이 영화에서 이뤄진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까지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는 모두 16편.

그 중 12편이 한국영화로, 2012년 이후로는 매년 천만 한국 영화들이 배출되고 있습니다.

◀ 기자 ▶

상반기 부진을 딛고 풍요로운 여름 성수기를 보내고 있는 한국영화 시장.

하지만 이른바 '중박'을 치는 영화가 줄고 '대박 아니면 쪽박'이라는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우리 영화 발전에 걸림돌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데요.

전종환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여름방학 특수를 노려 개봉한 국산 애니메이션 '고녀석 맛나겠다 2'

개봉 첫 주 129개의 스크린을 배정받았는데, 그 중 3분의 1은 아이들이 영화를 보기 힘든 아침 9시 이전 시간대였습니다.

관객이 아예 없는 날도 있었고 결국 좌석 점유율은 10%를 넘기지 못했습니다.

첫 주 성적을 바탕으로 재배정된 다음 주 스크린 수는 28개, 5분의 1로 뚝 떨어졌습니다.

[영화 관계자]
"(하루에) 1,2번밖에 상영하지 않는 작은 영화의 경우에는 어느 시간대 배정이 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같은 기간, 블록버스터 영화 세 편의 스크린 점유율은 84.2%.

이 시기 개봉한 영화 17편이 나머지 15%를 가지고 경쟁해야 했습니다.

극장 측은 예측 조사를 바탕으로 관객이 선호하는 영화에 스크린이 많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이같은 쏠림 현상은 다양한 소재의 영화를 극장에서 찾아보기 힘들게 만드는 한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지현/22살]
"인기있는 것들만 몇 관씩 엄청 많이 하잖아요. 보고 싶은 걸 못 본 적도 많고."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 영화사나 배급사의 영화는 개봉 첫주 관객몰이에 실패하면 사실상 간판을 내리는 게 일반화됐고, 도전적인 영화 제작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최광희/영화평론가]
"메이저 배급사의 라인을 타지 못하면 아무리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라도 관객들을 모을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주어지지 않는 거잖아요."

미국은 이미 70년 전부터 영화 상영과 배급을 분리시켜 독점을 막고 있고, 프랑스도 스크린 독점을 정부가 규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한 영화가 상영관의 50% 이상을 점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만들려 했지만 영화계 안팎의 반대로 무산됐습니다.

MBC뉴스 전종환입니다.

(신지영 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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