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세계 1등 하나도 없는 국가전략기술
정부가 집중 육성하고 있는 국가전략기술 120가지 가운데 세계 1등 기술은 하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한국ㆍ미국ㆍ유럽연합(EU)ㆍ일본ㆍ중국 등 5개국의 기술력을 평가해 내놓은 '2014년도 기술수준평가' 결과의 단면이다. 국가 전략기술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따라잡지 못하면 세계시장을 지배하고 선도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국내 기술과 시장도 모두 종속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는 만큼 정부와 기업의 분발이 요구된다. 평가 결과 우리나라의 기술은 최고 기술국인 미국의 78.4%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76.5%, 2012년 77.8%에 비하면 소폭 상승한 것이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분야별로도 10대 분야 중 전자ㆍ정보ㆍ통신, 의료, 바이오, 기계ㆍ제조ㆍ공정, 에너지ㆍ자원 등 9개 분야에서 미국, 유럽연합(EU), 일본에 뒤진 4위였다. 1위인 분야는 하나도 없었다. 한마디로 초라한 성적표다. 그나마 '인간친화형 디스플레이' '초정밀 디스플레이 공정 및 장비' '스마트 그리드' 등 단 3개 기술만이 선진국 수준의 90%를 넘어 겨우 체면을 살렸다. 문제는 체면치레에 안주하기에는 중국의 추격이 거세다는 점이다. 한국과 중국 간 기술격차는 5년 전 2.5년에서 지난해 1.4년으로 급격히 단축됐다. 특히 기계ㆍ제조ㆍ공정과 전자ㆍ정보ㆍ통신 분야에서 중국과의 격차는 0.6년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조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기술에서도 한국은 넛크래커(호두까기 기계)에 끼어 있는 호두와 같은 처지로 전락했다. 더 큰 걱정은 중국이 항공ㆍ우주 분야 등 18개 분야에서 이미 한국을 추월했고 자금력과 인프라, 인력을 갖춰 전략기술에서 한국을 크게 앞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번 평가결과는 한국을 일깨우는 경종이다. 미래시장을 선도하고 기존 시장 지배력을 공공히 할 국가전략기술을 높이지 못한다면 글로벌시장을 선도, 지배할 플랫폼을 구축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국내시장도 기술 선진국에 내 줄 것임을 경고한다. 기술의 넛크래커를 탈출하는 왕도는 창의적 인재 양성과 투자밖에 없다. 정부는 물론이고 500조원 이상의 여유자금을 가진 대기업이 앞장서서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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