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태평양에 표류하면 얼마나 살 수 있을까?..29세 남성 표류기

박병일 기자 2016. 5. 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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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출신 선원 4명은 지난 2월 초, 길이 7미터짜리 작은 어선을 타고 출항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가지 못해 심한 풍랑을 만났고 어선 엔진마저 고장이 나면서 정처 없이 태평양으로 떠밀려 내려갔습니다. 풍랑이 그치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미 사방팔방 아득히 수평선만 보이는 망망대해 한 가운데에 떠 있었습니다.
 
이제 꼼짝없이 죽었다는 두려움이 엄습했지만 구조될 수 있다는 실낱 같은 희망을 가지고 동료들과 함께 생존을 위한 거친 투쟁에 몸을 맡겼습니다. 물고기를 잡아먹고, 비가 올 때마다 물을 받아 마셔가며 버텼습니다. 하지만 신은 그들을 외면했는지 그들을 구할 구조대는 물론이고 주변을 지나는 선박조차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쇠할 대로 쇠한 체력에 희망까지 상실한 선원들은 하나 둘씩 동료에게 작별인사를 남긴 채 숨져 갔습니다. 4명 가운데 3명이 숨지고 29살 선원 한 명만 남았습니다.

(사진=CNN 캡처)

그렇게 표류한 지 두 달여가 되던 지난달 26일, 이 선원은 하와이 동쪽 3,500킬로미터 떨어진 태평양에서 파나마 선적 화물선에 구조됐습니다. 선원을 구조한 화물선은 곧바로 미국 해양 경비대에 연락했고 이 선원은 해양 경비대에 인도된 뒤 하와이로 이송됐습니다. 망망대해에서 죽음의 공포와 싸우며 표류하던 이 선원은 두 달 여만인 현지 시간 5월 4일 처음으로 육지를 밟게 됐습니다. 

(사진=CNN 캡처)

망망대해에서 아무 것도 없이 표류한다면 얼마나 생존할 수 있을까? ‘People’지는 최근호에서 오랜 표류 끝에 구조된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들 과거 사례를 살펴 보면 인간의 삶의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23살의 미국 여성 애쉬크래프트는 1983년 약혼자 리차드와 작은 배를 타고 타히티에서 샌디에이고까지 물건 배송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3주 뒤 엄청난 허리케인을 만나면서 엔진은 물론 항해 네비게이션과 무전기 등 모든 것이 파괴됐습니다. 남자친구도 사라져 버렸습니다. 애쉬크래프트는 홀로 배 안에 들어찬 물을 퍼내가면서 망망대해를 표류하다가 하와이 근처에서 극적으로 구조됐습니다. 표류한 지 41일째 되던 날이었습니다.
 
1983년, 스티븐 캘러한은 7미터짜리 작은 보트를 타고 대서양을 횡단하던 중 격랑을 만나는 바람에 보트를 버리고 작은 고무 구명정에 옮겨 탄 채 표류했습니다. 무려 76일에 걸쳐 망망대해 1800마일을 표류한 끝에 극적으로 살아났는데, 그로부터 30년 뒤 자신의 표류 경험을 영화화하고 싶다는 제안을 받고 자문에 응했는데 그래서 탄생한 영화가 ‘Life Of Pie’ 라고 합니다.

(사진=www.people.com 캡처)

지난해 1월 29일,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작은 배를 타고 낚시 여행을 나간 37살의 조던은 거친 파도에 배가 뒤집히면서 표류했습니다. 그로부터 66일이 지난 뒤 극적으로 구조됐는데 놀랍게도 그는 뒤집힌 배에 매달려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의 생존 비결을 묻는 회견에서 그는 다른 표류자처럼 ‘물고기, 빗물, 그리고 성경’ 세 가지를 들었다고 합니다.

(사진=www.people.com 캡처)

버틀러 부부(60세 윌리엄 & 52세 사이몬)는 1989년 코스타리카 해안에서 1천2백마일 떨어진 바다에서 고래의 공격을 받는 바람에 조난당했습니다. 배가 침몰하는 바람에 바닷물을 정수하는 기구와 낚싯대만 가지고 고무 보트에 옮겨 탔습니다. 상어의 공격과 심한 탈수 증상으로 갖은 고생을 다한 끝에 다행히도 표류 66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습니다.   

박병일 기자cokkiri@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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