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車 창문 열어? 말어?..'꽉 막힌 귀성길' 환기법

손승욱 기자 2016. 9. 14.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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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서 실험을 했습니다.

승용차에 4명을 태우고, 창문을 닫아 환기를 하지 않으면 이산화탄소 농도가 얼마나 높아지는지를 알아본 겁니다.

처음에 285ppm이던 이산화탄소 농도는 1시간 반 뒤에 3,422ppm까지 올랐습니다. 6,000ppm을 넘긴 실험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통상 2,000ppm을 넘기면 피로가 극심해지면서 졸음이 쏟아지는데, 실제로 운전자가 갑자기 피로를 호소하는 아찔한 장면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 실험은 연구원들이 동승해서 안전을 체크하면서 트랙 위에서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만약 추석을 맞아 실제로 고향길에 나선 '4인 가족의 고속도로 주행기'였다면 얼마나 아찔했을까요?

 ● 장거리 운전 + 부족한 잠 = 평소 주말보다 졸음운전 부상자 2.8배 ↑

 장거리 운전에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들이 많습니다. 특히 "고향 가는 길이야 익숙하지"라며 중간에 쉬어가지 않으려는 운전자도 적지 않습니다. 잠도 부족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귀경길에 잠이 더 부족할 수 있다고 합니다. 오랜 만에 만난 친지들과 늦게까지 얘기를 나누고 술 한 잔 기울이다보면 늦게 잠들 수 있다는 겁니다. 정체를 피해 일찍 출발해야 하는데도 말이죠.
 
  실제 추석 당일을 전후해 졸음운전 사고도 평소보다 늘어납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집계를 해봤더니 추석 당일 교통사고 부상자가 평균 50명을 넘어, 평소 주말보다 2.8배 많았습니다. 명확하게 졸음운전으로 확인된 경우만 집계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졸음운전 사고는 더 많을 수 있습니다.

[2016.09.13 8뉴스 관련기사]▶ 환기로 '졸음 쫓기'…귀성길 안전운전하세요

● 車창문 닫고 운전하면 '이산화탄소 농도' 급증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장거리 운전에 잠이 부족한 상황에서 '차량 환기'까지 소홀한 경우에 발생합니다. 통상 명절 귀성길, 귀경길은 가족들이 함께 타는 경우가 많아 평소 출퇴근 때보다 이산화탄소가 더 많이, 더 빨리 발생합니다.

 이산화탄소가 빠르게 증가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멍해지고, 운전을 하다가 실수를 하게 됩니다. 미국산업위생협회(AIHA)의 '줄음운전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2000ppm을 초과하면 졸음이나 두통을 유발하고, 5,000ppm을 초과하면 산소 부족으로 뇌손상이 올 수도 있다고 합니다.

 트랙위에서 진행된 실험에서, 1시간 반동안 전혀 환기를 하지 않은 실험이긴 하지만, 한때 이산화탄소 농도가 6,000ppm까지 나온 경우도 있었다고 하니 환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특히 "장거리 운전시에는 30분 간격으로 창문을 열고 실내 환기를 해야 졸음 운전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생각날 때마다 실내 공기를 한번 씩 바꿔줄 필요가 있는 겁니다.

● 꽉 막힌 고속도로, 앞차의 '검은 매연'…車창문 열어도 되나?
 
 문제는 차가 꽉 막힐 때입니다. 귀성길, 귀경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지만, 정체를 피한다는 건 보통 힘든 일이 아닙니다. 특히 앞차가 검은 매연을 내뿜는데 환기 시킨다고 창문을 20~30초 열어놓는 건, 만약 아이들을 태운 차량이라면 내키지 않는 행동일 겁니다.

실제 정체 도로에서는 미세먼지가 평소보다 최대 29배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졸음운전 안하려고 이산화탄소 피하려다가 미세먼지만 잔뜩 먹는 상황이 되는 겁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 물었습니다. "열까요? 말까요?"
 
연구원 3명이 함께 내놓은 대답은 "고속도로 정체 구간에서는 잠깐 환기를 미루고 차량이 달릴 때 열어라"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물었습니다. "고속도로에서 빠르게 달릴 때 車 창문을 열기 부담스럽지 않을까요?"
 "대신 조금만, 잠깐 열어도 환기가 빠르게 됩니다. 매연이 부담스러우면 달릴 때 환기를 시키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관한 공식 인터뷰입니다. "정체구간에서 매연으로 인해 창문을 열기가 곤란하신 경우에는 주행 중에 창문을 살짝 열어서 그래도 차내의 실내를 환기시키는 것이 졸음운전예방에 좋습니다"였습니다.

전문가들의 의견에는 "졸음운전은 바로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차내 이산화탄소 농도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었습니다.

이 밖에 안전운전을 위해서는 졸음쉼터나 휴게소에서 2시간마다 쉬어가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또 옆에서 졸면 운전자도 졸음에 둔해질 수 있으니 '운전석 옆자리 탑승자'도 함께 운전한다는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옆자리 운전자가 "모르겠다. 잠이나 자야지"라고 그냥 쓰러져 자는 건 피해달라는 겁니다.
 
함께 다녀오는, 안전한 귀성·귀경길 되시기 바랍니다.   

손승욱 기자ssw@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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