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경제] 증시는 제로섬 게임??

김원장 2015. 11. 27. 13:1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성공예감 김원장입니다. [김기자의 똑똑한 경제] □ 방송일시 : 2015년 11월 27일(금요일) 이 기사는 KBS뉴스 홈페이지에서 음성서비스로도 들으실 수 있습니다.

Q. 인서트 (박영진 & 김영희) : 내가 투자한 상품 수익, 어디에서 오는걸까?

박영진 : "이야~ 오랜만이야. 김영희 씨!"

김영희 : "그러게요, 박영진 씨 진~~~짜 오랜만이에요! 안 그래도 나 궁금한 거 있었는데, 잘 만났네.. 제가 아는 증권사에서 은퇴 이후 재테크 상담을 했는데요, 이런저런 수익상품을 권해줬거든요~"

박영진 : "벌써 은퇴 상담을 했어? 이야.. 보기랑 다르게 꼼꼼하네~"

김영희 : "옴~마! 내가 이래 봬도 김꼼꼼이라고요! 왜 이래요. 이거. 아니, 그건 그렇고 내가 투자한 상품이 수익을 내면요, 그 돈은 어디서 나오는 거예요? 정부가 주는 돈도 아니고 증권사가 주는 돈도 아닐텐데... 그럼 결국은 다른 투자자에게서 오는 건가요?"

박영진 : "그거야.. 뭐... 수익 나면 나 소고기 좀 사주나~~~??"

김영희 : "아니, 그럼 그 사람은 돈을 잃을 거 아니에요? 그러고 보니까 내 주변에도 잃은 사람이 더 많기는 하던데.. 그래서 말인데요. 우리가 주식투자처럼 금융상품에 투자해서 수익 내면 그 돈은 어디서 오는 거예요? 진짜 다른 투자자의 지갑에서 오는 거예요??"

A. 김 기자

이해하기 쉽게 우리 증시에 딸기 주식회사 1개 회사만 상장돼 있고, 투자자는 ABC 세 명 뿐이라고 가정하면요, A라는 투자자가 1만 원에 한 주를 갖고 있는데, B 투자자가 이 주식을 2만 원에 샀어요. 그럼 A 투자자는 1만 원의 차익을 올렸죠. 이 주식을 또 C 투자자가 5만 원에 샀다면 B 투자자도 3만 원의 차익을 올립니다. 이 증시에서 모두 4만 원을 벌었습니다.(4만 원의 부가가치 발생)

그리고 딸기 주식회사의 제품이 출시가 됐는데 엉터리로 드러났습니다. 상심한 C 투자자는 이 주식을 1만 원에 팔고 A 투자자가 이를 다시 샀습니다. C 투자자의 손실은 4만 원. 결국 이 증시는 이익도 4만 원, 손실도 4만 원, 결국 손익을 더하면 0원입니다. 딸기 주식회사가 제대로 수익을 냈다면 주가는 떨어지지 않았을 것이고, 증시의 손익은 플러스가 됐을 텐데...

결국 기업이 새로운 수익,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지 못한다면 증시는 '제로섬 게임'이 됩니다. 결국 누군가 번 만큼, 누군가 잃습니다. 그런데 지금처럼 기업 성장 속도가 더디고, 몇몇 글로벌 기업들만 큰 수익을 내는 시대에는 좀처럼 증시 전체 파이가 커지기 힘들고, 그럼 증시도 자꾸 제로섬 시장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한 가지 방법은 투자자들이 계속 증시로 들어오는 겁니다(정확하게는 증시예탁금이 늘어나는 거죠). 그럼 주식을 사겠다는 수요가 늘어서, 기업들이 좀 부진해도 주가가 오르고 그 이익을 증시 투자자들이 나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랫동안 손실을 본 개인 투자자들이 좀처럼 증시에 뛰어들지를 않습니다(남편이 주식한다면 부인들이 대부분 말립니다).

게다가 잘 수익이 나지 않으니까 상당수 개인 투자자들이 더 투기성이 큰 선물 옵션 시장으로 뛰어듭니다(선물 옵션시장은 완벽한 제로섬 시장입니다). 그리고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들과 경쟁해 대부분 또 손실을 봅니다(그래서 한때 1조 원 이상 돈이 몰리던 주식워런트 증권(ELW) 같은 파생 시장 요즘 시들하죠)

1) 기업들이 꾸준히 성장하지 못한다면 또 2) 상장된 기업들이 증자 등 꾸준히 돈을 조달하지 않는다면 3) 이도저도 아니면 증시투자자라도 늘어나지 않는다면 증시는 '제로섬 게임'입니다. 그 제로섬의 링에 올라가서, 골드만 삭스 같은 글로벌 투자자와 국민연금 같은 거대한 기관투자자들과 이기느냐 지느냐 경쟁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도 심지어 빚을 내서 그 링에 오릅니다. 개인 신용거래 융자 잔액이 올 초 5조 원에서 지금 8조 원이 넘었습니다.

<똑똑한 경제> 증시가 제로섬이 되는 이유 살펴봤습니다.

김원장기자 (kim9@kbs.co.kr)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