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새로운 기후변화 체제 대비해야

아시아경제

우리나라가 사무국 유치에 성공한 녹색기후기금(GCF)의 기금조성이 난관에 부닥쳤다. 지난 주말 카타르 도하에서 13일간의 회의를 마치고 폐막된 1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선진국들이 애초 약속과 달리 자금출연에 관한 구체적 계획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와 세계적 경제침체가 핑계가 됐다.
 
이번 당사국총회는 우리나라의 GCF 사무국 유치를 공식 승인했다. 하지만 기금조성 방안은 개발도상국들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선진국들이 '내년 회의 때 제시한다'고 얼버무리고 말았다. 이로 인해 우리 정부가 내년 하반기로 예정했던 사무국의 본격적인 활동 개시도 그 뒤로 미뤄질 수밖에 없게 됐다. 게다가 이번 당사국총회 분위기로 미루어 내년에도 기금조성 방안이 확정되기 어려워 보인다. 여러 해에 걸쳐 기금조성이 순연되면서 사무국이 장기간 개문휴업 상태에 머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10월 녹색기후기금 이사회 결정으로 GCF 사무국 유치에 성공하자 정부는 '우리나라가 기후변화 대응과 녹색성장의 글로벌 허브가 됐다'고 자평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주재원 500명에 연간 3800억원의 경제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사국총회 결과는 그에 훨씬 못 미친다. 유치지역인 인천시의 지역발전 효과도 기대한 정도에 못 미치거나 적어도 몇 년 뒤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당사국총회는 올해 말 만료되는 교토의정서의 시한을 2020년까지로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제2기 교토의정서 체제'가 성립돼 지구적 기후변화 대응체제의 파국은 면했다. 하지만 제1기 때 온실가스 의무감축 대상에서 빠진 미국과 중국에 더해 이번에 일본ㆍ러시아ㆍ캐나다ㆍ뉴질랜드가 더이상 의무감축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교토의정서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5% 정도만 통제할 수 있는 허술한 장치로 전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온난화 방지는 현 세대 인류의 시대적 과제다. 2020년 발효를 목표로 이제부터 본격 논의될 새로운 기후변화 대응체제에서는 한국도 의무감축 대상에 편입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비록 이번 당사국총회 결과가 실망스럽더라도 GCF 사무국 개설 작업을 착실하게 진행하고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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