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플러스] 지진에 약한 벽돌식 건물..학교도 위험하다

정진욱 조국현 2015. 5. 2.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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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우리나라도 지난 30여 년 동안, 지진 발생이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재작년엔 무려 99번, 그러니까 나흘에 한 번 꼴로 땅이 흔들렸습니다.

최근엔 규모 5.1 비교적 강한 지진도 발생했죠.

서해에 꿈틀대는 단층 때문에, 또 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우리나라도 언제든 강진이 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는데요.

그렇다면 우리 건물들은 지진에 안전할까요?

먼저 정진욱 기자가, 지진에 가장 취약하다는 벽돌집의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2008년 5월, 6만9천명이 사망한 쓰촨 대지진.

부서진 가옥 21만채 대부분은 벽돌 집이었습니다.

2010년 아이티 대지진 당시에도 이번 네팔 지진 현장에서도 벽돌 집이 주로 무너져 피해를 키웠습니다.

벽돌 집이 지진에 얼마나 취약한 지 실험한 영상입니다.

네팔 지진의 1000분의 1 강도인 규모 6.0 정도의 가상 지진에도, 진동 10초만에 1층과 2층 사이 금이 생기고, 이어 건물이 두 동강으로 잘립니다.

벽돌 파편들도 떨어집니다.

[김재봉 박사/부산대 지진방재연구센터]

"벽돌 블록으로 쌓아진 구조는 지진이나 바람과 같은 힘이 작용했을 때 전도돼서 파괴되기 쉽습니다."

벽돌 자체보다는 벽돌과 벽돌을 이어주는 시멘트 접착 부위가 취약해, 지진 진동에 쉽게 갈라지고, 벽돌이 떨어져, 천정까지 무너지는 겁니다.

[정길호 과장/국민안전처]

"지진 현장에서 피해가 발생하는 건물들은 상당부분, 한 8,90%는 조적조(벽돌식) 건축물이다..."

최근 정부 통계를 보면, 국내 건물 10곳 중 4곳은 벽돌을 쌓아서 지은 조적식 건물입니다.

상당수가 7~80년대 지어져 대부분 내진 설계도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국내에 규모 6.0의 지진이 나면 벽돌집 37%가 무너져, 붕괴 위험이 철근콘크리트 건물보다 3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이원호 교수/광운대 건축공학과]

"내진 보강작업이 상당히 시급한 상황입니다. 철망같은 것을 갖다가 대고 모르타르(시멘트 혼합물)로 바른다든지.."

물론 철근 콘크리트 건물이라고 해서 다 안전한 건 아닙니다.

보시는 것처럼, 내진 설계가 제대로 안 된 한 학교 건물 기둥을 재현해 실험해보니, 규모 6.0 가상 지진에 콘크리트는 박살나고, 철근도 찌그러집니다.

건물이 노후화되고, 또 부실할 수록, 지진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데요.

특히 아이들 학교 건물의 안전이 갈수록 열악해지는 걸로 드러났습니다.

조국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고등학교.

지난 1967년 철근 콘크리트로 지어졌습니다.

그런데 건물 외벽의 상태가 심상치 않습니다.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큰 균열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계단 역시 아래 쪽으로 심하게 침하돼 있습니다.

[고등학생]

"저희들은 '지진 한번 나면 끝장나겠구나'라는 걱정을 많이 하죠."

올해로 지은 지 42년이 된 초등학교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로 외벽 곳곳에 금이 가 있고, 벽돌 사이 틈이 비어 있는 부분도 군데군데 눈에 띕니다.

이들 학교의 재난 안전 등급은 D등급입니다.

붕괴 위험이 커 보수가 시급한 수준인 건데 이런 곳은 전국적으로 140곳에 달합니다.

30년 이상 된 노후 건물이 대부분인데, 문제는 이런 위험 시설이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작년 말 교육부가 기존에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분류됐던 A,B,C등급 학교를 다시 정밀 조사해보니 A등급은 26곳에서 1곳으로 급감한 반면, C등급이었다가 D등급이 돼 붕괴 위험이 높아진 학교는 35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거기에 벽돌로 지어져 지진에 특히 취약한 조적식 학교 건물은 서울에서만 세 개 중 하나 꼴.

게다가 2000년 이전에 지은 학교들의 경우 내진 설계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진이 났을 때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대책이 시급합니다.

MBC뉴스 조국현입니다.

(정진욱 조국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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