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정답 없는 패스트푸드 뒷처리.. 인터넷 신규 난제 등극

권남영 기자 입력 2014. 9. 14. 16:31 수정 2014. 9. 1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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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하고 먹고 치우고.'

패스트푸드점에서 우리는 의례적으로 이 순서를 거칩니다. 메뉴를 선택해 주문하고, 몇 분 내에 음식이 나오면 쟁반을 들고 자리로 갑니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요? 뻔합니다. 남은 감자튀김이나 음료, 햄버거 포장지 등이 담긴 쟁반을 들고 일어나지요. 음식물 쓰레기는 따로 처리하고 나머지는 분리수거한 뒤 음식점 문을 나섭니다.

그런데 여기에 의문을 제기한 한 네티즌이 있습니다. "세계 어느 패스트푸드점을 가도 (우리나라처럼) 손님에게 쓰레기를 치우라는 곳은 없다"면서요. 이 네티즌의 글이 올라온 뒤 인터넷에는 때 아닌 '패스트푸드 쓰레기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왜 소비자가 기업의 일을 처리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그의 의견에 동의하는 이들이 빠르게 늘어났습니다.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다른 네티즌은 "셀프 음식점은 부가적인 서비스 비용(봉사료)이 포함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한 것"이라며 "본인이 쓰레기를 직접 치우는 게 원칙"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치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 이런 논란이 당황스럽다"는 글도 여럿 보이더군요.

의견은 평행선을 달렸습니다. 논란은 점점 번졌지요. 급기야 한 네티즌은 대표적인 패스트푸드 브랜드 M사 측에 직접 문의를 해 얼마 뒤 답변을 받았습니다,

"패스트푸드 업종 특성상 매장의 테이블 회전율이 일반적으로 빨라 셀프 서비스 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고객이 식사하신 자리는 (스스로) 정리를 해주십사 안내를 드리고 있습니다."

M사가 보낸 답변 내용입니다. 한 마디로 식사한 뒤에는 고객이 뒤처리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겁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논란이 종결됐다"며 환호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네티즌들 사이에선 "자리를 정리하는 건 소비자의 배려일 뿐이다. 회사 측 답변이 정답인 것 마냥 결론짓는 건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또 실제로 외국에선 이런 문화가 없다는 증언이 잇따랐습니다.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 나라에선 모두 직원이 대신 치워주더라고 사람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여기엔 또 반박이 나왔습니다. "유럽권에서는 보통 다 손님이 스스로 치운다" "난 일본에서 알바를 했었는데 다들 치우고 가더라. 그냥 가는 사람은 한국인과 중국인뿐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됐지요.

대수롭지 않아 보였던 주제에 설전이 벌어졌습니다. 한 네티즌은 이런 모습들에 "코끼리를 만난 장님들이 코를 만지고는 '코끼리는 길다'고, 배 만진 이는 '코끼리는 둥글다'고, 상아를 만진 사람은 '코끼리는 뾰족하다'고 하는 격"이라며 실소를 터뜨리기도 하더군요.

무엇이 맞고 틀리다 단정 짓긴 어려워 보입니다. 의무라기보다는 배려의 문제이니까요. 이런 중 한 네티즌의 제안이 눈길을 끕니다. "기름진 거 먹고 나서 잠깐 몸 좀 움직이는 셈 치는 게 어떨까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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