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플러스] 유전자 교정 '슈퍼 돼지·슈퍼 소' 개발.. 먹어도 안전할까?

김윤미 손병산 2015. 8. 3.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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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만약 농장에서 사육하는 돼지의 몸집을 마음대로 키울 수 있다면 식탁에 오를 살코기의 양도 훨씬 많아지겠죠.

조금 엉뚱한 상상 같습니다마는 실제로 일반 가축보다 살덩이가 훨씬 많은 이런 슈퍼돼지와 슈퍼소가 속속 개발되고 있습니다.

유전자에서 특정 부분을 없애는 유전자 교정사실이라는 걸 이용한 건데요.

오늘 뉴스플러스에서는 이런 유전자 교정 가축들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김윤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연간 돼지고기 국내 소비량은 100만톤, 한 사람이 1년에 20kg 넘게 먹습니다.

국내 사육양만으론 부족해 2~30% 정도는 수입해서 충당합니다.

축산업계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정부 연구기관에서 만든 슈퍼돼지입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엉덩이 살이 두툼합니다.

같은 기간 자란 일반 사육돼지와 비교해보면 몸집 전체가 확연히 큰데, 근육량이 워낙 많아, 별명이 '이중 근육 돼지'입니다.

돼지의 DNA에서 근육이 비대해지지 않게 하는 마이오스타틴이란 유전자를 제거했더니, 근육량이 확 늘어난 겁니다.

연구진은 일단 중국 시장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김진수 단장/기초과학연구원]
"돼지는 연간 10억 마리 이상이 도축되고 생산되는 굉장히 큰 시장인데, 축산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상당히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마치 육체미 선수처럼, 울퉁불퉁한 근육을 자랑하는 벨지언블루라는 이 소는 19세기 초 발견된 자연 돌연변이의 형질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습니다.

작년 9월 해외 연구진이 일반 가축 소에서 근육 억제 유전자를 제거해 이 벨지언블루와 닮게 만든 슈퍼소를 개발한 데 이어 국내 서울대 연구진도 현재 한우보다 몸집이 큰 슈퍼 한우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장구/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
"유전자 기술이 적용되면 (한우) 개량 속도를 적어도 2,3년 이상 빨리할 수 있기 때문에 그로 인한 경제적 가치가 굉장히 높다고…"

이 밖에도 현재 국내외에선 특정 유전자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성분이 다른 달걀을 낳는 닭이나, 질병에 강한 소 돼지도 경쟁적으로 연구 중입니다.

◀ 기자 ▶

앞서 보신 슈퍼돼지나 슈퍼소는 특수 효소로 DNA의 특정 부분만을 잘라내는 이른바 '유전자 가위' 기술을 적용한 건데요.

GMO로 잘 알려진 '유전자 변형'과 구별해서 '유전자 교정' 동식물로 분류합니다.

미래 먹거리 문제에 기여할 획기적인 대안이 될 거란 전망도 있지만, 과연 먹어도 괜찮은지, 다른 부작용은 없는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 리포트 ▶

자연산 연어는 식탁에 오르기까지 3년 정도 자라야 합니다.

반면 미국의 한 업체가 개발한 슈퍼연어는 성장기간이 18개월로 절반에 불과합니다.

맛 좋은 대서양 연어에 성장이 빠른 치누크 연어와 등가시치의 유전자를 섞어 속성으로 키우는 겁니다.

하지만 먹어도 안전한지 논란이 계속되면서 판매 허가는 20년째 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슈퍼돼지는 슈퍼연어와는 만드는 방법이 달라 안전하다는 게 연구진 입장입니다.

슈퍼연어는 다른 생물종의 유전자를 섞는 '유전자 변형'으로 나왔지만, 슈퍼돼지나 슈퍼소는 원래 몸속에 있던 유전자의 일부를 제거해 이질적인 유전자가 섞이지 않았다는 겁니다.

[김진수 단장/기초과학연구원]
"기존의 유전자 변형 기술, GMO 기술과는 완전히 차별화되는 것이기 때문에, (유전자 교정 가축은) 달리 취급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래도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교정한 축산물을 식탁에 올리는 건, GMO가 그랬듯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민감한 사안입니다.

[송기원/연세대 생화학과 교수]
"생명과학 기술은 우리 자신에 관련된 일이거든요. 우리 자신이나 후손에 관련된 일이기 때문에,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때문에 정부와 학계, 시민 사회가 안전성을 검증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유전자 교정 동물이 관리를 벗어날 경우, 자칫 생태계 교란을 일으킬 위험성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MBC뉴스 손병산입니다.

(김윤미 손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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