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인준 칼럼]누가 미래 세력인가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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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과거로 가려고 하면 한이 없다. 이제 미래로 가자."(박근혜 후보)

"이번 18대 대선은 과거 세력과 미래 세력의 대결이다."(문재인 후보)

신성장 전략 없인 '녹아버릴 사탕'

무엇이 미래고, 누가 미래 세력인가. 대한민국을 경제와 안보의 위험으로부터 지켜내고, 국가 영속의 기틀을 다져야 한다. 나라는 부강해야 하고, 국민은 자유와 번영 아래 행복하며 세계 속에서 당당할 수 있어야 한다. 안으로는 정치 경제 사회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하고, 밖으로는 글로벌 '경쟁과 협력'에 다 성공해야 한다. 대한민국과 5000만 국민을 이런 미래로 이끌 능력과 의지, 책임감과 희생정신이 있어야 비로소 미래 세력이다. 그 정점이 대통령이다.





배인준 주필

후보들이 달콤한 말을 쏟아낸다고 나라와 국민의 내일이 훤해지는 것은 아니다. 모두에게 무엇이든 해줄 듯하는 공약은 국가와 국민의 앞날을 오히려 어둡게 한다. 저출산 문제의 해결이 절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를 낳아만 주시면 국가가 다 책임져드리겠습니다"고 하는 것은 진정한 미래 세력이 할 수 있는 약속이 아니다. 속 보이는 거짓말이요, 자립심을 퇴화시키는 사탕발림이다.

우리 앞에는 거대한 지뢰밭처럼 경제 악재가 널려있다. 세계 경기가 끝 모를 침체에 빠졌다. 국내는 투자 부진·내수 위축·일자리 부족·빈부 격차에다 개인 기업 공공을 통틀어 빚의 공포가 다가오고 재정 위기의 경고음이 심상찮다. 한 부분이라도 잘못 건드렸다간 언제 폭발음이 터질지 모를 경제다. 임기 말 대통령 악평이나 늘어놓는다고 풀릴 문제가 아니다. 후보들이 이명박 대통령 정도라도 위기를 관리할 수 있을지 의문일 지경이다. 국가와 국민의 장래를 멀리 내다보고 깊이 통찰하지 않은 채 백지수표 남발하듯 '무한 복지'를 파는 세력은 미래 세력이 아니다. 경제 파탄을 재촉할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자리를 늘려 더 많은 국민이 제힘으로 먹고살게 해주고, 더 많은 국민이 세금 낼 수 있게 하는 것이 최고의 리더십이다. 문제는 성장전략 없이 '있는 것 적당히 나눠'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씻나락 퍼먹기 정책'이다. 이는 '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은커녕 경제사회를 시들게 하고 만다. 세금으로 보조금 줘가며 붙잡아두는 정부 일자리는 부가가치를 만들지 못할 뿐 아니라 재정을 악화시켜 경제를 더 위태롭게 한다. 힘센 조직 노동계의 환심을 사려고 그들의 기득권을 굳혀주면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더 멀어진다. 이런 선거운동을 하면서 미래 세력이라고 내세워선 안 된다.

지난봄 프랑스에 사회당 정권이 등장했을 때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평등과 복지를 중시하는 독일과 북유럽도 시장경제 정책으로 성장하는데 프랑스는 거꾸로 간다"며 그런 좌파 정책은 오래 못 갈 것이라고 예언했다. 올랑드 정권은 반년 만에 손을 들고 U턴을 시작했다.

'자유민주' 못 지키면 미래 없다

'사회적 경제'를 실험한답시고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북돋우는 '경제하려는 동기'를 빼앗고 창의·혁신·효율을 퇴조시키면 그나마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기업 경쟁력마저 무너지고 만다.

그러면 민생에도 미래가 없다. 이를 부채질하는 세력은 미래 세력이 아니라 미래 파괴세력이다. 신성장 주도세력이 미래 세력이다. 대한민국은 섣부른 실험을 할 여유가 없다.

이 나라는 자자손손 복되게 살아야 할 터전이다. 후손에게 부강한 나라를 물려주고, 세계적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이들을 유능하고 강하게 키워내야 한다. 그렇게 가르쳐 인재를 양성하는 세력이 미래 세력이다. 많은 국민에게 놀고먹는 샛길이나 찾도록 길들이는 세력은 국가와 후손의 미래를 망친다.

배움이 힘겨워 좌절하는 아이들을 보면 가슴 아프다. 이들을 일으켜 세워줘야 한다. 동시에 잘하는 아이들은 마음껏 성취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 글로벌 경쟁의 선두에 설 인재를 길러내야 국가도 국민도 희망이 커진다. 이런 교육을 이끌 세력이 미래 세력이다.

소수의 왕조집단을 제외한 2000여만 북한 주민은 지옥 같은 삶에 신음하고 있다. 이들에게 자유와 번영의 빛을 쏘아주는 세력이야말로 미래 세력이다. 세계사적 시대착오 체제, 인류 보편의 가치를 말살하는 반인륜 집단, 민족의 수치인 김씨 왕조를 변화시킬 세력이라야 미래 세력이다. 맹목적으로 김정은의 우군(友軍)이 되려는 세력, 그리고 저들 불량집단을 비호하기 위해 안보의 뿌리까지 흔드는 세력, 김정은 정권과 손잡는 것을 자유민주주의 수호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세력은 수구좌파 반동세력일 뿐이다.

박근혜 문재인 두 후보는 각자가 만들고자 하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어떤 것인지 국민 앞에 제대로 밝히고 선택을 기다려야 한다. 누가 국가를 안전하게 지키고 국민을 자유와 번영으로 이끌 것인가. 유권자 판단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배인준 주필 inj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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