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기업들 M&A후 기술투자 소홀.. 경쟁사 혁신에 대비해야

2016. 8. 31.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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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기업의 전략은 독립적일 수 없다. 한 기업의 전략은 경쟁 기업이 어떤 전략을 취하는가에 따라 끊임없이 수정되고 변화한다. 특히 인수합병(M&A)처럼 외부에 노출되기 쉬운 전략은 경쟁 기업의 전략을 반드시 변화시킨다. 대표적 예가 기업의 연구개발(R&D) 전략이다.

많은 경우 기업이 M&A를 수행하면 이후 R&D에 대한 절대 투자금은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난다. 기업 인수 비용으로 거액의 돈이 소요됐기 때문에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다. 이에 따라 M&A 후 대개의 기업들은 성과를 내는 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리스크가 큰 ‘급진적 혁신’ 대신 R&D 효율성을 높여 단기간에 효과를 낼 수 있는 ‘점진적 혁신’에 집중하곤 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M&A를 주도한 인수기업(acquirer)의 경쟁사(acquirer‘s competitor)가 R&D 전략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다. 이탈리아 보코니대의 조반니 발렌티니 교수의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수 기업이 M&A를 수행한 직후 인수 기업의 경쟁사는 급진적인 혁신을 위해 새로운 연구 분야로 R&D 활동을 적극 넓혀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수 기업의 변화한 혁신 전략(급진적 혁신을 지양하고 점진적 혁신에 집중)이 경쟁사로 하여금 더 공격적으로 혁신을 창출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기 때문이다. 즉, 인수 기업이 M&A를 추진해 혁신을 위한 실탄(자금, 역량 등)을 다 써 버린 틈을 노려 경쟁사가 급진적 혁신을 꾀한다면 성공 확률도 높아질 뿐 아니라, 설령 새로운 분야로 진출해 실패를 겪는다 하더라도 그 부정적 파급 효과는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본 연구 결과는 M&A를 고려하고 있는 기업들이 M&A 후 피인수 기업과 어떻게 시너지를 낼지 고민해야 하는 것은 물론, 경쟁사가 향후 R&D 및 혁신 전략을 어떻게 바꿔 나갈 것인가에 대해서도 반드시 고민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원래 M&A를 통해 기대했던 효과가 발휘되지 못하는 이유가 경쟁 기업에 유리한 환경을 부지불식간에 조성한 탓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쟁사 전략의 변화 방향을 예측할 수 있다면 변화하는 경쟁 구도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조길수 경영혁신전략연구회 대표 gilsoo.j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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