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불법의 연속..엉망진창 '한강공원 사용법'

김관 2015. 5. 26.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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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25일)까지 이어진 사흘 연휴는 나들이철의 절정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한강시민공원에 다녀온 분들 많으실 텐데요. 오늘 밀착카메라는 한강공원을 우리가 얼마나 엉망으로 쓰고 있는지를 취재했습니다.

김관 기자입니다.

[기자]

주말이면 하루 수만명이 찾는 여의도 한강시민공원.

지하철역과 붙어 있어 유독 사람이 몰립니다.

그런데 지하철 출구로 나서자마자 이른바 '전단지 폭격'이 시작됩니다.

촘촘히 포진한 음식점 직원들은 안 받으면, 받을 때까지 손에 쥐어줍니다.

제가 지금 여의나루 역 출구로 나와서 이곳 한강 시민공원 입구까지 불과 한 2~3분 정도 시간 동안에 받은 전단지들입니다.

잠시 세어볼까요? 이렇게 모두 23장이나 됩니다.

불과 열 발자국 거리를 통과하는 사이 저마다 전단지 한 웅큼을 받아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영재/경기 안양시 : 1~2분도 안 됐는데, 갑자기 이렇게 쌓이더라고요. 필요한 사람들 그냥 가져갈 수 있도록 비치한다든가 하면 좋은데, 막 이렇게 나눠주시니까 좀 낭비인 것 같아요.]

그 전단지들은 곳곳에 버려져 있습니다.

처음 받아놓은 전단지들을 끝까지 잘 간수하고 있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아무렇게나 버려지기 마련인데요. 그러다보니 제 옆에 있는 화단은 아예 전단지 투기장이 돼버렸습니다.

이런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공원 밖에선 음식을 주고받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이제 저녁시간인 7시 30분 정도가 됐습니다. 그러자 공원 입구 가까운 곳에 있는 한 개의 차로는 이렇게 완전히 배달 오토바이들이 차지해버렸습니다.

불법 도로 점유이긴 하지만, 대목을 놓칠 수 없다는 게 상인들 생각입니다.

[배달 음식점 직원 : 주말에 많이 나가죠. (어느 정도나요?) 한 400마리 정도요.]

차도만 점령당하는 게 아닙니다.

보행자만으로도 빼곡한 인도는 먹거리 노점들이 점령했습니다.

모두 불법입니다.

이때 나타난 구청 단속원.

[불법 노점 상인 : 단속! 단속!]

일사불란하게 자리를 피하던 상인들, 하지만 금세 영업을 재개합니다.

단속원이 10분도 안 돼 떠나버린 겁니다.

인도 수십미터를 밀고 들어오는 차량도 있습니다.

[관할 구청 관계자 : 횡단보도 보조턱에다 차량을 못 대게 작년에 다 박아놓아서 차량은 지금 못 들어가는 거로 알고 있거든요. 저도 사실 지난 주말에 단속을 갔다 왔는데요. 다른 차들은 다 일단 인도 위에는 없었어요.]

해가 떨어지면 공원 안의 무질서는 기승을 부립니다.

[텐트 및 그늘막 이용 시간이 종료됐습니다. 계속 사용시 1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으니 바로 걷어주시기 바랍니다.]

과도한 애정행각이나 범죄 예방 등을 위해 저녁 9시 이후 야영은 금지됩니다.

하지만 이런 반응이 되돌아옵니다.

[불법 한강 야영객 : 뭐? 시비 거는 거야 지금? 아이, 가라고. (텐트 정리하시는 거죠?) 국민의 권리를 농락하는 거야? 당신 이름 뭐야? 김00 내가 잊지 않고 얘기해줄게, 법원가서. 여기 와도 된다고 법관이 얘기해서 왔어.]

이런 불법 현장을 단속원 단 2명이 일일이 잡아내기엔 역부족입니다.

[김대우/한강시민공원 공공안전관 : 억양도 거칠게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셔서 대응하기가 저희도 사람이다 보니까 힘들 때가 있습니다.]

시민 대다수가 떠나고 밤 12시가 다 된 시간.

'마셔도 됩니다'라고 쓰여 있는 음수대입니다. 그런데 그 위를 올려다봤더니 시민들이 갖다버린 각종 음식물쓰레기들이 잔뜩 있어서 부패했는데요. 이렇게 물을 틀고 입을 가져다대기에는 상당히 거북스러울 정도입니다.

어둠을 틈타 버려지는 쓰레기 역시 다 셀 수 없습니다.

한강의 아름다운 밤 풍경입니다. 그리고 바로 발 아래를 볼까요? 먹다 남은 김밥에 나무젓가락, 컵라면 용기에 이쪽에는 맥주 캔들까지. 온갖 쓰레기들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이번 연휴 내내 이곳 한강 시민공원을 가득 메운 우리 시민의식의 민낯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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