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속도와 가격은 착한데.. 샌디스크 울트라 II SSD

김영우 입력 2014. 10. 24. 14:49 수정 2014. 10. 29.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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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D를 구매하고자 할 때 가장 신경쓰이는 점은 역시 가격, 그리고 속도다. 가격은 당연히 쌀수록, 속도는 빠를수록 좋다. SSD의 속도와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SSD의 핵심부품인 낸드플래시의 기록 방식이다. 메모리 셀당 1비트씩 데이터를 저장하는 SLC 방식이 성능과 수명 면에서 가장 유리하지만 가격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최근 SSD에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그래서 2010년 즈음부터 팔리는 다수의 SSD는 셀당 2비트씩 이상씩 데이터를 저장하는 MLC 방식이다. 당초 MLC 방식은 SLC 방식에 비해 값은 싸지만 성능과 수명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외면 받았지만, 공정과 기술 개발에 의해 이런 점이 개선되면서 시장의 주류가 되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셀당 3비트씩 데이터를 저장, MLC 방식보다 더욱 가격 경쟁력을 높인 TLC 방식의 SSD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2012년 즈음부터 TLC 방식의 SSD를 주력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초기 제품은 성능 면에서 다소 뒤떨어진다는 평을 받았지만 2013년에 출시된 '840 EVO' 시리즈는 TLC 제품임에도 어지간한 MLC 제품을 능가하는 성능을 발휘해 큰 인기를 끌었다. 삼성의 선방 덕분인지 향후 SSD 시장은 TLC 방식이 주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SSD 시장의 대표주자 중 하나인 샌디스크(SanDisk) 역시 이에 뒤질세라 가격대성능비가 높은 TLC 방식의 SSD인 울트라 II SSD(Sandisk Ultra II SSD) 신제품(120GB / 240GB / 480GB / 960GB)을 선보였다. 출시 시기가 좀 늦긴 했지만 그만큼 더 많은 준비를 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샌디스크의 자신감이 느껴지는 이 제품을 자세히 살펴보자.

호환성 높은 2.5인치 규격의 SATA3 모델

샌디스크 울트라 II SSD(이하 울트라 II)의 외형은 여느 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샌디스크 제품 특유의 검은색 본체에 빨간색 글씨가 눈에 띌 뿐, 나머지는 전형적인 2.5인치 규격 SATA 방식 SSD다. 연결 인터페이스 역시 최근 시장의 주류를 이루는 SATA3(6Gbps)이므로 시중에 쓰이는 대부분의 노트북이나 데스크톱과 무리 없이 호환이 가능하다.

참고로 현재 샌디스크에서 판매중인 일반 소비자용 SSD는 크게 4가지의 등급으로 나뉘는데, 울트라 II는 최상급인 '익스트림 프로(Extreme PRO SSD)'에 이은 2번째 등급의 제품이다. 결코 보급형 제품이 아니라는 의미다. 제조사에서는 밝힌 성능은 읽기속도 최대 550MB/s, 쓰기속도 최대 500MB/s로, TLC 방식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최상급 수준이며, 이는 상위 모델인 익스트림 프로(읽기 550 / 쓰기 515MB/s)에 비해도 그다지 차이가 없다.

데이터 마이그레이션(복제)도 가능한 전용 소프트웨어 지원

샌디스크가 울트라 II의 출시를 앞두고 많은 준비를 했다고 느껴지는 또 한가지 요소는 바로 전용 소프트웨어인 샌디스크 SSD 대시보드(SanDisk SSD Dashboard)의 지원이다. 사실 샌디스크의 SSD는 하드웨어는 쓸만하지만 소프트웨어 지원이 좀 빈약하다는 지적을 받곤 했는데, 대시보드의 지원으로 이를 보완하고자 하는 의지가 보인다.

샌디스크 SSD 대시보드를 PC에 설치하면 현재 SSD의 상태 확인이나 성능 최적화(TRIM), 데이터 초기화 등의 작업을 할 수 있다. 그 외에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바로 기존 저장장치의 데이터를 샌디스크 SSD로 완전히 복제가 가능한 마이그레이션 기능도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는 새로 산 SSD를 이용하기 위해 운영체제나 드라이버, 각종 응용프로그램을 일일이 설치해 줘야 하는 부담을 덜어준다.

다만, 샌디스크 SSD 대시보드 자체에 마이그레이션 기능이 있는 것은 아니고 대시보드의 '도구' 탭에 연결된 APRICORN의 EZ GIG IV 응용프로그램을 통해 마이그레이션을 한다(인터넷 연결 필요). 기존 저장장치로 구동되던 PC에 샌디스크 SSD를 연결한 후 EZ GIG IV을 구동, 화면의 지시에 따르기만 하면 누구라도 간단히 데이터 복제가 가능할 것이다. 이 작업이 끝나면 이전 저장장치를 떼어내고 샌디스크 SSD 만으로 부팅이 가능하다. 다만, 2개 이상의 SATA 포트를 가진 데스크톱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노트북은 1개의 SATA 포트만 있으므로 이 때는 SATA-USB 변환 케이블이나 외장하드 케이스가 필요할 것이다.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통한 성능 측정

그렇다면 샌디스크 울트라 II의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일단 SATA3 포트를 탑재한 AMD AM1 플랫폼 기반의 PC에 샌디스크 울트라 II 240GB 모델을 달아 성능을 측정해봤다. 비교 대상은 같은 TLC 방식의 SSD인 삼성 840 EVO 500GB, 그리고 MLC 방식의 SSD인 리뷰안 850X 256GB 모델이며, 각 SSD의 펌웨어는 모두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했다.

우선 저장장치의 전반적인 성능을 측정해 수치로 나타내는 크리스탈디스크마크(CrystalDiskMark)를 이용, 기본적인 성능을 측정했다. 평균 데이터 읽기/쓰기속도의 경우, 샌디스크 울트라 II는 읽기 속도가 아주 약간 떨어지는 편이었으나 쓰기 속도는 가장 빨랐다. 그리고 저장장치의 민첩성에 영향을 미치는 4K 성능의 경우, 테스트 제품 모두 오차범위 수준의 비슷한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이용을 통한 체감적인 성능 측정

벤치마크프로그램을 이용한 수치와 실제 성능에 차이가 나는 경우도 제법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직접 PC를 이용하며 느낄 수 있는 체감적인 성능을 측정했다. 가장 먼저 해본 테스트는 운영체제 부팅 속도 측정이다. PC 전원을 켜고 바이오스 정보화면이 지나간 후부터 윈도7의 부팅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걸린 시간을 측정했다.

테스트 결과, 비교 제품 모두 비슷한 성능을 발휘했다. 다음은 2만개 정도의 자잘한 파일이 담긴 3.7GB 용량의 폴더를 복사하면서 걸린 시간을 측정했다.

이번에도 세 제품 모두 거의 오차범위 수준으로 비슷한 성능을 발휘함을 알 수 있었다. 다음은 응용프로그램 실행속도를 측정하기 위해 온라인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LOL)을 구동, 게임 시작 버튼을 누른 후 본 게임이 시작될 때까지 걸린 로딩 시간을 측정했다.

LOL 구동 시간 테스트에서도 세 제품 모두 유사한 수준의 속도를 발휘했다. 사실 이 정도면 시중에 팔리고 있는 SSD 중에서도 가장 빠른 수준인데, 최근 출시되는 SSD 제품들의 성능이 상향평준화 되고 있다는 점, 그리고 테스트 제품들이 모두 SATA3인터페이스의 한계에 가까운 성능을 내고 있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가격과 성능은 '합격', TLC SSD에 대한 편견은 '과제'

샌디스크 울트라 II SSD는 샌디스크 SSD 제품 중에서도 제법 의미 있는 전환기를 연 제품이다. 우선 TLC 방식 낸드플래시를 도입, 가격경쟁력이 향상된 것이 눈에 띈다. 2014년 10월 인터넷 최저가 기준 울트라 II의 120GB 제품은 8만원 대, 240GB 제품은 12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이는 유사한 용량의 중소기업 제품과 유사한 가격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TLC SSD 중 가장 높은 성능을 발휘하던 삼성 840 EVO, 혹은 MLC 방식의 SSD와 대등한 성능을 내기 때문이다. '가성비' 면에서는 상당히 칭찬을 해주고 싶다. 여기에 마이그레이션이나 최적화 기능을 갖춘 소프트웨어 지원이 더해져 한층 쓸만한 제품이 되었다.

다만, 아직도 넘어야 할 벽이 없는 것은 아니다. TLC 방식 SSD에 대한 선입견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 840 EVO 같은 경우는 장기간 이용하면 일부 성능이 저하되는 사례도 있었다. 나중에 펌웨어 업데이트로 이를 해결했다고 하나, 이 때문에 TLC SSD 전반의 내구성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 샌디스크 울트라 II는 나중에 나온 제품이고 제조사 측에서 175만 시간의 MTBF(평균무고장시간)을 강조하고 있긴 하지만, 소비자들의 편견을 완전히 없애기 위해선 보증기간(현재 3년)을 좀 더 늘리는 등의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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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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