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對北 국제공조와 리스크관리의 엄중함

2016. 2. 1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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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4차 핵실험에 이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의 도발을 응징하기 위해 어제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던졌다.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제재에 미온적인 가운데 미국 상원도 10일(현지시각) 북한의 자금줄을 전방위로 차단하는 역대 가장 강력한 대북제재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것과 맞물려 북한 압박의 강도는 한층 높아졌다.

이로써 남북관계는 협력사업과 교류가 모두 끊어진 전면대결 상황이 됐다. 경제도 북한리스크의 부담이 커졌다.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이번 조치에도 북한이 핵개발을 완전히 포기할 가능성이 높지 않아 걱정이 크다. 국익에 우선하는 정부와 국민의 비상한 대처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중단은 두 가지 요인을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 핵무기 개발 자금줄 차단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공조를 이끌어내기 위한 선제조치의 필요성이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도 "더이상 개성공단 자금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이용되는 것을 막고, 우리 기업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발표했다. 홍장관은 "국제사회가 북한을 변화시켜 주기를 기다릴 게 아니라 우리가 국제사회의 노력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중단 결정은 북한이 자초한 결과다. 북한은 핵고도화 의지를 꺾지 않고 있어 더 이상 방치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개성공단을 계속 가동할 경우 북한에 계속 현금이 흘러들어가 핵개발 자금줄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에 총 6160억원(약 5억6000만달러)의 현금이 넘어갔고 지난해에만 1320억원이 들어갔다고 한다.

개성공단 가동 중단은 남북협력 사업의 마지막 끈을 끊는 것이어서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중단하지 않는 한 공단의 기계가 다시 돌아가기 어렵고,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할 가능성은 지금의 상황에서 희박하다. 따라서 개성공단은 12년 만에 영구폐쇄될 운명에 놓였다. 사실상 남북관계는 김대중 정부 출범 첫해인 1998년 이전의 대결국면으로 후퇴했다. 3~4월 한미 군사훈련 기간 동안 북한이 도발을 감행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냉정해야 한다. 긴밀한 국제공조를 통해 압박의 실효성을 높이는 한편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국제사회가 중국을 향해 대북 제재에 동참하라는 메시지를 보내도록 정치ㆍ외교적으로 혼신의 힘을 다할 필요도 있다. 정부는 가뜩이나 어려워진 경제를 북한리스크가 흔들지 않도록 긴장의 끈을 조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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