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도 넘은' 길거리 포교활동..따라가보니

강신후 입력 2015. 5. 25. 21:35 수정 2015. 6. 1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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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끔 길거리를 걷다가 '도를 아십니까?' 이런 말을 하면서 다가오는 사람들, 한 번쯤 마주치셨을지 모르겠습니다. 종교를 알리는 건 뭐라 할 수 없지만 문제는 믿음을 강요하고 때로는 피해를 끼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을 마주치는 시민들이 불편해한다는 건데요.

밀착카메라 강신후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다영/서울 종로3가 주변 상인 : 많이 보죠. 수도 없이. 도대체 저 사람들이 뭐 하는 사람들인가.]

[종로3가 주변 직장인 : 항상 2인1조로 왔다갔다 해요.]

이곳에 있는 상인들과 주변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포교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자주 나타난다고 합니다. 정말 그런건지 이 소형카메라를 가지고 지켜보겠습니다.

[종로3가 전단지 배포자 : 저기 서 있다. 건너편 횡단보도에.]

두 여성이 거리에서 사람들에게 말을 겁니다.

상대를 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어떤 말을 하는지 들어보기도 합니다.

계속 사람들을 접촉하고 있는데요,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가까이 가보겠습니다.

[시간 안되세요? 아저씨 복이 많으시니까.]

[10분만 시간 내서 앉아서 들어봐요.]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면 이런 장면을 쉽게 목격할 수 있습니다.

[거리 포교자 : 정식 종교에요. 지금 신설되고 있는…]

[거리 포교자 : 엄마가 유산, 낙태했다는 이야기 못 들어봤어요? (안 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다행이네.]

포교자들이 접촉하려 했던 사람들을 만나봤습니다.

[이혜경/서울시 명일동 : 저한테 인상이 참 좋다고 했어요.]

[권봄/안산시 성곡동 : 알 필요 없을 거 같은데, 사이비 같아요.]

취재 중이던 기자에게도 접근합니다.

[차 한 잔 베푸시고 덕담 한마디 듣고 가세요.]

따라가봤습니다. 조상과 업보를 말하더니 돈 이야기도 빼놓지 않습니다.

[거리 포교자 : 정성 드려주셔야 돼요. 나잇값 정도 하셔야 돼요. 37만원 낼 수 있겠어요? 00역에 오면 돼요. 저희가 마중 나갈게요.]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잘못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거리 포교자 : 우리는 약속을 지키는데 본인이 약속을 안 지키면 본인이 잘 못돼요.]

저에게 제사를 요구했던 여성들이 말했던 장소에 나와 있습니다. 조금 있으면 만날 예정인데요, 어디로 향하는지 이번에도 따라가 보겠습니다.

약속장소에 나타난 여성이 기자를 데리고 간 곳은 시장입니다.

[거리 포교자 : 딸기도 괜찮은 거 같고. (도사님들 드시고 싶어 사시는 거 아니에요?) 먹긴 하는데 같이 먹어요.]

비용은 모두 따라간 사람 몫입니다.

[거리 포교자 : 멜론 얼마나 드실래요? (멜론 사는 이유는 뭔가요?) 제사는 멜론을 안 올려도요, 정성이잖아요.]

또 다른 제수가게에서도 쌀 두 포를 사라고 합니다. 10만 원이나 하기 때문에 주저하자 질책을 합니다.

[거리 포교자 : 쌀 두 개 주세요. (다음에 하면 안 되나요?) 말 좀 들으라고. 왜 이리 당당하지 못해요. 남자가.]

이후 자신들이 지내는 곳으로 데려가 또 다른 포교자에게 안내합니다.

[손에 장 지져봤어? 해봤냐고? 정성 드리고 나서 (우리 종교) 알려줄게.]

설명을 다 들은 기자가 신분을 밝히자 꼭 지내야 한다던 제사를 지낼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가세요. 가세요.]

거절을 못해 이들을 따라가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김동환/서울시 길음동 : 한 번 갔다 온 적 있어요. 중국인들이 추는 (춤인데) 왼쪽으로 세 번 걷고 팔을 뻗고 내리고.]

[문영경/의정부시 신곡동 : 가자마자 화장실 같은 데에서 세례식을 받아야 된다고 옷을 갈아입고 가운을 입고 있으라고…]

의도적으로 접근해 돈을 뜯어내는 경우에는 경찰에 적발되기도 합니다.

[이호선/숭실사이버대학교 상담복지학과 교수 : 갑작스러운 친분을 보이고 선한 말들을 쏟아낼 때는 그 값을 치러야 되는 거예요. 이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불편함을 호소해도 무작정 따라오는 거리의 포교자들.

[정승희/인천시 연희동 : 괜히 잡히면 기분 나쁘고 쉽게 안 놔주니까 짜증 나죠.]

종교는 각박한 삶에 소망을 주고, 인생을 풍요롭게 합니다.

하지만 도를 넘은 포교활동은 이런 종교로부터 사람들을 더욱 멀어지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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